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플러스 한국은 “그냥 타라”더니 미국에선 불나서 27만 대나 리콜 한다 하자 네티즌 반응

한국은 “그냥 타라”더니 미국에선 불나서 27만 대나 리콜 한다 하자 네티즌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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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여러 기계 장치 중 하나지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다른 기계 장치는 사람이 들고 이동하지만 자동차는 사람을 태우고 움직인다. 때문에 작은 실수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여느 기계 장치들보다 자동차에서 안전이 제일 중요시 되는 이유이다.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동차의 안전성에 무척이나 민감하다.

최근 미국에서 현대자동차의 리콜 소식이 들려왔다. 원인은 ‘화재 우려’, 대상도 27만 대가 넘는다. 현대차의 품질 논란이 뜨거운 와중에 발생한 일이어서 더욱 관심이 간다. 궁금한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어떤 이유로 리콜이 시행되는지, 국내는 어떨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알고 싶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자동차 리콜 사태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원섭 인턴

소켓의 과열로
화재 발생 가능성 발견

컨슈머 리포트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8월 28일부터 리콜에 돌입한다. 대상은 2011년과 2012년형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그리고 2012년형 엑센트와 벨로스터 등 4종이다. 미국 전역에서 이뤄지며 그 수는 약 27만 2,000대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타이어 펑크에 대비하여 방지제와 예비용 공기 주입기가 포함된 ‘타이어 모빌리티 키트’를 제공한다. 문제는 이 공기 주입기를 흔히 ‘시가 잭’이라고 불리는 차량용 12V 소켓에 꽂아서 사용할 때 발생한다. 소켓의 콘센트가 과도하게 조여져 있어서 과열 방지를 위한 퓨즈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이로 인해 총 9건의 화재 사고가 보고되었지만 사상자는 없었다”라며 “소비자들에게는 전기 장치를 소켓에 꽂아 사용할 때 매뉴얼을 따르라고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은 “국내에서 볼 수 없는 빠른 대처가 놀라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리콜 조치의 대상인 4종의 차량은 모두 국내에서도 판매되었던 모델들이다. 국내 판매 모델들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된 리콜 소식이 없다. 뭔가 익숙한 상황이다.

화재 위험으로 리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가 화재 위험으로 리콜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올해 2월에 2006~2011년에 생산된 엘란트라와 2007~2011년에 생산된 엘란트라 투어링에 대한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이유는 ‘앤티록 브레이크 컴퓨터’의 누수로 전기 단락이 발생해 엔진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해 총 3건의 화재 보고가 있었으나 사상자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리콜 대상인 엘란트라는 국내에서도 아반떼라는 이름으로, 엘란트라 투어링은 i30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 같은 이유로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리콜 조치와 마찬가지로 국내 리콜 소식은 아직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번 리콜 조치에서 뭔가 익숙하다는 것을 느낀 이유다.

내수 모델과 달라
해당사항 없다는 현대차

마치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 같다. 미국에서는 리콜 대상인 차량이 한국에서는 아닌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현대차의 모순적인 태도를 잘 설명해 주는 한 네티즌의 댓글이 있다. 국내 리콜에는 “내수 모델과 달라 해당 사항 없다”라고 하고 내수 차별에는 “내수 모델은 차이가 없다”라고 한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날카롭다. “소비자와 언론이 들썩이면 무상수리 정도 해줄 것이다”, “미국은 리콜 우리나라는 무상수리다”라며 현대차의 모순적인 대응을 비판하는 반응들이 속속 보인다. 특히 “물어볼 필요도 없이 국내는 프리 패스다”, “다들 예상하겠지만 국내 리콜은 없을 것 같다“라는 반응은 추락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진=오토포스트 독자 ‘김민혁’님 제공)

국내에서도
화재 사고가 있었다

화재 사고가 미국에서만 일어났다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하겠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화재 사고가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지난해 출시된 ‘더 뉴 그랜저’ 2.5 가솔린 모델이며 그중에서도 최상위 트림이다. 차주는 “불이 나기 30초 전부터 전조증상이 있었다”라며 “금속이 갈리는 소리가 들렸고 엑셀과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화재 발생 문제는 기사화되어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려졌다. 이로써 현대차가 화재 원인을 명확히 밝혀야 할 이유는 충분해졌다. 그러나 현대차는 사고 발생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공식 입장을 내비치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차주에게 “문제를 더 공론화 시키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하며 문제를 덮으려고 했다. 미국이었다면 어땠을까?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었을까? 현대차의 이런 모순된 태도가 어디서 비롯된 건지 궁금해진다.

