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월급쟁이가 ‘카푸어의 대명사’ BMW 5시리즈를 사면 내야하는 유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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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소득 수준이 점점 오르는 것과 연관이 있는 걸까?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 대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불과 10년 전인 2010년엔 6%대를 유지하던 수입차 점유율은 2018년 약 2.5배 상승한 16.7%를 기록했다.

수입차가 이렇게 많이 팔리는 건 그만큼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요즘은 신차 구매 시 다양한 금융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 일시불이 아닌 할부나 리스제도를 이용해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꽤 많다.

너도나도 수입차를 사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요즘은 BMW 5시리즈를 타는 사람들을 ‘카푸어’라고 칭하는 것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어쩌다 5시리즈가 카푸어의 대명사가 된 것인지, 실제로 5시리즈는 평범한 월급쟁이 직장인도 무리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자동차인지 알아보자. 오늘 오토포스트 실구매 리포트는 BMW 5시리즈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기자

주변 사람들이 어떤 차를
샀는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은 대부분 주변 사람들이 구매한 자동차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일반적으로는 지인들이 새로운 차를 구매했다고 하면 축하해 주면 될 일이지만 몇몇 사람들은 그 차의 가치를 깎아내리려 하고 “그 돈이면 000를 사지…”라는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사실 대부분 부러워서 배가 아픈 것이지만 그들은 절대 솔직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간 대한민국에선 어느 정도 부를 축적하고 재산의 여유가 있으면 자연스레 수입차로 넘어가게 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가 론칭하고 난 뒤론 꽤 많은 소비자들이 제네시스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아직 수입차들 대비 기본기나 완성도 측면에선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국산차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이 꽤 많아 많은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살 수 있는 재력이 있음에도 제네시스를 구매하곤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같은 가격으로 제네시스를 사면 ‘성공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반면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를 사면 소위 말하는 ‘카푸어’라는 말을 들을 확률이 매우 높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왜 이런 말들이 생겨났는지를 생각해 보면 연식이 몇 년 지난 수입 중고차를 저렴하게 구매하여 허세를 부리는 일부 소비자들이 수입차에 대한 인식을 망쳐놓은 것이 크게 한몫했다. 또한 신차 역시 요즘은 체계적으로 잘 마련된 다양한 금융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 무리해서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마지막은 실제로 카푸어들이 선호하는 자동차가 E클래스와 5시리즈이기 때문이다.

BMW 5시리즈 같은 수입차를 선수금이 전혀 없이 올 할부로 구매할 수도 있으니 마음을 독하게 먹는다면 재력이 넉넉하지 않아도 수입차를 탈 수 있다는 건 사실이다. 물론 뒷감당이 되지 않겠지만 말이다.

땡전 한 푼 없는 소비자부터
자금이 넉넉한 경우까지 고려했다
들려오는 소문대로 평범한 직장인도 금융제도를 이용하면 BMW 5시리즈를 무난하게 구매할 수 있을까? 우선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처해진 상황이 모두들 다르다는 것이다. 연령도 다를 것이며 가정이 있는 가장과 책임질 가정이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지만 축적해 놓은 재산이 많다면 전혀 무리 없이 일시불로 차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오늘은 땡전 한 푼 없이 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부터 당장 일시불로 차를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까지 고려했다. 다양한 상황에서 5시리즈를 구매하면 어느 정도의 유지비가 나오게 되는지 알아보자.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5시리즈는 520i다
올해 상반기 BMW가 국내에서 판매한 5시리즈는 총 9,301대로 수입차 중에선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세부 트림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520i가 3,047대를 판매하여 1위를 차지했고 530i가 1,668대, 530i xDrive가 1,433대를 판매해 뒤를 이었다. 520d는 1,327대, 520d xDrive는 702대, 540i xDrive는 136대가 판매되었다.

단일 트림 판매량으로만 놓고 보면 가성비가 좋은 가솔린 엔트리 트림인 520i가 가장 많이 팔렸다. 과거 수입 디젤 세단 돌풍의 주인공이었던 520d는 최근 디젤엔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악화로 판매량이 주춤한 모습이다. 그래서 오늘 견적을 내어보는 기준 모델은 가장 많이 팔리는 520i로 선택했다.

520i Luxury Line 6,058만 원
520i Luxury Line OE 6,271만 원
현재 국내에서 구매 가능한 520i는 Luxury Line과 옵션을 강화한 Luxury Line OE 두 가지로 나뉜다. 둘 다 5시리즈의 엔트리 버전이기 때문에 공식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M 패키지 바디킷은 적용되어 있지 않으니 외관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라면 상위 등급인 M 패키지를 구매해야 한다.

옵션이 강화된 OE 버전은 실구매가 기준으로 약 200만 원을 더 지불해야 하는데 추가되는 옵션은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 하만 카돈 서라운드 시스템, 나파 가죽, 컴포트 시트(통풍 기능 미포함), 가죽 대시보드, 스루로딩 (40:20:40)이다. 이 정도면 OE 버전을 선택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520i는 Luxury Line 실구매가는 6,058만 4,760원, 520i Luxury Line OE 실구매가는 6,271만 8,550 원이다.

