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까지 인정해버리자 중고차 매물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국산차의 암울한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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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국산 전기차라 불리던 코나 일렉트릭이 무너졌다.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이어져온 화재사건에 연루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은 최근 국토부 주관 리콜 명령을 통해 국내에 판매된 2만 5천여 대를 대상으로 BMS 업데이트를 진행한 뒤 이상 징후가 발견될 시 배터리를 교체해 준다는 방침이 발표됐다.

하지만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있는 많은 차주들은 리콜 조치에도 불구하고 “LG 화학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보여주기식 리콜을 진행한다”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차주들은 타고 있던 코나 전기차를 중고차로 판매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화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코나 전기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사진=클리앙)

국내에 판매된 코나 전기차
2만 5,000여 대 대상 리콜 실시
계속해서 발생하는 화재 때문에 사건이 공론화되자 결국 국토부도, 현대차도 두 손 두 발을 모두 들고야 말았다. 10월 초 국토부는 최근 잇단 화재로 문제가 된 코나 일렉트릭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렸으며, 현대차는 이를 받아들여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조사 측은 국내에 판매된 코나 일렉트릭 2만 5,000여 대를 대상으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뒤 이상 코드나 증상이 발생하면 배터리를 전면 교체해 주겠다는 리콜 방침을 밝혔다. 현대차가 제시한 이상 징후로는 과도한 셀 간 전압 편차가 발생하거나 급격한 온도 변화 등 배터리 이상 징후에 관련된 모든 것임을 명시했다.

(사진=KBS 뉴스)

“원인은 분리막 결함”
제조사는 배터리 셀
문제를 지적했다
현대차 생산 품질담당 서보신 사장은 국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코나 일렉트릭의 기술상, 제작상 책임을 인정한다”라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솔루션은 일부 찾았으며 리콜을 실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제조사의 발표에 앞서 국토부는 자동차 안전 연구원이 조사 과정에서 검토한 결과 코나 전기차 화재는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해당되는 부품은 LG화학이 만들어서 공급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LG화학에서 제조한 배터리 셀 이 문제라는 결론이 나왔으나 LG화학 측은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발표를 진행한 것”이라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재연 실험에서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차의 발표에 즉각 대응한 LG 화학
LG화학은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화재 재연 실험에서도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지목할 수 없다”라고 밝히며 “향후 원인 규명을 위해 적극 조사에 임할 것”임을 밝혔다.

일각에선 LG화학이 아닌 현대차가 스스로 개발한 BMS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현재 코나 EV 배터리팩은 LG 화학과 현대모비스의 합작사인 에이치엘그린파워가 LG 화학에서 공급받아 생산하고 있다.

(사진=테크월드)

“화재 원인도 모르고 리콜이라니”
불안감 토로하는 소비자들
현대차와 LG화학 사이의 공방이 이어지자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있는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현재 코나 전기차 동호회 분위기를 살펴보면 “BMS 업데이트가 무슨 리콜이냐”, “제대로 원인 규명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히 해결하려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하루하루를 보낸다”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이제 더 이상 불안해서 차를 탈 수가 없다”라며 차를 중고로 매각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소비자들도 꽤 많았다. 국토부와 제조사의 발표에 LG화학 측은 즉각 반발하며 사건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코나 일렉트릭 자체에 대한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사진=엔카)

10~20대 남짓이던
코나 전기차 중고매물은
최근 50대 이상 등록되었다
실제로 국내 최대 중고차 거래 사이트인 엔카에 등록된 코나 전기차 매물을 살펴보면 약 한 달 전만 하더라도 평균 10대에 불과했던 중고매물들이 급작스럽게 증가했다. 최근엔 50대 이상이 중고매물로 등록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 중에선 아직 5,000km도 채 타지 않아 새 차에 가까운 2020년식 모델도 다수 존재했다. 이에 따라 최근 화재 사태로 불안감을 호소하는 차주들 일부는 일찌감치 차를 매각하고 다른 차를 타려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사진=보배드림 커뮤니티)

“코나 충전기 사용 금지”
출입 금지 안내판이
붙은 곳도 생겨나는 중
하지만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사태의 안정화가 진행되기 전까진 코나 전기차를 중고로 판매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창 화재가 발생하는 자동차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차를 살만한 소비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지역에선 코나 전기차는 충전기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안내판이 붙기 시작한 곳도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일부 주차장에선 화재 발생 위험으로 인해 코나 전기차 출입 금지 팻말이 붙은 곳도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2018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BMW 화재사건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SBS 뉴스)

201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BMW 화재 사태
대한민국에서 자동차 화재와 관련해서 가장 큰 곤욕을 치렀던 회사는 BMW다. 지난 2018년 당시 BMW 차량들에서 연이어 원인미상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후 결함 부분에 대해 조직적으로 은폐를 시도하며 늦장 대응을 했다는 것이 밝혀진 사건이었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터진 이후 화재사건이 발생했기에 BMW와 독일차에 대한 이미지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BMW 코리아는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뒤 곧바로 김효준 회장이 공석에 나서 대국민 사과를 실시했고, 수입차 사상 최대 규모 리콜을 실시하며 화재 사태 원인 규명 및 해결에 힘썼다. 당시 BMW 피해자 모임 회원들은 리콜 대상 차주들끼리 모여 대규모 민사소송에도 나서는 등의 모습을 보였으나 BMW 본사까지 나서서 적극적으로 화재사건을 조사하여 빠른 조치를 시행했기에 이후 이미지 회복에 성공했다. 약 2년이 지난 지금은 화재와 관련된 별다른 큰 이슈가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해결 방법과 대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따라서 현대차가 이번 코나 전기차 화재사건을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매우 중요한 본보기가 될 수 있기에 향후 전망이 주목된다. 현재 국토부와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화재 관련 조사를 진행했으나 최근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으며, 이제야 배터리 셀 문제를 지적하며 리콜에 들어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화재 원인으로 지적된 배터리 셀을 제조한 LG 화학 측은 문제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코나 일렉트릭을 구매한 차주들마저 “못 믿겠다”라며 차를 팔고 있는 형국이니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현대차는 발 빠르게 사건 해결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내년엔 아이오닉 전기차들도 줄줄이 출시될 계획이기 때문에 이번 전기차 화재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추후 아이오닉 브랜드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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