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로 출고되는 현대기아차아 두루 적용되고 있는 전자식 스티어링 휠 MDPS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존재한다. 출시 초반엔 별일이 없는듯했으나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아 일부 차량들에선 핸들을 돌리고 나서 원래 위치로 돌아오지 않는 자석 현상들이 발생하거나 심한 경우엔 핸들이 잠겨 벼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차량들도 존재했다.
MDPS와 관련된 문제는 현대기아차가 MDPS를 본격적으로 장착하기 시작한 초기형 C 타입 16비트 MDPS에서 자주 발생했는데 핸들에서 지나친 소음이 나고 문제가 발생해 차주들은 스스로 구리스를 칠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 MDPS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일반적으로 EPS,
현대기아차는 MDPS라고 부른다
자동차의 조향장치인 스티어링 휠은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자동차가 움직일 때 원하는 방향으로 조향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핵심장치이기 때문이다. 과거엔 유압식으로 작동하는 스티어링 휠이 적용되었었지만 요즘 나오는 차량들은 대부분 전자식 스티어링 휠을 사용한다.
보통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를 EPS(Electric Power Steering)이라 칭하며 현대기아차에선 이를 MDPS(Motor Driven Power Steering)라고 부른다.
정비성, 연비 상승 등
장점이 많은
전자식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휠이 전자식으로 바뀌게 된 이유는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복잡한 가동 체계와 유압유가 필요한 유압계통으로 구성된 유압식 스티어링 휠보다 구조가 단순하며 이는 경량화와 정비성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유압식은 유압펌프가 엔진 크랭크 축에 물려서 구동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력에 손실이 발생하지만 전자식 스티어링 휠은 이에 영향을 전혀 주지 않는다.
따라서 전자식 스티어링 휠을 적용한 차량들은 연비도 소폭 올라가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스티어링 휠을 능동적으로 컨트롤하는 반자율 주행 시스템을 탑재하기 위해선 전자식 스티어링 휠이 필수적으로 탑재되어야 한다. 3세대 카니발 YP가 내수 사양엔 유압식 스티어링 휠을 장착하고 있었기에 차로 유지 보조 같은 기능을 탑재할 수 없었다.
어색한 조향감,
오작동 가능성 등
단점도 존재한다
물론 장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초기형 전자식 스티어링 휠들은 유압식과 동력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특유의 이질감이 큰 조향감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으로 제기되었다. 하지만 ZF나 보쉬 등 선진 메이커에서 개발한 요즘 전자식 스티어링 휠들은 이제 유압식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해 이런 단점들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된 상황이다.
또한 전자제어를 받게 되는 스티어링 휠 시스템은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순간적으로 오작동이 발생하여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일각에선 전자식 스티어링 휠이 급발진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초기형 16비트
C-MDPS에서 주로
문제가 발생한다
현대기아 자동차는 두 종류의 전자식 스티어링 휠을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는데 대중적인 차량에는 C-MDPS를,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차엔 R-MDPS를 적용하는 추세다. 예를 들자면 모닝이나 아반떼에는 C타입이 적용되어 있으며 제네시스 같은 고급차들에는 R 타입이 적용되어 있다.
중형급에선 사양에 따라 C타입과 R타입을 다르게 적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구조상 C타입보단 R타입이 더 우수한 조향감을 선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고급 사양에 적용된다. 그런데 C타입을 적용한 현대기아차의 초기형 모델인 2010년~2015년 정도에 출고된 많은 차량들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핸들에서 나는 정체불명의
딸깍딸깍 소리와 자석 현상
첫 번째로 문제가 된 건 핸들에서 딸깍딸깍하는 이상한 소리가 계속해서 나는 증상이다. 이는 현대차도 인정한 결함사항으로 과거 YF 쏘나타의 스티어링 휠 플렉시블 커플링을 교환해 줬던 사례도 존재한다. 핸들을 좌우로 돌렸을 때 딸깍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커플링 문제일 확률이 크다.
두 번째는 자석 현상이다.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그 자석이 맞다. 일반적으론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하기 위해 핸들을 돌린 뒤 손을 놓게 되면 핸들은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오려는 성질을 가진다. 하지만 자석 현상을 띄는 차량의 핸들은 복원이 되질 않고 그 상태 그대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진다. 운전자가 직접 스티어링 휠을 풀어야 하므로 운전 피로도에 악영향을 준다. 또한 핸들이 잠긴다면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티어링 어셈블리를
통째로 교환하려면
100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자석 현상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일부 차량들은 커플링 교체만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며 대부분 차량들은 어셈블리 전체를 교환해야 문제가 해결이 되었다. 어셈블리를 통째로 교환한다면 부품 가격만 약 60에서 70만 원 사이가 나오며 공임비는 20만 원 수준으로 100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MDPS와 관련된 불편함을 호소하는 차주들은 해당 연식 차량들 동호회를 보면 수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토로하고 있는 것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문제를 제조사가 아닌
소비자들이 찾아내고 있었다
제조사는 이런 증상들을 호소하는 차주들이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시정 조치를 하지 않아 현재 소비자들이 직접 해결방안을 찾아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태다.
K5와 여타 차종 동호회에서 해당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차주들에 따르면 전자식 스티어링 휠을 장착한 차량들에서 자석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웜 기어의 금속과 스퍼기어의 플라스틱이 만나면서 주행거리가 길어질 경우 기어 와 기어사이 유격이 점점 커지고 이에 따라 원래 있던 구리스가 빠지면서 증상이 가속화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구리스 주입 정모 합니다”
소비자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현 상황
문제의 원인을 밝혔으며 해당 부분에 구리스를 직접 보충해 주면 증상이 해결된다는 결론이 나왔기에 많은 차주들은 구리스 주입 정모를 해서 문제가 있는 차주들끼리 모여 해결방안을 갈구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차주들은 구리스를 셀프로 주입하는 방법들을 자세하게 올려서 정보를 공유하며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었다. 물론 제조사는 아직 이에 대한 별다른 조치나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차 좀 제대로 만들어 주세요”
불만을 호소하는 소비자들과
끄떡없는 제조사
해당 문제를 호소하는 차주들은 “언제 잠기거나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차를 계속해서 타야 하는 게 매우 불안하다”라며 “이렇게 많은 차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없는 제조사의 태도는 매우 답답하다”라고 밝혔다.
만약 고속주행 중 스티어링 휠이 갑자기 잠겨버리거나 제대로 조향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순식간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리콜을 통해 문제를 개선해 줘야 하는 게 맞는 상황이지만 국토부와 제조사는 전혀 미동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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