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계약 시작 첫날에 2만 대가 넘는 계약건수를 달성하며 진기록을 세운 기아 신형 카니발은 국산 미니밴의 자존심을 제대로 세웠다. 새로운 스타일과 다양한 편의 장비로 무장했기에 큰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카니발은 국내 미니밴 시장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패밀리카로 카니발을 사려는 전국의 아빠들이 몰리면서 신형 카니발을 구매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예산을 가지고 어떤 트림, 옵션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준비해 보았다. 오늘 오토포스트 실구매 리포트는 신형 카니발을 가장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와 옵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기자
기존 카니발처럼
7인승, 9인승, 11인승을 제공한다
카니발을 구매하려면 가장 먼저 “몇 인승을 살 건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신형 카니발은 이전 모델처럼 7인승, 9인승, 11인승 세 종류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그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건 아무래도 9인승 모델이다. 사실 카니발 같은 미니밴의 진수를 느끼려면 7인승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좋지만 9인승 모델의 버스전용차로 이용이나 세제혜택 같은 부분들을 현실적으로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차주들은 9인승 모델을 선택한다.
엔진은 디젤과 가솔린
두 가지 선택지가 존재한다
9인승 모델을 선택했으니 이제는 엔진을 골라야 한다. 신형 카니발 역시 기존처럼 디젤과 가솔린 두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디젤은 2.2 리터 엔진이 그대로 적용되었으며 가솔린 엔진은 배기량이 기존 3.3에서 3.5로 조금 더 늘어났다. 따라서 출력 역시 조금 더 좋아졌다. 그럼에도 연비는 기존보다 개선되었는데 그래도 리터당 10km를 넘지는 못했다. 배기량과 덩치가 있다 보니 10을 넘기긴 어려웠을 것이다. 하이브리드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짙은 아쉬움이 몰려온다.
이 구성대로라면 여전히 카니발은 가솔린보다 디젤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높을 전망이다. 심리적으로 패밀리카로 활용하는 차의 연비가 리터당 10km를 넘지 못한다고 하면 심리적인 저항선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기존 카니발 3.3 가솔린 모델의 서울 시내 연비가 리터당 5에서 8km 정도 수준이었으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가 기본 사양이다
자연스레 디젤 모델로 시선이 왔으니 카니발 9인승 디젤 기본 트림인 프레스티지를 살펴보자. 가격은 3,280만 원으로 기존 모델보다 조금 올랐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언제나 그랬었기에 그리 놀랍진 않다. 오히려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기본 사양에도 추가된 기능들이 꽤 많아서 충분히 납득 가능한 상승폭이다.
일단 ADAS 기능들이 강화된 게 눈에 띈다. 정차에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까지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어 있는데, 이 정도면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 기본으로 갖춰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점은 칭찬해 줄만하다.
12.3인치 UVO 내비게이션엔
무려 12가지 사양이 묶여있다
여기에 만약 12.3인치 UVO 내비게이션을 선택한다면 고속도로 주행보조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추가되는데 무려 185만 원짜리 옵션이다. 사실 가격만 보면 되게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 있으나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주행보조나 하이패스, 독립 제어식 풀 오토 에어컨과 공기 청정 시스템, 오토 디포그 같은 기능들이 다 포함되어 있는 옵션이다.
따라서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도 충분히 추가할만한 사양이라고 할 수 있겠다. UVO를 추가하면 원격 시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름이나 겨울에 미리 시동도 걸어놓을 수도 있어 활용성이 좋다. 기본 사양에 UVO 옵션을 추가하면 차량 가액은 3,465만 원이다. 기본 사양에 옵션 하나 넣으니 바로 3천만 원 대 중반이 되어버렸다.
다른 옵션도 살펴보면 60만 원짜리 드라이브 와이즈는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와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후석 승객 알림과 안전 하차 경고가 추가되는데 이건 안전과 관련된 것이니 있으면 좋지만 예산이 빠듯한 경우라면 굳이 추가할 필요는 없는 사양들이다. 합리적인 기준에서 보면 말이다.
