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최근 국지성 호우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영상 보신 것처럼 자동차도 비 관련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아닌 차량 제작 결함으로 인한 피해라 차주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홍수 난 제네시스’가 화제입니다. 해당 내용을 차주께서 커뮤니티에 올려주셨는데, 이 글이 베스트 글로 올라갈 만큼 큰 파장이 있었고, 저희 쪽으로도 따로 제보를 주셔서 오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자세히 들어보려 합니다.
글 김승현 편집장
[기자]
유승달 씨 나와계시죠?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
[기자]
예. 안녕하세요. 오늘 저희가 좀 긴 대화가 오갈 것 같아서 바로 좀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
[기자]
이번에 문제가 된 유승달 씨의 차종이 정확히 어떻게 됩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제네시스 G80 3.3 모델입니다.]
[기자]
차량 구입은 언제 하셨고, 누적 주행 거리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차량 구입은 2019년도 6월경에 했고요. 그다음에 주행거리는 13,400km 정도 됩니다.]
[기자]
예. 커뮤니티에 올려주신 글을 보니까 ‘홍수 난 제네시스’… 이미 제목에서부터 좀 많이들 짐작하셨을 것 같습니다만, 어떤 문제였는지 간단하게 설명 가능하십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 24일 금요일날 인제로 직원들을 데리고 워크숍을 갔는데, 비가 많이 내렸어요. 그 강원도에. 그래서 토요일날 오전에 차 문을 열어보니까 운전석 뒤쪽 진짜 찰랑찰랑 찰 정도로, 발목 정도 찰 정도로 물이 고여있었고요. 그다음에 앞 좌석 시트 쪽에도 그 밑에 핸들 밑부분도 젖어가지고 손등까지 물이 차있는 그런 상태였었죠.]
[기자]
예. 비가 많이 오는 날 차를 야외에 세워두셨고, 그리고 그다음 날 봤더니 차량안에 물이 차 있었다 그런 말씀이실까요?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네. 맞습니다.]
[기자]
그러면은 말씀 주신 것처럼 운적석하고 운전석 뒤쪽, 그쪽으로만 물이 좀 차 있었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네. 다른 쪽은 전혀 물이 없고요. 흘러들어온 게 아니고 물이 차있는 상태로. 발목 정도까지 차 있었어요. 운전석 뒷좌석 쪽에.]
[기자]
그 혹시 차량의 문이나 창문 아니면은 선루프 같은 게 열려있지는 않았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그 저 혼자 한 게 아니고 저희 직원들하고 같이 봤는데, 처음에는 저도 의심한 게 내가 창문을 혹시 나도 모르게 열었거나 혹은 차 문이 열려있었거나 하는 걸 확인 하려고… 본 상태는 깨끗했어요. 차 내부 문 쪽, 안쪽 패널이나 창문 안쪽이나 물 흐른 자국도 없고 깨끗했었는데, 혹시 몰라서 다시 차를 이동해서 차 문을 완전히 닫은 상태를 확인하고 물을 다 퍼낸 상태에서 지켜봤죠. 그랬더니 또 차더라고요.]
[기자]
그러니까 침수 지역이라든가 그런 데를 주행하지 않고, 비 오는 날 주차만 했을 뿐인데, 그렇게 물이 찼다 이 말씀이시죠?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 맞습니다.]
[기자]
알겠습니다. 첫 번째는 하루 동안 거의 차를 세워두신 거고 두 번째는 식사를 다녀오시는 동안 그새 또 물이 차 있었다는 말씀이십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 한 2시간? 2시간 있다가 제가 다시 가봤는데, 또 물이 차 있더라고요.]
[기자]
그 문제가 발견된 이후에 서비스센터에 맡기셨다고 하셨는데, 조금 구분을 위해서 질문을 드리자면 현대 블루핸즈와 공식 서비스센터 중에서 어디에 차를 맡기신 겁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차를 맡긴 거는 블루핸즈고요. 처음에 문의했던 곳은 공식 서비스센터에다 문의했죠.]
[기자]
아, 문의는 서비스센터에서 하셨고, 맡기는 건 블루핸즈에다 맡기셨다…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 맞습니다.]
