인계동 벤틀리 사건에 이어 곧바로 이번엔 서울 강남역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22일 밤 20대 포르쉐 차주는 지인과 함께 강남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으며 골목길을 지나던 중 갑자기 정체불명의 남성 한 명이 차를 밟고 도주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황한 피해자는 차에서 내려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가해자를 붙잡았으나 가해자는 이미 인사불성 상태가 되어 피해자의 목을 조르며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하였다. 그러고 가해자는 도망을 갔으며 이를 쫓아가던 피해자가 쫓아오자 그의 얼굴에 담뱃불을 지지는 등의 행위를 한 사건이다. 대체 이런 비상식적인 사건이 어떻게, 왜 일어난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강남역 포르쉐 사건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기자
지난번도, 이번에도
둘 다 술이 문제였다
지난주 등장했던 인계동 벤틀리 사건에 이어 등장한 강남역 포르쉐 사건 역시 만취한 정체불명의 사람이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가해를 가한 사건이다. 벤틀리 사건은 만취한 20대 청년이 길에 정차 중이던 벤틀리를 이유 없이 발로 걷어차서 파손시켰으며 당황한 가해자가 내리자 욕설을 하면서 주먹을 휘둘러 조사 중인 사건이다.
가해자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건 다음날 “술에 취해 그런 거 같은데 기억이 없다”라고 진술하여 이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젊은 나이에 술로 객기 부렸네”,”하필 시비를 걸어도 벤틀리에 걸다니”,”가만있던 벤틀리 차주는 대체 무슨 죄인가”라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번에 등장한 강남역 포르쉐 사건 역시 근본적인 문제는 술이었다. 피해자 A씨는 지인과 함께 강남에서 포르쉐를 타고 이동하던 중 갑자기 앞에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 도로 상황이 막혔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포르쉐로 뛰어와 차를 발로 밟고 넘는 행위를 하였다.
당황한 차주는 가해자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 곧바로 차에서 내렸지만 이미 가해자는 인사불성 상태가 되어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머리채를 세게 쥐어잡은 채 폭행을 했다. 차를 밟고 지나간 것으로 모자라 피해자를 폭행하기까지 한 것이다.
갑자기 닌자처럼 나타나 보닛을 밟고 도망치는 가해자를 보고 크게 당황한 피해자는 가해자를 잡기 위해 쫓아갔으나 가해자는 추가적인 폭행과 함께 담뱃불로 피해자의 얼굴을 지지는 행위까지 하였다.
피해자는 얼굴에 화상을 입어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그 뒤로 경찰이 출동하여 가해자를 체포하는 것으로 이번 사건은 마무리가 되었다. 여기까지가 강남역 포르쉐 이야기다. 멀쩡히 차를 타고 가는 도중 차가 파손되었고, 여기에 폭행까지 당한 피해자 A씨는 그야말로 억울하고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가해자는 왜 갑자기 포르쉐로 돌진하여 차를 밟고 도망간 것일까? 만취 상태였던 그는 강남 일대를 돌아다니며 술에 취한 여성을 본인의 검은색 K5에 태웠고 방송 중이던 BJ가 이를 목격한 뒤 수상함을 느끼고 여성을 차에서 구출하였다. 본인이 인터뷰했던 여성을 차에 태우는 가해자를 수상하게 여겼던 BJ는 차로 다가가 가해자 B씨와 해당 여성이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임을 확인하고 범죄 예방을 위해 여성을 구출한 것이다.
하지만 가해자 B씨는 계속해서 따라오며 시비를 걸었다. 방송 중이던 BJ의 카메라를 빼앗으려 하며 소리를 지르는 등 점점 일이 커지자 도주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주차되어 있던 포르쉐를 밟고 차주를 폭행하여 해당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방송 중이던 BJ는 성범죄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여성을 구출하였고 결국 만취 상태였던 가해자 남성은 더 큰 사고를 치고만 것이다.
가해자는 보험처리
피해자는 전전긍긍
결국 이번 사고 역시 과음이 부른 참사였으며 아무런 죄가 없는 피해자 A씨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다 한순간에 차량이 파손되고 상해까지 입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
위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부분 한마음 한뜻을 가지고 있었다. “죄질이 너무 큰데 이런 건 절대 봐주면 안 된다”,”성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큰 사건이다”,”요즘 술 먹고 난동 부리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너무 무섭다”라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가해자는 현재 서울 서초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되어 있으며 사건은 계속해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가해자의 죄를 따져보면 첫 번째는 ‘재물손괴죄’로 자동차를 밟고 올라간 행위가 블랙박스에 모두 녹화되어 있으므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재물손괴죄는 형법 제366조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두 번째는 ‘특수상해죄’인데 일반적인 폭행이 아닌 불이 붙은 담배를 이용하여 사람을 다치게 하였으므로 이는 특수상해죄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물리적인 폭력이 동반되는 싸움의 경우 단순 폭행죄, 단순 상해죄 같은 비교적 경미한 범죄에 해당할 수 있지만 위험한 물건을 이용하여 상해를 입혔기 때문에 죄질이 훨씬 무거운 특수상해죄가 적용된다.
특수상해죄는 벌금형 없이 10년 이하의 징역형만 존재하는 무거운 처벌 수위를 보이는 범죄다. 또한 단순 폭행죄, 단순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여 피해자와 가해자가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지만 특수상해죄는 반의사불벌 조항 자체가 없는 무거운 범죄이므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심신미약으로 형이
줄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난번 인계동 벤틀리 사건은 단순 폭행죄로 분류가 되어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합의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비교적 간단하게 끝날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이번 강남역 포르쉐 사건은 중범죄에 해당하는 죄질이 큰 사안이기 때문에 가해자는 실형을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가해자는 음주상태였기 때문에 일각에선 “또 심신미약으로 형이 줄어드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음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이 대체 왜 심신미약일까”,”제대로 된 처벌을 받길 바란다”라며 혹여나 심신미약으로 가해자가 처벌을 받지 않거나 형이 약해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때 음주운전을 하더라도 심신미약을 주장하면 형이 줄어들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요즘은 이러한 사항들에 대해 더 엄중히 처벌하도록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10월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의 주인공이었던 경찰관은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지난 4월 9일 발생했던 경찰서 지구대에서 음주 행패를 부리고 경찰관을 폭행한 40대 의사 역시 2심 재판부가 원심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했다. 가해자는 2심 재판 과정에서 만취 상태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이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도
보험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은 음주 범죄자들에게 관대한 편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선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더라도 특별법을 통해 보험처리를 받을 수 있다. 음주사고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어 한 가정을 파탄 내는 한이 있더라도 가해자는 보험처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해 비판과 함께 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이어갔다. “대체 음주운전에 대해 왜 이렇게 관대한 건지 모르겠다”,”단속과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음주운전은 형량을 높여 강제성을 띠어서라도 다시는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음주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앞서 사례로 등장한 음주운전 후 심신미약을 주장한 경찰관은 결국 실형 없이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고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이 경우엔 다행히도 교통사고를 내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이 정도의 처벌 수위로는 재발 가능성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한번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또다시 음주 후 운전대를 잡을 확률이 높다.
선량한 일반인들에게 크나큰 피해와 고통을 주는 이런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처벌과 책임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가해자의 피해는 보험사가 해결해 주지만, 피해자의 슬픔과 고통은 대체 누가 해결해 주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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