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차로 스팅어와 G70이 있다. 스팅어는 GT 성향의 패스트백 스포츠 세단으로, G70은 프리미엄을 지향한 콤팩트 스포츠 세단으로 출시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모델인 만큼 페이스리프트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하는데, 스팅어는 얼마 전부터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판매하고 있으며, G70 역시 페이스리프트 판매를 앞두고 최근 외관 및 내관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두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방향은 달랐다. 스팅어는 외관 변화는 거의 그대로 둔 대신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2.5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업그레이드했고, G70은 외관이 대대적으로 변한 대신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그대로 뒀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스팅어와 정반대 변화를 보여준 G70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진웅 에디터
최신 제네시스
패밀리룩으로 변화
우선 최근에 공개된 G70 페이스리프트(이하 더 뉴 G70)의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더 뉴 G70은 기존 G70 차체에 최신 제네시스 패밀리룩을 입혔다. 오각형 크레스트 그릴을 중심으로 슬림형 쿼드 헤드 램프가 양옆에 배치되어 있다. G80과 마찬가지로 헤드램프 4곳에 방향지시등이 모두 들어온다.
차체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그릴이나 헤드램프 부분이 왜소해 보인다는 느낌이 강한 편이다. 또한 그릴의 디자인이 GV80이나 G80이 방패 형태였다면 G70은 다이아몬드에 가까운 형태다. 범퍼는 스포티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에어 커튼을 강조하고 있다. 상위 모델들과는 지향점이 다른 모델이다 보니 디자인 부분에서 어느 정도 독창성을 갖췄다.
차체가 기존과 동일하다 보니 측면 실루엣도 동일하다. 그 외에 윈도 라인이나 벨트라인, 캐릭터 라인 등이 기존과 동일하며, 차이점이 있다면 전 후면부에서 이어지는 얇고 예리한 형태의 램프가 바퀴 주변의 입체감을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공력 효율을 최적화하기 위해 사이드에 존재하는 에어벤트 형태가 변경되었다. 휠은 기존과 동일하게 18인치를 기본으로, 19인치를 옵션으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후면은 디자인 변화를 거쳤다. 트렁크 위쪽의 형태가 변경되었고, 테일램프가 헤드램프처럼 슬림형 쿼드 램프로 변경되었다. 제네시스는 제네시스 로고의 비상하는 날개를 표현한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번호판은 트렁크 정중앙에서 범퍼로 이동했으며, 공기 흐름을 개선하는 디퓨저의 형태가 변경되었다. 머플러는 3.3 터보 기준 기존 모습에서 좌우로 늘어난 형태로 변했다.
기존과 큰 차이 없는 실내
첨단 정보기술 사양 추가
반면 실내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대시보드와 센터패시아, 센터 콘솔, 도어트림에 있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거의 동일한 모습이다. 스티어링 휠은 GV80이나 G80 디자인이 적용되지 않았고, 변속기 역시 기존의 레버식 전자 변속기가 그대로 적용되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센터패시아에 있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8인치에서 10.25인치로 증가했다. 크기가 확대된 점은 환영받을 부분이나 프리미엄 모델인 만큼 12.3인치를 넣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화면만 확대된 것이 아니라 무선 업데이트, 발레모드, 카페이 등을 지원해 확장된 사용자 경험을 지원하며, 무선 충전 시스템은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변경되었고 출력도 5W에서 15W로 증가했다.
엔진 라인업은
기존과 동일하다
스팅어는 2.0 가솔린 터보를 2.5 가솔린 터보로 업그레이드한 반면 G70은 기존 파워 트레인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 외에도 스팅어는 디젤 모델이 페이스리프트 이전부터 단종되었지만 G70은 페이스리프트 후에도 디젤 라인업이 계속해서 나온다.
출력은 기존과 동일하거나 약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스팅어의 경우 3.3 가솔린 터보 엔진을 유지하되, 출력을 3마력 높였다. 정확한 엔진 제원은 10월 출시 직전에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 G70 엔진 제원은 2.0 가솔린 터보 252마력(스포츠 패키지 255마력)/36.0kg.m, 3.5 가솔린 터보 370마력/52.0kg.m, 2.2 디젤 202마력, 45.0kg.m을 발휘한다.
출력 강화가 필요했던
스팅어 페이스리프트
스팅어는 기본적으로 G70보다 차가 큰 데다 공차중량이 무겁다. 스팅어가 전장이 145mm, 전폭이 20mm 더 크고 공차중량은 50~90kg 가량 차이가 난다. 그렇다 보니 동일한 엔진을 장착했을 때 스팅어 쪽이 주행 성능 부분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스팅어 2.0 차주들은 출력만 더 높았으면 좋겠다는 후기를 많이 남기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스팅어 페이스리프트에 2.5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보이며, 출력이 49마력 상승했다. 반면 3.3 가솔린의 경우 신형 3.5 가솔린 터보와 10마력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출력 상승으로 얻는 효과가 미미하기에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스팅어는 기존 모델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크게 호평받는 디자인이다 보니 굳이 페이스리프트에서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를 거칠 필요가 없었다. 거기다가 판매량이 적어 디자인 변경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 지금보다 훌륭한 디자인으로 변경되면 몰라도, 싼타페나 그랜저처럼 혹평 받는 디자인으로 변경된다면 그나마 있던 수요도 다 떨어지게 된다.
디자인 통일이 필요했던
G70 페이스리프트
반대로 G70의 경우 스팅어보다 크기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현재 파워 트레인만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엔진 라인업을 그대로 둔 것으로 보인다. 혹은 G80에 2.5 가솔린 터보 엔진이 존재하기 때문에 라인업 상으로도 한 단계 아래인 G70과 차이를 두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제네시스는 G90을 시작으로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했으며, GV80과 G80도 새로운 패밀리룩을 입었다. 그리고 올해 안으로 G70과 동급인 SUV GV70도 출시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 G70의 디자인을 제네시스 패밀리룩으로 통일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스팅어와는 반대로 파워 트레인은 그대로 두고 대대적인 디자인 변경을 진행한 것이다. 즉 정리하자면 변화가 필요했던 부분이 서로 달랐던 것이다.
신뢰성 문제로
G70에는 2.5 엔진 미탑재?
한편으로는 스마트스트림 2.5 엔진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G70에 탑재하지 않았다는 말도 있다. 작년부터 K7 프리미어 모델에서 엔진오일 감소 현상이 발견되었다. 출고 후 3,000km 정도밖에 주행하지 않았는데 엔진오일이 거의 사라진 것이다.
이 현상은 이후 출시된 그랜저에서도 발견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1년 전부터 발견되었는데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엔진오일이 감소하면 엔진의 윤활, 세척, 방청, 기밀, 냉각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빠르게 손상되며,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G80이나 스팅어에 탑재된 2.5 모델은 해당 엔진에 터보차저를 탑재한 것으로 동일한 엔진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앞서 출시한 G80과 GV80에서 엔진 결함 이슈가 있었는데, G70마저 엔진 결함 이슈가 발생하면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G70은 안정성이 검증된 2.0 엔진을 탑재하고 서자 취급을 받는 스팅어에 2.5 터보 엔진을 탑재해 테스트한다는 시각이 있다. 향후 문제가 생기면 이를 수정해 G70 풀체인지에 반영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어쨌든 시장의 경쟁자인 두 모델이 각기 다른 변화로 소비자 앞에 나타났다. 시장 특성상 여전히 G70이 더 잘 팔리겠지만 스팅어도 모처럼 출시한 고성능 모델인 만큼 판매량 부분에서 개선이 있기를 바라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