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고 있는
자동차들
자동차 크기가 꾸준히 커져가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공간 효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뒷좌석에서 편히 쉴 수 있거나 짐을 많이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크기가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의 의미를 넘어서며 거주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자동차들은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실내 공간을 더 넓고 편안하게 설계한다.
두 번째로는 자동차 안전기준의 강화이다. 최근 측면 충돌, 보행자 안전 등의 자동차에 요하는 안전 기준이 상향됨으로써 차체 안정성과 승객 그리고 보행자까지 보호하기 위해 차체를 키우는 것이다.
특히 측면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선 도어의 두께를 두껍게 해야 하는데 차체를 키우지 않으면 실내공간이 좁아진다. 따라서 안전기준과 실내공간 두 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근 자동차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글 Joseph Park 수습기자
최근 국내에서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자동차는 각 나라와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다. 유럽에는 왜건과 해치백이 인기 차종으로 자리 잡았으며 일본은 일본 고유의 차종인 케이카가 꾸준히 인기이다. 미국 같은 경우는 넓은 대지로 인한 장거리 주행이 잦고 실용문화 때문에 픽업트럭이 언제나 판매량 1~2위를 다툰다.
왜건과 해치백 성지
유럽
해치백과 왜건은 차량 지붕을 트렁크까지 연결해 좌석과 트렁크 공간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다. 해치백은 뒷부분이 짧고 완만하며 왜건은 상대적으로 뒷부분이 길고 높다. 두 차량 모두 세단보다 짐을 더 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해치백 모델인 i30는 유럽 진출 13년 만에 1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중형 왜건 모델인 i40를 포함한 현대자동차의 i 시리즈는 2019년 300만 대 이상이 판매가 되며 해치백과 왜건이 비주류 모델로 여겨지는 국내와 큰 차이를 보였다.
유럽에서 해치백과 왜건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유럽의 가족문화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SUV보다 주행 안정성 및 승차감이 좋아 가족용 세단으로 유럽인들은 왜건을 애용한다. 하지만 왜건과 해치백이 사랑받는 대표적인 이유는 실용성 때문이다.
인건비가 비싼 유럽은 사람이 움직이면 이는 비용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독일 이케아에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택배를 받으려면 짧게는 2~3일 길게는 일주일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많으며 비용은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00유로 정도가 든다고 한다. 따라서 직접 물건을 나르는 문화가 발달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간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왜건과 해치백이 인기 차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경차 천국
일본
일본은 일찍이 소형차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의 경차 판매 비율은 30%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일본 자동차 생산 업체들이 환경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미래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케이카(Kei car, 경차) 전동(電動) 화에 전력을 다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8개 현에 위치한 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타운에서 전기 자동차를 적극 장려하며 2020년까지 2백만여 개의 일반 충전소와 5천여 개의 급속 충전소를 고속도로나 서비스 지역 또는 상업시설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서 소형차가 인기인 것은 높은 유지비에 있다. 보험, 검사비, 주차료 특히 자동차세가 배기량과 차체 무게로 세금이 산정되기 때문에 고배기량이나 무거운 중형급 이상의 차량의 구매가 한국처럼 쉽지 않다. 자기과시로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가 아닌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일본인들은 크기가 큰 차량보다 작지만 알찬 소형차 중심으로 자동차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다.
미국의
대형차
미국차의 특징은 고배기량과 높은 출력 그리고 가성비이다. 하지만 최근 다운사이징이 트렌드와 되며 미국차들 또한 다운사이징 및 전동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큰 사이즈의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을 고르라고 한다면 대형 픽업트럭일 것이다. 큰 차체와 튼튼함 그리고 이 차량들은 감가 또한 적기 때문에 미국에서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표 픽업트럭인 포드 F-150은 한 달에 5만 대 이상이 팔린다. 2위인 쉐보레 실버라도와 3위인 닷지 램 트럭도 3만 대 이상 혹은 가까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유럽과 일본보다 땅이 좁지만 미국만큼 대형 차들이 인기이다. 대형 세단 또한 꾸준히 인기가 있어왔으며 최근 SUV 붐이 일며 대형 SUV들 또한 불티나게 팔린다. 팰리세이드, 쏘렌토, 카니발, 그랜저 이상의 중대형 세단은 언제나 판매량 상위에 랭크된다.
대형 차의 장점
때문일까
일반적인 4인 가족 기준으로 편안하게 차를 타기 위해선 중형급 이상의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맞다. 아이가 어리다면 준중형 세단이나 소형 SUV를 선택해도 큰 불편함은 없을 테지만 “기왕 사는 거 좀 더 쓰자”라고 생각한 뒤 쏘렌토와 싼타페 급으로 눈을 돌린다. 소형차량의 안정성도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출산율과 혼인율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낮아지고 있는 요즘 단지 위의 이유 때문에 큰 차를 선호한다고 보기에는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다.
한국에서 큰 차가 인기 있는 이유는 작은 차를 타면 생기는 크고 작은 문제들 때문이다. 실제로 경차 공도 주행 시 괜스레 무시를 당하거나 차선 변경 시 큰 차들의 기세에 눌려 어려움을 겪게 되는 상황을 자주 마주할 수 있다.
또한 주변에게 “소형차를 샀다”라고 말하면 “조금만 더 주고 준중형이나 중형 가지.. 가격도 차이 얼마 안 나는데”라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본인에게 필요한 크기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은 분명 소형 차인데 꼭 과시하려는 마음이 없더라도 이러한 무시를 당하기 싫어서 작은 차를 기피하는 것이다.
또한 제조사의 가격정책 또한 이러한 부분을 정확히 노려 작게는 몇십 크게는 1~2백만 원만 더 투자하면 그 윗급의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가격을 설정해두었다.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시장 특성과 영민한 가격정책으로 인해 아반떼를 사러 갔다가 그랜저를 출고하는 일이 많이 생기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는 2018년 출시 이후 지난해 누적 판매량 5만 2299대를 달성하였으며 현재까지도 출고 대기 기간이 최대 6개월에 이르는 등 여전히 인기가 많다. 얼마 전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차세대 카니발은 출시 3시간 만에 사전계약 대수가 2만 대를 돌파하며 상반기 동안 판매된 3세대 카니발 판매량(1만 7331대) 보다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4세대 쏘렌토(7월 판매량 9,487대) 또한 출시 이후 K5와 더불어 순항 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핫한 대형차량을 꼽으라면 앞서 언급한 차량들 중 단연 팰리세이드이다. 팰리세이드는 베라크루즈-맥스크루즈를 잇는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SUV이다. 전면부를 세로로 가로지르는 주간주행등과 거대한 그릴 등 확장되고 과장된 디자인 요소들과 더불어 거대한 차체를 통해 마주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중압감이 느껴지는 무게 있는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쏘렌토와 카니발은 모두 4번째 풀체인지이다. 차세대 모델은 직선의 단순함이라는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철학 아래 더 세련되어진 디자인으로 태어났으며 큰 차체를 가지고 있지만 여러 가지 디자인 요소들을 활용해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차체가 커질수록 필연적으로 여러 디자인 요소들 또한 커지기 나름이다. 하지만 치밀한 레이아웃과 짜임새를 갖추지 못한다면 둔해 보이는 대형차 특성상 앞서 언급한 차종들은 큰 차체를 가지고 있지만 보편적인 미의 기준을 벗어나지 않으며 균형미를 갖춘 디자인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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