또 다른 옵션인 90만 원짜리 스타일은 LED 램프와 19인치 휠이 적용되어서 기본 트림임에도 풀옵션처럼 보이게 만들어 주는 건데 외관이 중요한 소비자라면 추가하면 좋은 사양이다. 물론 가성비나 기능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다 하면 굳이 추가할 필요가 없다.
110만 원짜리 컴포트. 2열 통풍시트와 리클라이닝, 확장형 센터 콘솔, 3열 USB 단자와 가죽 시트인데 이건 아무래도 시트와 관련된 기능이다 보니까 가격이 좀 비싼 편이다. 정말 고민되는 옵션인데 “난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아끼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강한 차주들이라면 추가를, “아니다 무조건 가성비가 최고다”라는 생각이라면 과감하게 넘어가면 된다.
스마트 파워 슬라이딩 도어 역시 있으면 정말 편리한 기능이지만 없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130만 원짜리 모니터링 팩은 운전에 능숙한 사람들이라면 그냥 넘어가도 좋고, 운전에 자신이 없고 아내나 다른 사람들도 운전을 해야 한다면 추가해 볼 만한 옵션이다.
프레스티지 트림에
컴포트와 UVO를 추가하면
3,575만 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
마지막은 스마트 커넥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기아 디지털 키, 터치 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 빌트인 캠(주행 중 영상기록 장치) , 보조배터리, 전자식 변속 다이얼(SBW) , 패들 쉬프트가 추가되는데 빌트인 캠은 블랙박스를 다는 것이 더 좋고 나머지 기능들 역시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굳이 추가할 필요가 없다.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게 최대한 짠돌이 모드를 가동하여 합리적인 9인승 디젤 카니발 사양을 구성해 보니 프레스티지 트림에 컴포트와 12.3인치 UVO 내비게이션만 넣어서 차량 가격은 3,575만 원, 실구매가격은 3,800만 원 정도가 나왔다.
욕심을 조금 버리면
노블레스나 시그니처가
아니어도 충분하다
사실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굳이 상위 트림인 노블레스나 시그니처까지 갈 필요가 없다. 노블레스 트림엔 1열 이중 차음 글라스나 2열, 3열 측면 수동 선 커튼 같은 게 적용되지만 기본 가격이 3,700만 원대로 확 뛰며 최상위 트림인 시그니처에서만 누릴 수 있는 옵션도 사실 눈에 띄는 건 앰비언트 라이트나 부가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욕심을 조금만 버린다면 트림을 높이는 것보단 하위 트림인 프레스티지에 필요한 옵션 몇 가지를 추가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카니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기본 사양은 3,500만 원 정도
옵션을 추가하면 4,000만 원 정도
옵션이 좀 더 세분화되지 못하고 여러 사양들이 하나로 묶여있는 건 여전히 불만일 수 있지만 이는 매번 그래왔던 것이기에 어쩔 수 없다. 풍부한 옵션을 포기하고 기본 사양 카니발을 구매한다면 실구매가격이 3,500만 원 수준으로 정리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차주들은 어느 정도의 옵션을 추가할 것이기 때문에 평균적인 실구매 가격대는 3천만 원 후반에서 4천만 원 초반선을 유지할 전망이다.
만약 신형 카니발을 직접 출고해야 한다면 프레스티지 트림에 드라이브 와이즈는 제외하고 스타일을 추가할 것이다. 또한 패밀리카 목적이라면 컴포트와 슬라이딩 도어, 유보 내비게이션을 추가하고 평소 노래를 즐겨듣기 때문에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역시 선택할 것이다. 그러면 실구매 가격은 약 4천만 원 정도로 떨어진다.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카니발을 탈 수 있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실구매 리포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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