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시장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역으로 국내 시장 판매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주목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내수 시장에서 인상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이유로, 무너진 수출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신차들을 출시하며 마케팅을 이어간 결과로 해석했다.
그런데 요즘 현대기아차를 사려는 많은 소비자들은 “차는 좋아진 거 같은데 뭔가 신차를 사기에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라며 걱정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매스컴으로도 자주 보도가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 때문이었는데 요즘 현대기아차를 사려던 소비자들은 무엇을 걱정하고 있었던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기아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2019년 상반기 73만 9,632대
2020년 상반기 78만 7,758대
늘어난 국산차 판매량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내수 시장에서 인상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흥행에 대 성공했다. 지난해 상반기 국산차 총 판매량은 73만 9,632대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엔 78만 7,758대를 기록해 약 5만 대에 가까운 차가 더 판매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부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가 32만 3,909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41%를 차지했고, 뒤를 이은 기아차가 27만 7,813대를 판매하여 시장 점유율 35%를 차지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그룹에 포함되는 제네시스는 4만 8,886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6%를 차지했는데 현대자동차그룹사 3개를 묶으면 무려 82%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했다. 르노 삼성과 쉐보레, 쌍용차 판매량을 모두 합쳐야 기아차 판매량의 절반 수준을 겨우 따라가는 정도니 완벽한 독과점 시장이다.
국산차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독주가
계속되는 중이다
같은 기간 모델별 세부 판매량을 살펴보아도 현대기아차의 독주가 이어졌다. 포터와 봉고 같은 상용차를 제외한 2020년 상반기 승용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 그랜저가 7만 7,405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32%를 차지하며 확고한 1위 자리를 고수했고 쏘나타를 넘어서 국산차 판매량 2위까지 기록하게 된 기아 K5가 4만 4,111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7%를 기록했다.
싼타페를 넘어선 기아 쏘렌토의 활약도 꽤 인상적이다. 3만 2,475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4%를 기록한 것이다. 없어서 못 산다는 현대 팰리세이드는 총 3만 1,029대가 판매됐는데, 아직도 차를 출고 받으려고 대기 중인 소비자들이 많은 걸 보면 향후 판매량도 꾸준히 유지될 전망이다.
이미 시장 점유율이 82%에 달하는 상황이니 현대자동차 그룹이 아닌 다른 자동차 제조사가 판매량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초 한때 XM3 가 소형 SUV 시장 판매량 1위로 반짝 올라섰으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상반기 총 판매량 집계에선 셀토스가 XM3를 앞서며 이번에도 기아차의 승리가 이어졌다. 같은 세그먼트에서 경쟁하던 쌍용 티볼리는 멀리 도태된 지 오래다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여러 신차들은 연이어 출시하며 상품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페이스리프트임에도 풀체인지에 가까운 디자인과 사양의 변화를 주고 있기에 최근 출시하는 현대기아의 신차들은 옵션이나 파워트레인이 대대적으로 변경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결국 현기차를 살 수밖에
없다는 소비자들
많은 소비자들은 “차를 사려고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면 결국엔 현대기아차를 사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현대자동차 그룹의 독과점 체제는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견엔 업계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경우가 보통이다.
현대기아차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확실히 파악하고 있으며,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르노삼성, 쉐보레, 쌍용차의 같은 세그먼트 차량들 대비 항상 옵션이 조금 더 좋거나, 실구매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거나, 중간급 트림을 선택하면 가성비가 좋게 만들어 출시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현대기아차를 선택하게 되는 구조다. 그 어느 국산차 제조사보다도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점 역시 판매량에 크게 한몫했다.
또한 현대기아차를 사는 많은 소비자들은 “요즘 현대차가 예전과 비교하면 꽤 많이 좋아졌다”라며 실제로 상품성이 많이 업그레이드되어 만족한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요즘 출시하는 현대기아차의 신차를 살펴보면 준중형 급인 아반떼에도 차로 유지 보조 같은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 탑재되며,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나 각종 첨단 사양들이 아낌없이 탑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사양들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자처한 제네시스는 올해 GV80과 신형 G80을 출시하며 기존에 생각하던 제네시스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은 두 줄 램프와 크레스트 그릴 등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디자인은 수입차에 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기존 모델과 비교해 보면 내장재나 상품성, 주행 질감 측면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을 수준으로 좋아졌다는 평이 이어졌다.
신형 제네시스는 가격이 꽤 올랐지만, 차가 좋아졌다는 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차를 사기 위해 출시와 동시에 줄을 섰다. GV80은 올해 초 출시될 당시 너무 많은 계약자가 몰려 대기 기간만 무려 1년이라는 어마 무시한 저력을 보여주었고, G80 역시 연간 목표 판매량을 몇 달 만에 일찌감치 달성해버리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최근 출시하는 현대기아의
신차에선 너 나 할 것 없이
품질 및 결함 문제들이 터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잘나가는 현대기아차의 뒷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비쳐오고 있었다. 지난해와 올해, 신형 현대기아차를 구매한 여러 차주들 사이에선 “품질에 문제가 있다”라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한 현대기아차를 살펴보면 멀쩡한 차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품질 문제와 결함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출시 순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11월에 출시된 더 뉴 그랜저는 새롭게 탑재된 2.5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에서 오일이 감소하는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했으며, 크래시 패드 쪽의 단차가 맞지 않는 문제도 빈번하게 생겨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자처한
제네시스 역시 문제는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자처한 제네시스 역시 GV80과 G80에서 연달아 각종 결함들이 발생하며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GV80은 출시 초기 배터리가 방전되는 이슈가 있었으며, 3.0 디젤 엔진은 심한 진동 이슈로 인해 결국 출고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신형 G80은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음에도 일부 차량들에서 엔진 떨림 증상이 발생했고, 시동 꺼짐이나 전자 장비 제어 불능 등 예기치 못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해 동호회 차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최근엔 G80과 GV80 두 차량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악취 문제로 또 한 번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문제가 계속 반복된다면
소비자 이탈 현상도 심화될 전망
이러한 각종 결함 및 품질 논란 이슈들이 심해지자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도 알려지며, 일반 소비자들은 현대기아차를 구매하려는 생각은 있지만 각종 품질 논란과 결함 소식 때문에 “내 차는 문제없을까”라며 걱정하기 시작했다.
품질을 걱정하는 일부 소비자들은 현대기아차가 아닌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서겠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사실 현대기아차를 살 수 있는 비슷한 가격으로 이보다 더 괜찮은 동급 자동차를 선택하기엔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아반떼를 사려는 가격으로 비슷한 차를 사려니 단물이 빠진 K3나 쉐보레 크루즈 말곤 선택지가 마땅치 않으며, 쏘렌토, 싼타페급 중형 SUV를 4천만 원 대로 구매하려 해도 사실 이 정도 크기와 옵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마땅한 다른 대안이 없다.
일각에선 “대안이 없고 결국엔 현기차를 선택하는 구조이며, 이를 제조사도 알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엔 변함이 없는 것”이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지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이 심화된다면 소비자 이탈 현상 역시 같이 심화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문제들과 소비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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