엔트리 모델이라
파워트레인은 평범하다
구매 대상으로 올린 BMW 520i 파워트레인을 살펴보고 넘어가자. 직렬 4기통 싱글 터보 엔진을 장착하여 최대출력 184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29.6kg.m, 공인 복합연비는 10.9km/L다.

변속기는 BMW의 자랑인 ZF 8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을 이룬다. 엔트리 모델이다 보니 파워트레인은 평범하기 그지없다.

선납금 제로
월 납입금 100만 원대
많은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구매할 때 할부나 리스제도를 이용한다. 5시리즈를 일시불이 아닌 할부로 차를 구매한다면 어느 정도의 월 납입금이 발생하는지 알아보았다. 선납금을 거의 넣지 않고 차를 구매한다면 월 유지비 중 가장 큰 부담을 차지하는 건 월 납입금이 될 것이다. 자동차 할부 중엔 상당히 낮은 금리에 해당하는 2.9%를 적용하였으며 선납금 없이 60개월 전액 할부로 5시리즈를 구매하게 되는 조건으로 가정했다.

할인이 적용된 520i Luxury Line 할부 원금은 5,675만 원이다. 2.9% 금리로 60개월 할부를 진행할 경우 예상 월 납입금은 약 102만 4,774원이다. 520i Luxury Line OE 할부 원금은 5,875만 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할부를 진행할 경우 예상 월 납입금은 약 106만 890원이다. 일반적인 직장인에게 자동차 할부금으로 월 100만 원을 쏟아붓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선납금 1,500만 원
월 납입금 70만 원대
선납금을 1,500만 원 정도 넣으면 어느 정도 할부금을 지불해야 할까? 동일한 조건으로 520i Luxury Line는 60개월 동안 약 75만 3,909원을 납부해야 하며 520i Luxury Line OE는 약 79만 24원을 납부해야 한다.

아직 월 납입금이 직장인으로썬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금액이다. 6천만 원에 가까운 차를 선납금 1,500만 원으로 구매하려는 시도 자체도 사실 무모한 행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선납금 4,000만 원
월 납입금 30만 원대
직장인 기준에서 월 납입금 부담을 확 줄이기 위해선 60개월 할부 진행시 적어도 선납금을 4,000만 원 정도는 넣어야 한다. 그러면 520i Luxury Line 은 약 30만 2,466원을 납부하면 되고 520i Luxury Line OE은 약 33만 8,581원을 납부하면 된다. 그런데 이마저도 60개월, 5년 동안 납부해야 한다는 걸 명심하자.

옵션을 조금 넣은 그랜저를 구매할 정도의 금액을 선납금으로 지불해야 5시리즈의 가장 하위 트림을 비교적 부담이 덜한 수준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보험료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자동차를 구매했다면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기타 비용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동차를 유지하기 위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1년 치 보험료와 자동차세 정도가 있으며 매월 사용량에 따라 달라지는 유류비와 기타경비는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

자동차보험료는 나이대와 운전 경력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어 절대적인 수치를 제시할 순 없다. 대략적으로만 살펴본다면 만약 전혀 운전 경력이 없는 20대 후반 사회 초년생이 5시리즈를 구매할 시엔 자차를 포함하여 250만 원이 넘는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며 운전 경력이 어느 정도 있는 30대 기준으로는 100만 원대로 책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 부분은 모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기 때문에 본인 보험료를 체크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자동차세는 연간
51만 9,480 원을
지불해야 한다
두 번째는 자동차세다. 대한민국은 현재 자동차세를 배기량에 따라 차등 적용하고 있어 520i는 연간 51만 9,480원의 자동차세를 납부해야 한다. 자동차세는 미리 납부를 하게 되면 감면해 주는 제도가 있어 이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겠다.

차를 신차로 구매했다면 이 두 가지 외엔 월마다 달라지게 되는 기타 비용들이 유지비에 포함되는 정도다. 새 차는 보증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대형사고가 일어나 차량을 전손처리해야 할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는 한 정비와 유지 보수 측면에선 특별히 소모될만한 비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동차 튜닝 같은 부분은 모두가 진행하게 되는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니 유지비에선 제외하도록 한다.

일반적인 직장인에게
5시리즈 신차 구매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결국 종합해보면 일반적인 직장인이 그랜저를 일시불로 살 돈 4천만 원 정도를 열심히 모아 5시리즈를 60개월 할부로 구매한다고 가정해 보니 월 납입금은 30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 하며, 월마다 지출되는 고정 비용 등을 합하면 적어도 70만 원 이상은 자동차에 투자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연봉이 꽤 높은 직장인에게도 4천만 원을 일시불로 사용하고 60개월 동안 매달 차에 70만 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는 건 분명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오토포스트 실구매 리포트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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