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아 카니발의 4세대 모델이 출시되었다. 대대적으로 바뀐 디자인과 더불어 크기 및 편의 사양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루어 냈다. 최근 SUV 시장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세그먼트 부분이 약세인데 앞으로 니발이 국내외 시장에서 얼마나 활약할지 기대가 된다.
국내에선 출시와 동시에 사전계약 2만 3천 대를 달성했다. 순조로운 출발이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이번 사전계약 실적은 국내 자동차 산업 역사상 최단 시간 최다 신기록이며 미니밴 차급에서 이러한 기록을 달성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해외시장에서의 성적도 기대를 해볼 만하다.
글 Joseph Park 수습기자
그런데 관련 기사를 보다 보니 유독 과격한 댓글들이 많다. 최근 현대기아차 품질 논란에 관해 우려스러운 댓글들이 대부분이지만 디자인에 관한 언급 또한 많다. 그중 전혀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댓글이 있는데 바로 카니발이 쏘렌토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카니발과 쏘렌토는 기아차의 미니밴, 중형 SUV이다. 같은 집안이기에 비슷한 디자인 요소들이 적용된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4세대 카니발이 유려한 디자인과 공간 및 편의성을 극대화해 미니밴뿐만 아니라 대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수요층까지 흡수했다는 평가가 있어도 ‘표절’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비슷하다면
뭐가 비슷할까?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느 부분에서 쏘렌토와 카니발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기아자동차가 현재 추구하고 있는 디자인 방향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직선의 간결함’이다. 직선이 대변하는 것은 명확함(Clear), 정밀함(precise), 독특함(distinctive)로서 기아자동차가 디자인에 임하는 태도와 과정에 투영되어 최종적으로 디자인을 통해 형상화된다고 기아자동차는 말한다.
이러한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은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과 같이 만들어졌으며 이후 기아자동차 디자인에 꾸준히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기아자동차의 디자인이 유달리 또렷해 보이고 독특해 보이는 이유 또한 이러한 철학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쏘렌토와 카니발 또한 같은 디자인 철학 아래에서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직선을 활용한 깔끔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요소들을 제외하고 나서 카니발과 쏘렌토는 각자만의 개성을 갖추고 있다.
쏘렌토와 카니발의 공통점을 꼽자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의 경계를 허무며 조화롭게 연결되었다는 점, 전체적으로 직선이 강조된 듯 보이나 이와 대비되는 부드러운 면과 풍만한 볼륨감을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그려낸다는 점 그리고 C 필러의 과감한 디자인과 모두 4번째 세대교체라는 것뿐이다.
쏘렌토는 1세대부터 이어오던 디자인 감성이 4세대에도 적용되었다. 디자이너에 의하면 쏘렌토는 ‘강렬함’, ‘강인함’, ‘존재감’ 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2세대부터 적용된 타이거 노즈 그릴은 특히 SUV에 잘 어울리는 형태로서 그 디자인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3세대 쏘렌토에서는 그릴의 크기를 위아래로 늘리고 두꺼운 크롬 가니시를 적용해 전면부의 존재감을 더했다. 거대한 그릴과 슬림한 헤드램프의 대비를 통해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4세대 쏘렌토는 그릴이 더욱 확장되었다. 또한 그릴의 테두리를 단순히 크롬 가니시를 통해 강조하는 것이 아닌 입체적인 조형미를 더했으며 주간주행등을 테두리에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하이테크 감성도 더했다고 한다. SUV의 단단하고 대담한 이미지를 보다 세련되게 다듬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하며 정제된 강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섬세한 디테일과 예리한 에지를 더해 꽉 찬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4세대 카니발의 전면부 디자인은 오케스트라 무대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심포닉 아키텍처 라디에이터 그릴은 지휘자의 무대 퍼포먼스를, 주간주행등은 리듬과 템포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측면부의 변화가 상당히 눈에 띄는데 기존 카니발의 실루엣을 계승하면서도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까지 일직선으로 연결하여 셀토스에서 봤던 속도감이 강조되었다. 휠아치또한 기존 세대 대비 두꺼워져 대형 SUV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다.
이를 통해 보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으며 A 필러를 블랙 컬러로 처리함으로써 플로팅 루프를 그려낸다. 플로팅 루프는 지붕이 마치 떠있는 느낌을 주는 형태로서 틴팅 된 유리와 필러의 조합을 통해 보다 고급스럽고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번 카니발 풀체인지 디자인이 SUV 디자인 요소들을 대거 적용되며 역동적이고 날렵한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이지만 몇 가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쏘렌토와 구별이 불가능하다”, “표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엔 부족해 보인다.
기아차는 K7을 시작으로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가 라디에이터의 연장선에 놓이거나 테두리를 따라 흐르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타이거노즈 그릴에 이어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 중이다.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현대 기아 자동차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같은 해외 브랜드 모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전기차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그릴의 기능적인 요소가 퇴색되어가며 디자인 요소로 점차 자리 잡고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래지향적이다”, “세련되어 보인다”, “어색하다”, “조금 과한 것 같다”라는 의견을 보인 바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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