[기자]
알겠습니다. 차량 상태를 본 서비스 센터 직원은 뭐라고 하던가요?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말로 일단 대화할 때는 걱정하고, “상심이 크겠다”라고 얘기는 하는데, 그렇게 말씀은 해주시더라고요. 일단.]
[기자]
처음에는 일단 공감을 해주시고… 서비스센터 엔지니어와 통화 이후에 서비스센터 팀장하고도 통화를 하셨다고 써주셨습니다. 여기선 어떤 대화가 오갔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기술적인 부분으로 일단은 처음에 확인을 해야 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물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묻고, 똑같은 질문이에요. “차 문을 열어놓지 않았느냐”, ”창문을 열어 놓지 않았느냐” 그러니까 소비자 또는 피해자 입장에서 듣는 대화 내용은 “너의 부주의로 인해서 차에 물이 샌 것 같다”라는 말로 저는 들렸고, 또 그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아니다. 이건 두 번 이상 확인한 거고, 나의 부주의가 아닌 차의 결함이다”, ”찾아달라”라고 얘기를 하니까, 이건 솔직히 엔지니어는 그러면 안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뭐가 문제가 있으면 “아 이게 이렇게 이렇게 검사 또는 조사를 해봤는데도 안 나오니 좀 더 찾아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마치 “우리는 할 거 다 해봤는데도 물이 안새니 네가 뭐 침수를 차를 시킨 거 아니냐”라는 식으로 이렇게 “그 지역을 돌아다닌 거 아니냐”, ”그래서 차가 침수된 것이 아니냐”… ”아니다. 나중에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지 않겠느냐. 내가 그런 지역을 다녔는지를…” 그러니까는 팀장이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 “그럼 내가 블랙박스를 확인해보겠다” 이거는 소비자가 잘못해서 차를 끌고 들어온 거라고 의심을 하는 건데, 저는 그게 엔지니어로서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봐요.]
[기자]
예. 그 서비스센터에서도 “어떠한 조치를 해봤는데 차에 물이 안 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거기서는 어떤 걸 했다는 겁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옥상에 차를 가지고 올라가서 고수압으로 물을 뿌려서 테스트를 해봤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C필러, A필러 다 확인했고 커버 띠어서 확인했다”, ”근데 이상이 없다”, ”당신의 차는 이 정도 수압, 허리케인이 와도 물을 이렇게 못 뿌리는데 뿌렸을 때 물이 새지 않으니, 너의 잘못이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전 진짜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아,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히 이거는 차 내부에서 어디론가 물이 차고 흐르는 건데, 아니라고 얘기를 하니까…너무 화가 났죠. 그리고 그 말 와중에 “블랙박스 확인해보고 전화주겠다”는 식으로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정말 화가 많이 났죠.]
[기자]
알겠습니다. 그 팀장하고 통화하고 몇 시간 뒤에 엔지니어하고 또 통화하셨다고 그랬는데 이때는 어떤 대화가 오갔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너무 죄송하다고 뒷좌석 쪽에 물이 찼으니까 그쪽만 확인을 했대요. 물 뿌리고. 그제야 하는 얘기가. 그러더니 하는 말이 “앞 좌석 쪽을 확인해 보니까 보닛 안쪽에 엔진 룸에서 들어오는 전선 다발이 있는데 물이 들어오지 않게 해주는 패킹이 말려있어서 조립 때 불량인 것 같다”라고 “그쪽을 타고 물이 들어와서 그렇게 물이 흥건히 젖었다”고 “미안하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기자]
그러면은 결론적으로 생산 중에 조립 불량이었던 거네요?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 그렇습니다.]
[기자]
예. 써주신 걸 보니까 새 차임에도 불구하고 퀴퀴한 냄새가 항상 났다고 하셨는데, 이것도 이번 침수 문제와 관련 있다고 하던가요?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 차가 주행을 했을 때 뭐 비가 오거나 이랬으면 휠베이스 쪽에서 바퀴가 막 돌면은 타고 들어왔을 거라고 엔지니어가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씩 젖었다, 말랐다, 젖었다, 말랐다를 반복했을 거”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얘기한 게 맞다”고 “그전에서부터 샜었고, 냄새가 났었을 거다”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기자]
“고무 패킹에 문제가 있어서 비가 많이 오든 적게 오든 물이 그쪽으로 스며들었다”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네. 맞습니다.]
