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작정하고 출시한다는 픽업트럭이 결국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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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he Palisade’ 동호회 무단 사용 금지)

현대차의 새로운 도전이 곧 시작된다. 북미시장 현대 딜러들이 꾸준히 요구해왔던 픽업트럭이 드디어 데뷔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싼타크루즈로 불리는 현대의 첫 픽업트럭은 정통 픽업이 강세를 띄는 미국 시장에서 유니바디를 사용해 정면 승부보다는 크로스오버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외 도로에서 테스트카가 활발히 포착되고 있는 이제는 차체 크기와 대략적인 제원도 알려지기 시작해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대감과는 다르게 현대의 도전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라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북미시장에서 싼타크루즈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사진=Road show)

최근엔 캡을 씌운
테스트카도 포착되었다
현대자동차의 제대로 된 첫 픽업트럭인 싼타크루즈는 오로지 북미시장을 공략한 철저한 현지 전략형 모델이다. 렉스턴 스포츠처럼 SUV의 뒤를 잘라놓은 듯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 국내 시장에도 출시가 된다면 분명 쌍용차와 경쟁을 할 수 있음에도 이 차는 국내에 출시될 계획 자체가 없다.

최근엔 뒤쪽에 캡을 씌운 테스트카도 포착이 되었는데 쌍용 픽업트럭들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실루엣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에겐 익숙한 모습이다. 국내 소비자들 역시 싼타크루즈의 출시를 바라고 있는 모습이지만 아쉽게도 이 차가 당분간은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싼타크루즈는 한미 FTA 규정 때문에 국내 공장에서 생산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 아닌 전량 미국에서 생산하여 현지에서 판매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2018년 당시 정부는 픽업트럭을 생산하여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내 업체가 없다는 이유로 미국 관세 철폐 시한을 2041년까지 연장했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생산은 불가능해진 것이다.

FTA 연장으로 만약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면 25%의 관세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당연히 현대차는 이에 곧 등장할 싼타크루즈 픽업트럭을 전량 미국 현지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무단 사용 금지)

크로스오버 유니바디
픽업트럭은 생소한 조합이다
하지만 북미 현지 전략형 모델인 싼타크루즈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 차는 정통 픽업트럭이 아닌 크로스오버 개념 컨셉을 가지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견고한 프레임 바디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정통 픽업트럭을 만들 기술이 없기 때문에 라이벌들과 직접 경쟁은 무리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따라서 노선을 틀어 크로스오버 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출시되었던 차량들이 모두 실패했던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싼타크루즈 역시 특출난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싼타크루즈와 같은 컨셉인
혼다 릿지라인의 실패 사례
북미 픽업트럭 시장에서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언급되는 차량은 바로 혼다 ‘릿지라인’이다. 중형 픽업트럭인 릿지라인은 싼타크루즈처럼 유니바디를 사용했으며 휠하우스를 최소화한 적재함 덕분에 알뜰한 공간 활용이 가능한 큰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모노코크 바디의 한계상 프레임 수준의 강성 확보를 위해 많은 보강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프레임 바디 수준의 완성도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또한 소비자들의 평가 역시 그리 좋지 못했다. 휠하우스와의 간섭을 없애기 위한 적재함은 바닥이 높이 솟아있어 불편했고 뒷좌석 역시 다른 픽업트럭들과 비교하면 성인 남성이 타기는 어려울 수준이었기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릿지라인은 SUV 파일럿의 뒤를 잘라놓은 버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미국인들에게 정통 픽업은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픽업트럭들을 살펴보면 다들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포드 레인저나 랩터, 쉐보레 콜로라도나 실버라도 모두 세대가 변하더라도 크게 바뀌지 않는 디자인과 실루엣을 유지하며 대부분 우락부락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인들은 이런 픽업트럭에 익숙해져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픽업트럭의 스타일은 당연히 이래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처럼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포드 레인저 같은 미국 픽업트럭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만듦새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정통 픽업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랫동안 픽업을 만들어 왔던 기술력 덕분에 수납공간과 활용성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정통 픽업트럭에 익숙해져 있는 미국인들이기에 싼타크루즈같은 SUT들은 미국 시장에서 크게 환영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오히려 이런 스타일의 차는 국내에서 인기가 더 많다. 쌍용이 오랫동안 무쏘 스포츠 시절부터 판매량을 유지해 온 것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전망이 밝지 않음에도 현대차가 미국에 픽업트럭을 출시해야 하는 이유가 당연히 있다. 바로 미국 소비자들이 현대에게도 픽업트럭을 요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요구와 수요가 충분하다면 제조사는 당연히 차를 만들 수밖에 없다.

미국 소비자들이 현대에게
픽업트럭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넓은 대륙의 특성상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들이 딜러망을 통해 차를 판매하게 된다. 딜러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차를 배분 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한 제조사가 아닌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과 컨텍하여 다양한 차를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자동차 구매를 위해 딜러를 찾으면 현대차를 사러 갔다가 다른 브랜드 자동차를 살 수도 있다는 말이다. 북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는 픽업트럭이기 때문에 현대차 딜러를 찾는 고객들은 꾸준히 “세단이나 SUV 말고 픽업트럭은 없냐”라고 질문해 왔다. 이에 미국 현지 딜러들 역시 현대에게 “픽업트럭을 만들어 달라”라며 아우성이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무단 사용 금지)

어찌 되었건 북미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현대차도 어쩔 수 없이 픽업트럭을 만들어야 하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픽업트럭 시장에 내놓을 물건이 없으니 다른 차를 판매해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리긴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내시장으로 비유를 해 보자면 세그먼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카니발이나 그랜저가 없다고 생각해보면 미국 시장에서 왜 픽업트럭이 중요한지 이해하기 쉽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무단 사용 금지)

하지만 소형 픽업트럭 사이즈에 크로스오버 개념으로 출시되는 싼타크루즈는 적재공간이나 차량의 활용성 모두 미국 정통 픽업트럭들에겐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가성비와 첨단 옵션들로 승부수를 띄워야 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꾸준히 요구했던 차를 만들어 주기는 하였으나 첫 시도이기 때문에 싼타크루즈는 분명 부족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만약 미국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그때쯤 국내에도 출시될 가능성이 언급될 수도 있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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