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신형 아반떼의 열기가 매우 뜨겁다. 4월 8,249대, 5월 8,969대, 6월 10,844대를 판매해 3달 연속 3위를 차지했다. 소형 SUV 열풍으로 준중형 세단의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도 아반떼는 이를 비웃듯 판매량을 점차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반떼도 결국 결함의 늪을 피해 가지 못했다. 출시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7건이나 발생했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당연히 좋지 않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출시 4개월 만에 아반떼에서 발견된 결함 내용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진웅 기자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가
민감하게 작동될 수 있는 가능성
신형 아반떼에는 동급 최초로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BCA)가 탑재되었다. 차로 변경을 위하여 방향지시등을 점등할 시 후측방에 있는 차량과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경고하고, 경고 후에도 충돌 위험이 높아지면 자동으로 차를 제어하여 충돌 회피를 도와준다. 형제차인 K3에는 경고만 해줄 뿐 차를 제어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반떼에 탑재된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은 진입 조건 설정 오류로 주행 중 너무 민감하게 작동될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위험성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해당 기능이 작동되어 차로 변경을 막는 것이다. 대상 차량은 지난 3월 11일에서 6월 22일 사이 생산된 1만 6,128대다.
슬립모드 미진입으로
배터리 조기 방전 가능성
자동차 배터리는 차를 구동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에어컨 등 전자 장치 구동은 물론 시동을 걸 때에도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방전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
자동차는 시동을 끄고 문을 잠그더라도 내부 장치들이 바로 꺼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슬립 모드’에 들어가 대부분의 장치들이 꺼진다. 물론 이 상태에서도 시계나 차량 경보기, 스마트키 인식 센서 등 몇몇 장치들은 계속 켜져 있다.
아반떼는 이러한 로직이 미흡하게 구성되어 있어 슬립모드에 진입하지 않아 배터리가 조기 방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대상 차량은 3월 11일에서 7월 1일 생산된 2만 6,674대다.
응축수 배출이 원활하지 않고
물소리가 발생할 가능성
에어컨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물이 흘러나오게 된다. 공기를 냉각하는 과정에서 수증기가 물로 응축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에어컨도 마찬가지며, 정차 상태에서 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반떼에는 블로워 케이스의 배수홀 쪽에 압력이 생성되어 에어컨 작동 과정에서 발생한 응축수가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이때 에어컨 작동 시 조수석 하단부에서 물소리가 발생하게 되고, 심할 경우 넘쳐흘러 전장장치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 대상 차량은 3월 11일에서 7월 1일 생산된 2만 9,026대다.
브레이크 경고등이
상시 점등될 가능성
그리고 브레이크 경고등이 아무런 이유 없이 상시 점등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외부 충격에 의한 브레이크 리저브 인디케이터 스위치 손상으로 인해 브레이크 경고등이 실제로 문제가 없음에도 점등이 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브레이크 리저브 인디케이터 스위치는 외부 충격에 적당한 내성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 아반떼에 사용된 부품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어 교체가 진행되는 것이다. 대상 차량은 3월 13일에서 6월 23일 생산된 1만 2,876대다.
하부 언더커버
고정 너트 체결량 부족
아반떼에서 고정 너트 체결 불량도 발견되었다. 주로 엔진의 주변에 장착되는 하부 언더커버는 차량 하부를 보호해 주고 공기저항 계수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인데 언더커버의 고정이 잘못되어 주행 중 하부에서 공기 저항으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고정너트가 조금 헐겁게 조여서 출고가 되었다는 판단하게 진행되는 무상수리인데 주행 중 너트가 풀려 다른 곳으로 튀게 되면 최악의 상황에선 부품의 파손이나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지난번 3월 13일에서 5월 18일 생산된 차량을 대상으로 무상수리를 실시한 적이 있었으나, 이번에 6월 23일까지 생산된 차량까지 범위가 확대되었다. 총 1만 2,876대에 해당된다.
트렁크 리드 하단의
배수 플러그 성능 미흡과
실리콘 처리 불량 발견
위에 언급된 응축수 배출 문제 외에도 지난달에 트렁크 리드 하단의 배수 플러그의 성능이 미흡한 것과 트렁크 쪽의 실리콘 처리가 잘못된 것이 발견되었다. 이때 핀홀이 발생되어 폭우가 내릴 시 트렁크 내부로 물이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예전 싼타페에서 생겼던 누수 사례를 생각해보면 트렁크 누수는 운전자에게 큰 골칫덩어리가 될 수 있다. 대상 차량은 3월 11일부터 5월 18일까지 생산된 5,525대로 혹시나 아직도 수리받지 않았다면 가까운 시일에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자.
조수석 앞, 뒤 도어 트림이
잘못 조립되어 있었다
아반떼를 계약한 한 소비자는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선팅 작업까지 모두 끝난 상태로 인도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검수 과정에서 조수석 앞, 뒤 도어 트림이 다른 색상으로 잘못 조립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반떼 모던 그레이 인테리어는 좌우 비대칭 테마로 운전석과 조수석 도어 트림의 색상이 다른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같은 방향의 앞, 뒤는 동일한 색상이어야 한다. 문제가 된 차는 조수석 앞쪽은 블랙으로 정상이지만 뒤쪽은 그레이 색상이 적용되었다.
게다가 좌우 부품이 선대칭인 점과 원래 암 레스트에 그레이 색상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센터 트림에 그레이 색상이 적용되어 나왔다. 즉 있어서는 안되는 부품이 생산되어 아반떼에 장착되었다.
특별히 장치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생산 공정부터 QC 과정까지 모두 잘못된 것이었기 때문에 당시 커뮤니티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으며, 현대차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들이 나왔다.
강제성이 없는 무상수리 실시
소비자의 반응은 좋지 못하다
지난달 아반떼에서 결함이 세 가지 발견되어서 무상수리를 실시한 바 있었다. 그때도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냐며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결함이 추가로 발견되었는데도 현대차는 여전히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를 선택했다.
리콜과 무상수리는 언뜻 보면 비슷해 보여도 차이가 매우 크다. 리콜은 강제성을 띠기 때문에 시정 기간의 종료일이 없어 언제든지 소비자가 원할 때 수리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무상수리는 강제성이 없으며, 수리를 받을 수 있는 시정 기간이 존재한다. 이 기간이 지날 경우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수리를 받아야 한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지난번에 무상수리 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 정도면 자동차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현대차가 현대차 한 거다”, “앞으로 어떤 결함이 또 나올지 걱정된다” 등이 있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그룹 신차에 결함 이슈가 발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기술과 상품성은 발전했지만 품질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계속되면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텔루라이드가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가 국내에서 안 만들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 전에 품질 문제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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