[기자]
알겠습니다. 그 결론적으로 침수의 원인은 조립 불량이었고, 현대차 측에서는 어떤 수리를 해줬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일단 고무 패킹 쪽 교체를 해줬고요. 젖어있는 시트 운전석과 운전석 뒷좌석 쪽에 있는 베이스 시트를 다 갈아줬고, 5개, 맨 위에 상부 시트도 전체 다 교체를 해줬고요. 문제 될 만한 것들은 전부 다 갈았더라고요. 제가 직접 가서 확인했는데, 뜯어 놓은 거, 착착착착 쌓아 놓았더라고요. 새로 바꿨다라는거 보여주고, 일단 그렇게 수리를 받았습니다.]
[기자]
알겠습니다. 공교롭게도 주말 동안에도 중부지방에 비가 많이 왔습니다. 수리가 잘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을 것 같은데, 뭐 차 안에 물이 또 고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네네. 그런 일은 없더라고요.]
[기자]
알겠습니다. 그 저희 담당 PD랑 통화를 하시면서 현대차 측의 대응이 불만이 있었다고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문제가 처음 발생했을 때부터 처리 과정까지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셨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를 보고 이제 차를 구매한 건데, 제네시스에서 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처음에 “주말이니까 저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는 말만 듣고,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가지고… ”그러면 물이 저렇게 차는데, 나는 바가지로 물을 계속 퍼야 되느냐” 그랬더니 “뭐 자기는 본사 직원이 아니고, 본사를 통해서 연락은 해보겠지만 뭘 해줄 수 있다는 확답은 못 해주겠다”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솔직히 상담원분의 심정이나 그분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그건 제가 충분히 이해하는데, 그래도 이 정도의 브랜드를 내놓고 판매를 한다면 그에 걸맞은 서비스가 있어야 하는데, 제네시스에서 받은 서비스라고는 전혀 없고요. 다 블루핸즈에서 받은 거예요. 서비스는. 블루핸즈 쪽에 구걸하다시피 얘기를 해서 인제에서 인천으로 보내주고, 그다음에 렌트도 블루핸즈에서 해주고, 전부 블루핸즈에서 처리를 해줬고요. 더 황당한 거는 일이 진행됨에 따라서 고객이 갖고 있는 불만이라든가 케어가 잘됐는지 확인한다든가 이런 시스템이 전혀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서비스 센터 들어가서 그 엔지니어하고 대화하고 그게 끝이에요. 뭐 책임자가 전화 오는 것도 없고, 해피콜 같은 그런 게 전혀 없어요. 그런 게 너무 불만이죠.]
[기자]
결론적으로는 “프리미엄 브랜드라 해서 샀는데,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서비스는 전혀 없었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 맞습니다.]
[기자]
알겠습니다. 아마 이건 보시는 분들도 좀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자연재해로 인한, 자연적인 침수 지역을 지나거나 이렇게 해서 차량 안에 물이 찬 게 아니라, 생산 불량으로 인한 결함으로 물이 차게 된 건데, 나중에 차를 팔게 된다면 자연재해 때문이 아니더라도 침수차에 해당하는 건지, 만약에 그렇다면 현대차 측에서 이에 대한 배상 같은 걸 받을 수 있는 겁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그러니까 저도 이런 점이 되게 궁금한데, 누구한테 물어볼 사람도 없고, 대답해 줄 사람도 없습니다. 솔직히.]
[기자]
현대차 측에서는 그에 대한 얘기가 없었나요?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전혀 없죠. 전혀 없고, 저도 솔직히 이걸 엔지니어한테 할 얘기도 아니고 CS라든지, 고객을 상담하는 사람이 전화가 와야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 물어도 보고, 향후 어떤 방향이라든지, 이런 것도 물어 볼 수가 있는데, 전혀 없어요. 그런 서비스는 아예 없습니다. 알아볼 수도 없고, 알 수도 없고…]
[기자]
직접 중고차 딜러나 그쪽에다 전화해야 차주분도 알게 되는 거네요?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그렇죠.]
