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부터 시작된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역사는 1967년 시작되었다. 약 80년 늦게 출발한 후발 주자로 전통 강호들을 따라가기 바빴다. 하지만 이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라는 새 무대가 열렸다.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현대차는 더 이상 후발 주자가 아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는 모두가 출발선에 서 있다. ‘개척자’ 테슬라도 아직은 출발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에게 선두 주자가 될 기회가 온 것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커져 가는 전기차 시장과 그 속의 현대차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원섭 인턴
예상된 시간 50년
전기차는 10년 이내에 도달
전기차가 처음 시장에 등장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기차가 시장에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50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약 130년간 이어져 온 내연기관의 역사를 함부로 넘볼 수 없을 것이다”라는 말은 내연기관의 건재함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소비자들도 “저게 되겠냐”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2012년에 모델 S를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의 시작을 알린 지 8년 만이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터지면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된 것이 한몫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이제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두고 고민에 빠진 소비자들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각국 정부들의 움직임
“우리 모두 전기차 시대로”
각국 정부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많은 국가들이 이미 ‘친환경차 의무 판매량’을 정해놓고 전기차 시장을 확장시키려고 하고 있다. 일찌감치 전기차를 위한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며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나라도 여럿이다. 정부가 나서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전기차가 환경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한국형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전기차에 관련된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3사가 이에 동참하기로 하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제조사들이 전기차 시장으로 뛰어드는 와중에 정부까지 힘을 보태며 전기차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프라의 발전과
배터리 가격의 하락
현재 전기차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가격이다. 배터리를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니 전기차도 비싸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환경에 좋다 하더라도 가격이 비싸니 소비자들은 내연기관차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인프라 문제도 전기차의 미래를 방해하고 있다. 제때 자동차의 연료를 충전하는 것은 운전자들에게 필수적이다. 그러나 주유소의 수에 비해 전기차 충전소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인프라가 없어 연료 충전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하니 전기차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업체들이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 개선에 따라 배터리 용량이 증대될 것이고 당연히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1kWh 당 배터리팩의 가격은 2016년 약 32만 원에서 2020년 현재 약 14만 원으로 낮아졌다. 2024년에는 약 11만 원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인프라 구축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각국 정부들이 나서서 인프라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충전소가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인프라가 잘 구축될수록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들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전기차 시장은 연평균 25%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약 9%를 차지할 전망이다.
발 빠른 시장 대처
트렌드를 아는 기업
현대자동차는 작년 글로벌 완성차 시장 판매량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후발 주자로 리더 제조사들을 벤치마킹하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성공적이었다. 그만큼 시장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전기차 시장은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개발되는 만큼 현대차의 발 빠른 시장 대처가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현대차는 ‘가성비가 좋고 믿을만한 자동차’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품질 논란 등으로 많은 수모를 겪었지만 트렌드를 잘 읽어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를 잘 읽어내는 기업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 이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뛰어놀 차례다.
글로벌 Top 10
국내 배터리 3사 포진
올해 1월~5월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3사 모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0위권에 들어섰다. LG화학이 1위, 삼성 SDI가 4위, SK이노베이션이 7위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다양한 제조사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뛰어난 성과를 얻고 있다는 것을 대변해 주는 기록이다.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것은 현대차에게 큰 힘이 된다.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배터리 기술이기 때문이다. 특히 3사 모두 국내에 공장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운송비 절약, 기술협약의 용이함, 공격적인 협업의 가능성 등 많은 경쟁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품질 개선과
서비스 태도 개선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되는 위험한 기계 장치이다. 그만큼 안전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현대차의 품질 논란이 뜨겁다. 해외에서도 잦은 리콜로 문제가 되고 있는 중이다. 품질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등장하는 것은 제조사로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들과의 소통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결함을 제대로 밝히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면 품질 개선과 소비자와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품질에 만전을 기해 완성도 있는 차량을 만들어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다면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제조사가 되어야 한다. 좋은 품질을 가진 소비자 중심의 제조사가 된다면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현대차만의
뚜렷한 정체성 확립
지금까지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브랜드도 인격이 있다는 ‘브랜드 인격론’은 이미 등장한지 오래다. 앞으로도 뚜렷한 정체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정체성이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답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리더 제조사를 따라갔다면 이제는 ‘패스트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현대차만의 뚜렷한 정체성’이 필요하다. 현재 과도기에 놓여있는 현대차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차의 전기차가
승승장구할 날을 고대한다
이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라는 새 무대가 열렸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장이기에 모두가 처음이다. 현대차도 더 이상 후발 주자가 아니다. 선두 주자로 시장을 이끌 기회가 온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량 5위라는 기록은 현대차가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차가 가진 자산이 생각보다 많다. 자신들이 가진 강점을 잘 활용하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선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뛰어난 품질과 명확한 정체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는 1등 기업으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들의 미래를 응원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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