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로에서 검은 외관과 지붕 색상이 유독 기품 있어 보이는 자동차 한 대가 포착되었다. 신전 입구같이 생긴 그릴 때문인지 어두운 기운과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베이비 팬텀이라 불리는 ‘고스트’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타고 내리는 문은 4개가 아닌 2개다.
사진 속 자동차는 ‘롤스로이스 던 블랙 베지’이다. 팬텀 라인업에 드롭헤드 쿠페가 있듯 고스트 라인업에는 던이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국내 포착 플러스는 고스트 쿠페 버전 레이스, 그리고 레이스 컨버터블 버전 ‘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고스트-레이스-던
세단-쿠페-컨버터블
세단 ‘고스트’를 쿠페 버전으로 만들어 내놓은 것이 ‘레이스’, 쿠페 ‘레이스’를 컨버터블 버전으로 만들어낸 것이 ‘던’이다. 레이스는 2013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고스트 차체를 좀 더 스포티한 성향을 낼 수 있도록 개량했다. 문은 2개지만 4인승 쿠페다.
레이스 다음으로 나온 것은 컨버터블 ‘던’이다. 레이스와 차체가 같아 보이지만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차체 패널 중 80%가 새로 만들어졌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 나온다.
2015년, 드롭헤드 쿠페 이은
새로운 컨버터블 계획 선언
‘던’ 등장 소식은 2015 롤스로이스 월드 딜러 콘퍼런스에서 처음으로 들려왔다. 팬텀 드롭 헤드 쿠페에 이은 두 번째 컨버터블 모델로, 이미 이름은 ‘던(Dawn)’으로 확정된 상태였다. 당시 롤스로이스 모터카 CEO 토스텐 뮐러 위트비스는 “쏟아지는 햇살을 만끽하고 싶은 진취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고객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할 자동차”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롤스로이스 던은 1949년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던 모델명을 계승한 것이다. 1949년부터 1954년까지 생산되었던 ‘실버 던’으로부터 이름을 따왔고, 28대밖에 생산되지 않은 드롭 헤드 모델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2015년 가을에 등장한
새로운 컨버터블 ‘던’
국내에도 출시되었다
롤스로이스 던은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정식으로 데뷔했다. 앞서 언급했듯 팬텀 드롭헤드 쿠페 이후로 롤스로이스가 새롭게 내놓은 하이엔드 4인승 컨버터블이다. 던 생산 정신과 디자인은 전 세계에 28대밖에 판매되지 않은 실버 던 카브리올레로부터 파생되었다.
외관만 봐서는 지붕이 열리는 고스트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쿠페 모델인 ‘레이스’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차체 패널 80%가 완전히 새롭게 개발되었다. 실내 기본 구조는 레이스와 거의 같다. 휠베이스가 긴 덕에 2도어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뒷좌석은 성인이 탑승해도 충분하다. 롤스로이스 스스로 “진정한 4인승 오픈카”라고 자신 있게 말한 이유 중 하나다.
던의 뒷좌석 시트는 일반적인 오픈카들과 다르게 유독 깊숙이 박혀있다. 롤스로이스는 이에 대해 승객의 사생활을 보장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톱은 최대 50km/h 속도에서도 작동하며, 개폐 동작은 20초면 끝난다. 롤스로이스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소프트톱 오픈카 중 가장 정숙성이 뛰어나며, 레이스와 동등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던의 크기 제원은 길이 5,285mm, 너비 1,947mm, 높이 1,502mm, 휠베이스는 3,112mm다. 출시 초기 모델은 570마력, 79.5kg.m 토크를 내는 6.6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한다. 고스트와 같은 엔진이다. 변속기는 레이스처럼 GPS 데이터를 이용하는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다.
오늘 기사 말머리에서 보았던 블랙 베지 모델은 파워트레인 성능이 약간 다르다. 6.6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이 593마력, 85.7kg.m 토크를 발휘해 제로백 4.9초를 기록한다. 일반 모델보다 0.1초 빠른 성능이다.
컨버터블 모델로 변화하면서 차체 중량이 200kg 증가했다. 무게 밸런스 변화, 그리고 차체 강성 보강 등을 모두 고려해 서스펜션이 개량되었다. 롤스로이스는 개량된 서스펜션을 통해 마법의 양탄자를 탄 것 같은 승차감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던도 다른 롤스로이스들처럼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통해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
내년 초 등장 예고
신형 플라잉스퍼와 만난다
팬텀이 세대교체되었고 새로운 SUV 컬리넌이 출시되었다. 이제 남은 건 고스트다. 고스트가 변화를 맞이해야 레이스와 던도 순서대로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신형 고스트는 내년 초 등장이 예고되어 있다.
최근 고스트 프로토타입 테스트카가 자주 포착되고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최근 팬텀을 통해 보여준 새로운 패밀리룩을 유지하면서도 고스트만의 존재감을 잃지 않는 선에서 현대화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팬텀처럼 레이저 LED 헤드라이트가 장착되고, 뒤로 열리는 리어 도어 등으로 롤스로이스 정체성을 유지한다.
현행 고스트는 BMW 7시리즈 모노코크 차체를 사용했다. 7시리즈와 완전히 다른 움직임과 승차감을 보여주었음에도 차체를 공유한다는 이유만으로 “가짜 롤스로이스”, “몸집을 키운 7시리즈”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롤스로이스도 이를 의식했는지 이번 고스트는 완전히 새로운 차체를 사용한다.
팬텀과 컬리넌처럼 신형 고스트도 100% 알루미늄 차체를 사용한다. 현행 차체보다 강성이 30% 개선되었고, 무게는 지금보다 더 가벼워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자 장비 추가, 흡음재 보강 등으로 팬텀처럼 전체 무게는 오히려 증가할지도 모른다.
스파이샷은 주로 굿우드에 위치한 롤스로이스 본사가 아닌 독일에 위치한 BMW 시설 주변에서 포착되고 있다. 독일에서 기계적인 개발과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6.6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되고, 세대가 교체되면서 현행 모델보다 더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4륜 구동 방식 채택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아직 실내는 포착되지 않았다. 신형 팬텀과 컬리넌처럼 새로운 기술, 고급스러운 소재가 사용됨과 동시에 전통적인 레이아웃과 분위기는 계속해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토포스트 국내 포착 플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