[기자]
알겠습니다. 저희가 마지막 질문에 약간 공식 질문 같은 건데요. 이 문제를 공론화해야겠다고 마음먹으신 이유가 있습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처음에는 제가 제보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보시면 알겠지만, 동영상도 없고… 저는 처음에 빨리 이 차를 해결해서 비가 많이 내리는 인제 지역에서 일단 인천으로 오고 수리를 받아야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거를 일을 진행하다 보니까 너무 어이가 없고,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하고 또 화가 나는 거예요. 소비자가 물건을 사서 고충을 겪으면 어느 누군가는 전화라도 해주고 문제에 대해서 하나하나 발맞춰서 해결해 주려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전혀 그런 게 없고요. 그러던지 말든지 이고… 오로지 소비자가 전화 열 번, 다섯 번, 전화 걸고 해야 그거에 대해서 답을 얻을 수 있고, 또 그 답을 얻으면 거기서 끝이에요. 그다음에 뭔가 이어지는 그런 것들도 없고, 서비스라든지. “아, 이거는 얘네 브랜드 자체가 어떤 소비자건 피해자건 이런 일이 생기면 똑같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니까 “이건 제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많이 알려져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이런 부분들이…]
[기자]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나 제조사 측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조립 불량이라고 하는데 고무 패킹이 말려 들어가서 물이 샌다는 거는 프리미엄이라는 말은 일단 당연히 빼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어떻게 그런 제조 실수가 있는지, 저는 참 어이가 없고… 제조사 측에 하고 싶은 말은 금액을 더 높게 받는 거는 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만한 품질과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면, 하지만 서비스나 제조 품질이 그에 못 미친다면 진짜 저 정도 가격에 내놓는 거는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좀 이런 일들이 저 말고 다른 분들도 겪고 있는 걸로 제가 아는데, 생산이라든지 사후관리에도 더 많은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제작 결함으로 인한 침수 피해를 겪고 있는 제네시스 G80 차주 유승달 씨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유승달/제네시스 G80 차주 : 네. 감사합니다.]
예. 보신 것처럼 장마철에만 볼 수 있는 제작 결함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 차가 나오면 1년 정도 기다렸다 사야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오늘 사례를 보면 이 말도 무조건 맞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현대차가 프리미엄이라고 내세우는 제네시스마저 이러한 생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인 중입니다. 문제가 분명하고 피해자도 존재하는데, 이 문제를 해명해야 하는 제조사는 그대로이고, 제3자가 나서고 있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비정상적이지만 낯설지는 않은 현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2007년 3월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장은 웅성거렸습니다. 한 손을 번쩍 들었던 열일곱 살의 소년. “일본 자동차 회사가 미국에서 위협적으로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입니까?”, “여기 현대차 직원들이 상당히 많은데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주총장에 동원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년의 날카로운 질문과 지적은 계속됐고, 답변하던 회사의 부회장은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 아마 그 당시를 살았던 분들이라면 기억하실 것 같습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학생의 출현에 주목했고, 그 소년은 매스컴에서 집중적으로 전파를 탔습니다. 주총장에 처음 참여해본 그 소년의 한 줄 소회는 “짜고 치는 고스톱 같았다”였습니다.
물론 당장의 품질 문제나 경영 문제, 그리고 생산 문제에 영향을 끼치진 않겠으나, 회사의 진짜 주인인 주주들이 던진 경고 메시지는 그 소년의 지적만큼이나 분명했습니다.
작가는 거듭된 갑질보다 더욱 두려운 것은 그들이 지금까지, 그리고 또 앞으로도 손에 쥐고 있을 권력, 그리고 열일곱 살 소년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정의 내린 경제 권력의 견고한 장벽도 여기에 포함될 것입니다.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이변일까, 아니면 우리가 있던 정상적인 일일까? 기업의 문제점을 대형 언론사가 아닌 작은 미디어 채널, 더 나아가 크리에이터라 불리는 개인이 고발하고 있는 이 상황, 개인 크리에이터 간에는 조작과, 사실을 분별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 요즘
어쩌면 요즘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그 견고한 경제 권력의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균열의 시작이며, 이런 균열이야말로 이제는 서른이 되었을 그 소년이 좀 더 합리적인 세상을 꿈꾸며 던졌던 질문에 대한 대답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 대답 중 하나가 되기 위해서 적어도 ‘언론인‘이라 자칭하는 이들은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오늘의 비하인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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