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현대차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2025년까지 전기차를 100만 대 이상 판매하여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해 전기차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테슬라가 질주하고 있는 요즘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글로벌 리더 자리를 꿰차겠다는 속셈이다.
여기에 더불어 수소전기차 및 연료전지 시스템 자동차 개발에도 매진하여 친환경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가 갑자기 이렇게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가 만드는 전기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기자
“전기차 글로벌 리더 되겠다”
시장점유율 10%를 외쳤다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은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차세대 전기차 개발에 매진하여 2025년까지 전기차를 100만 대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기록하여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이어 “당장 내년엔 현대차 브랜드를 단 전기차 3종이 출시되며 상위 브랜드인 제네시스 전기차도 출시할 계획이니 기대해 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정 부회장이 갑자기 전기차 시장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며 수십 대의 신차 출시 계획을 밝힌 이유가 무엇일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점점 규모가 커져가고 있다
그 이유는 점점 전기차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미국 브랜드인 테슬라가 최근 글로벌 판매량에서 선방하며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총 88,400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48%를 기록했다. 테슬라 혼자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절반 수준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의 뒤를 이은 르노닛산 그룹은 39,00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21%를 기록했다. 3위는 폭스바겐 그룹으로 33,800대를 판매하여 점유율 13%를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현대차그룹이 올해 1분기 총 24,000대를 판매하여 점유율은 13%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살펴봐도 테슬라가 압도적인 판매량을 자랑한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을 집계해보니 단일 모델 기준으로 테슬라 모델 3가 6,839대를 판매되어 점유율 42%를 달성했다.
그 뒤는 현대 코나 일렉트릭과 상용차 포터 일렉트릭, 기아 니로 EV가 뒤를 이었는데 눈여겨볼 점은 상용차인 포터를 제외한다면 코나와 니로 판매량을 합쳐도 테슬라 모델 3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차는 점점 커져가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차세대 전기차를 개발하려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래하게 된다.
“현대차가 전기차를 저렇게 많이 팔고 있었나?”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었다. 주력 모델은 국내에도 판매하는 코나 EV와 니로 EV 로 유럽시장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두 차량을 구매할 시 몇 개월을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다만 현재까지 현대차그룹이 판매한 전기차는 모두 내연기관을 사용하던 차량들의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하여 개량한 형태였기에 태생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 현대 차세대
전기차의 첫 시작 NE
그래서 현대차는 전기차에만 전용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Electric Global Modular Platform : E-GMP) 을 개발했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 위치나 실내공간을 일반 내연기관을 같이 사용하는 파생형 자동차들보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를 할 수 있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여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첫차는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EV45 콘셉트카의 양산형 모델이 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의 시작을 알린 포니 쿠페 콘셉트카의 정신을 잇는 45 콘셉트는 45년 동안 현대차가 쌓아온 헤리티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았으며 현대차의 미래 청사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전기차다. 현재 코드명 NE로 개발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전망이다.
2. 포르쉐를 닮은
현대 전기차 프로페시
EV45에 이어 등장할 현대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는 프로페시다. 콘셉트카 공개 당시 “포르쉐를 닮은 뒷모습을 가졌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은 프로페시는 1930년대 간소화된 시대에서 영감을 얻은 세단으로 디자인된다. 이는 이상엽 현대차 전무의 프로페시 브리핑 때 발표된 내용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프로페시 EV 콘셉트카가 향후 아이오닉 EV의 후속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은 양산차와 거리가 먼 콘셉트카 단계라 양산형 모델이 어떤 디자인으로 출시될지 예상하는 건 섣부른 판단일 수 있으나 콘셉트카의 유려한 라인과 풍만한 볼륨감 덕분에 많은 소비자들은 프로페시의 양산 모델을 기대하고 있다.
3. “완벽한 시티카”
제네시스 민트 콘셉트
현대 EV45가 현대차 브랜드를 단 첫 순수 전기차가 된다면 제네시스 그룹에선 민트 콘셉트가 첫 순수 전기차 타이틀을 가져갈 전망이다. 지난해 뉴욕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민트 콘셉트는 콤팩트 CUV로 화려한 디자인과 독특하게 열리는 트렁크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민트(Mint)는 ‘멋지고 세련된’, ‘완벽한 상태’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능성과 경제성은 물론, 주행성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완벽한 시티카를 목표로 제작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4. 제네시스 브랜드의
럭셔리 쿠페 에센시아
마지막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럭셔리 쿠페 포지션을 담당할 에센시아 콘셉트다. 전기차 기반으로 제작된 에센시아 콘셉트카는 최근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들의 디자인 철학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21세기 전기 GT 카를 표방한다.
2018년 에센시아 콘셉트카 처음 공개되었을 땐 2021년에 한정판 전기차로 출시가 될 것이라는 소식이 퍼졌으나 최근까지도 에센시아의 양산과 관련된 소식은 전혀 들리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도 전기차가 여러 대 출시될 것임이 예고되어 다시금 에센시아 양산형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2도어 그란투리스모 스타일을 가진 에센시아가 양산된다면 제네시스 브랜드의 이미지 리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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