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플러스 미국에서 잘 나간다고 광고하더니 알고 보니 나라 망신시키고 있었다는 국산차의 뒤통수

미국에서 잘 나간다고 광고하더니 알고 보니 나라 망신시키고 있었다는 국산차의 뒤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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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의 북미 판매 실적이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 상반기 북미 중형 SUV 판매량 1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작년에 27위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16위를 껑충 뛰어 오른 것이다. 무려 3만 5,699대가 팔렸고 작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7,350대 정도가 더 팔린 셈이다. 코로나의 직격타로 판매량이 줄어버린 기아차 텔루라이드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 팰리세이드의 앞길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실내 악취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북미 관계자는 “해결 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딜러들에게 지침을 내릴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흥미롭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팰리세이드 악취 문제와 소비자들의 반응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원섭 에디터

북미 현지 생산 모델에 비해
코로나 감염병 영향 적게 받아

지난 상반기 팰리세이드의 북미 판매량은 3만 5,699대로 한 달에 6,000대 정도 판매되었다. 작년 하반기 판매량이 2만 8,353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성장한 수치다. 약 7,350대 증가한 수치로 월간 판매량이 1,000대 넘게 상승한 셈이니 말이다. 이러한 판매량으로 지난 상반기 북미 중형 SUV 판매량 11위에 올랐는데 작년에 비해 무려 16위나 오른 것이다.

국내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델이어서 상승 폭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북미 현지 공장들은 코로나 감염병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반면 국내 울산공장은 코로나-19 감염병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기에 생산량에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판매량도 계속 상승하고 있는 중이어서 하반기 실적에도 걱정이 없었다.

헤드레스트와 시트의
연결부에서 발생한 악취

그러나 팰리세이드의 미래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최근 북미 팰리세이드 차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팰리세이드 실내에서 ‘마늘 냄새’ 또는 ‘썩은 채소 냄새’와 같은 악취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었다. 차주들에 따르면 악취는 헤드레스트와 시트의 연결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팰리세이드 커뮤니티인 Palisadeforum.com에서는 이미 악취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차주들은 “구매한 지 반년 만에 악취가 등장했다”. “악취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라고 불평했다. 아예 헤드레스트와 하부 매트 등의 실내 부속품을 교환해버린 차주들도 있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는 북미 자동차 전문 매체 Cars.com에서 최초로 보도되었다. Cars.com은 “지난 12월에 팰리세이드를 인수했고 최근 들어 실내에서 악취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해당 문제는 대부분 나파 가죽 시트와 밝은 색 인테리어가 적용된 차량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온도가 높을수록, 차량을 장시간 주차해 놓을수록 악취가 심해진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몇 가지 가설도 등장했다. “나파 가죽 시트가 열을 받으면서 악취가 발생하는 것이다”라는 가설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시트 방염제의 문제로 악취가 발생하는 것이다”라는 가설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가설일 뿐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조치를 취하겠다”
국내에서는 “소비자 과실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현대차 북미 관계자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해결방안이 나오는 대로 딜러들에게 지침을 내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국내 소비자들은 분노하는 모습이다. “마늘 냄새라니 나라 망신 다 시킨다”, “마늘 방향제 장착한 새로운 옵션이냐” 등 북미에서 발견된 팰리세이드의 결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더욱 화나게 만든 것은 국내에서와는 사뭇 다른 현대차의 대처 방법이다. “국내였으면 원래 그런 거라고 우겼을 게 뻔하다”, “국내였으면 고객님 과실이네요” 등 현대차의 상반된 대처를 비꼬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 결함이 발생하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해외에서는 즉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현대차의 모순적인 태도를 비판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국내 소비자 보호법 때문?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상반된 대처 방법이 국내 소비자 보호법의 약점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소비자 중심, 한국은 제조사 중심”이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국내의 레몬법은 단순 권고 사항이지만 미국의 레몬법은 법적인 강제성을 가지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도 마찬가지다. 국내의 징벌적 손해배상은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친 경우’에만 해당되고 재산적 피해나 정신적 피해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에는 재산적 피해나 정신적 피해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레몬법과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개선안이 계속해서 요구되고 있지만 “기업의 활동을 위축 시킨다”라는 이유로 국회에서 매번 기각되고 있다. 소비자들을 보호해 주는 제대로 된 법과 제도가 없으니 국내에서는 앞장서서 결함을 해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서는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더라도 타격이 적기 때문에 현대차가 올바른 대처를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결국 현대차가 ‘피해를 적게 보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으니 소비자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서 결함 발생하면
모르쇠로 일관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현대차는 국내에서 결함이 발생하면 “소비자 과실이 있는 것 같다”, “본사 지침이 없어 해결할 방법이 없다” 등의 대처로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원인을 찾고 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정작 원인은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이쯤 되면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논란이 심해지고 나서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까지 보이니 소비자들의 비판이 나올 만도 하다. 반면 미국에서는 소비자들 눈치를 봐가며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내수 차별 논란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현대차는 한국 제조사고 어차피 한국에서는 잘 팔린다는 생각으로 일관하는 것이다”라는 비판마저 등장했으니 말이다.

현대차의 내수 차별 논란은 당초 차량의 품질이나 선택 사양의 적용 등으로부터 불거졌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차별이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법과 제도의 문제도 분명하지만 결국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제조사의 문제가 분명하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꼭 법과 제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제조사가 스스로 소비자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내수 차별 논란과 날선 비판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현대차가 더 강한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다. 결국 이러한 비판이 있음에도 태도의 변화가 없다는 것은 현대차가 ‘돈만 보는 제조사’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못하는 것보다
안 하는 것이 더 문제

현대차가 기술적으로 미완성된 제조사여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면 소비자들의 이해를 받았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으며 작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량 5위까지 달성한 현대차그룹이기에 더 많은 질타를 받는 것이다. 결국 ‘할 수 있으면서도 안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는 “현대차는 분명 좋은 제조사지만 부적절한 태도로 인해 문제가 되는 것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당장의 이익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야 하는 이유다. “진짜 현대차를 사고 싶다면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을 역수입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라는 말이 정말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앞서 한 소비자가 말했듯 현대차는 분명히 좋은 제조사다. 누군가는 이를 부정할 수도 있겠지만 수치가 증명해 준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작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량 5위를 달성했으니 세계가 인정한 셈이기도 하다. 수출 실적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미래가 기대되는 제조사다.

수출 실적 향상도 정말 좋은 일이고 세계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것도 제조사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대차를 만든 것은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와 응원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은 현대차가 가진 책임감의 문제라는 것이다. 현대차가 앞으로 어떠한 책임감을 보여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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