미국 ‘소비자 중심’
한국 ‘제조사 중심’

한국 정부는 제품 결함에 대해 대처하는 법이 다른 것 같다. 미국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알맞은 보상안을 제시한다. 반면 한국은 제조사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보상안을 최소화하려는 듯하다.

커뮤니티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현대차는 소비자와 언론이 들썩이면 무상수리에 나선다. 심지어 리콜과의 차이가 크다. 리콜은 강제적인 행정 조치로 관련 결함에 대해 이전에 수리한 내역도 제조사가 보상해야 한다. 반면 무상수리는 이전에 사비로 수리를 진행했다면 보상받을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 권고이거나 제조사의 자발적 시행이기 때문이다.

‘한국형 레몬법’
소비자 달래기 수준

미국에는 ‘레몬법’이 존재한다. 레몬법은 자동차나 전자 제품에 결함이 있을 경우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교환, 환불, 보상 등을 하도록 규정한 미국의 소비자 보호법이다.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레몬법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레몬법이 시행된 이후로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적다. 법적인 강제성을 띠는 미국의 레몬법과 다르게 한국의 레몬법은 단순한 권고 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조사가 보상을 안 해줘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징벌적 손해배상’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기업이 불법행위를 통해 영리적 이익을 얻은 경우 이익보다 더 큰 금액을 손해배상액이나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식이다. 미국은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도 운전자는 물론 제조사에게도 입증 책임을 물고 원인을 밝히지 못한다면 소비자에게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조물책임법 제3조 2항에 근거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지만 보상적 손해배상의 성격이 더 크다. 2018년 4월부터 손해배상의 내용이 실제 손해액의 3배로 변화했지만 대상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친 경우”에 해당된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입은 재산 피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국형 레몬법
수입차 업계도 비웃는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한국형 레몬법은 큰 힘이 없다. 국산차 5개 브랜드는 일찍이 레몬법을 수용했으나 많은 수입차 브랜드들은 수용을 거부하다가 항의가 이어지자 겨우 받아들였다.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페라리, 마세라티 등의 3개 수입차 브랜드들은 아직도 수용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그러나 단순 권고 사항이니 제재를 할 방법이 없다.

최근 국내 수입차 업계의 불법 행위가 정말로 많았다. 지난 2월에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배출가스 조작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5월에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배출가스 조작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처벌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요하네스 타머 전 총괄사장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이사 사장은 의혹이 있자 해외로 출국했다. 송환이 불가능해지면서 이들에 대한 처벌은 무기한 연장됐다.

사실상 한국의 법적 조치 자체가 무시당한 꼴이다. 일각에서는 “수입차 업계가 무시할 정도로 한국형 레몬법에 문제가 많은데 정부는 기업 배불리기에만 열중한다”라는 비판이 등장했다. 한국에서 운영되는 수입차 브랜드가 정작 한국 정부의 말을 듣지 않고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아무리 돈이 중요하다 해도
사람보다 중요한 건 없다

자동차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제품이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다음 이야기다. 얼마나 투명하게 원인을 밝혀내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지에 소비자의 신뢰가 달려있다. 즉, 태도의 문제다. 그리고 그 태도를 만드는 것은 법과 제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빈틈이 많다. 관련된 법안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지만 결국 “기업의 활동을 위축 시킨다”라며 통과되지 못한다. “아직도 사람보다 돈을 중요시 여기는 못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함에 따라서 관련된 법과 제도도 이에 맞춰 성장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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