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코나 일렉트릭 화재사건이 연일 화제다. 사건이 커지자 국토부는 결국 국내에 판매된 코나 전기차 2만 5,600대를 대상으로 리콜 조치까지 벌이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화재 원인은 배터리 셀 분리막이 손상된 것으로 발표됐으나, 이에 배터리 셀을 제조한 LG 화학 측은 “배터리 문제가 아니다”라며 즉각 반박하여 소비자들 사이에선 “누가 맞는 말을 하는 건지 밝혀야 한다”라며 논란이 불거졌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도 같은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한 쉐보레 볼트 EV에서 화재가 연이어 발생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조사에 들어갔으며, 향후 발표에 따라 국내 코나 화재 사건에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화재로 이슈가 된 LG 화학 배터리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지난해 7월부터 꾸준히
원인미상 화재가 발생한 코나 EV
원인을 알 수 없었던 코나 전기차 화재는 작년 7월부터 시작됐다. 초기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국회에서도 코나 화재사건이 도마 위에 올랐다. 매스컴엔 연일 화재사건이 보도되어 이제는 차에 관심이 크게 없는 일반인들도 한 번쯤은 소식을 접해보았을 수준이 되었으니 차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라면 모르는 게 이상할 정도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제시한 국정감사 자료를 살펴보면 화재사고로 접수된 차량은 모두 주행 중이 아닌 주차된 상태였고, 발화지점은 고전원 배터리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후 국토부는 리콜 조치를 실시했으며, 화재 원인은 제조 과정에서 “배터리 셀 분리막이 손상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우리 잘못 아냐”
배터리 셀 문제라는 국토부 발표에
즉각 대응한 LG 화학
코나 전기차에 적용되는 배터리 셀은 현재 LG화학에서 제조한 제품으로 원인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LG화학 측이 과실을 떠안게 된다. LG 화학은 국토부의 발표가 나자마자 즉시 이에 반박하며 “배터리 셀 불량이 화재 원인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화재의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발표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또한 “향후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현대차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임을 밝히며 화재 원인이 배터리 셀이 아닌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확한 원인 밝혀라”
“불안해서 차 못 타겠다”
불만 토로한 소비자들
해당 내용이 이슈가 되면서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선 다양한 반응들이 이어졌다. 국토부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LG화학이 독박을 쓰게 될 것이며, 만약 화재 원인이 다른 곳에 있었다면 오히려 국토부와 현대차가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네티즌들은 1년 동안 조사하고 마땅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 이슈가 되자마자 곧바로 원인이 나온 점을 지적하며 “국토부와 현대차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LG화학 측에 덮어씌우기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토부는 코나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한 지난해 화재 원인 조사에 착수했으나, 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까지도 마땅한 결론이 나질 않은 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은 불만과 불안함을 토로하고 있다.
미국에서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3건의 전기차 화재사고
국토부, 현대차와 LG화학 측의 공방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미국에선 LG화학제 배터리를 사용한 쉐보레 볼트 EV에서도 화재가 연이어 발생해 미국 도로교통 안전국(NHTSA)이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4일 외신에 따르면 NHTSA는 쉐보레의 순수 전기차 볼트 EV에서 발생한 화재 보고서를 접수했으며, 2017년, 2018년, 2019년 발생한 3건의 화재가 모두 뒷좌석 주변에서 발화가 시작되는 유사 패턴을 보였다고 밝혔다. 코나 전기차 화재처럼 볼트 역시 정확한 발화 원인을 알 순 없지만 뒷좌석 어딘가에서 화재가 시작되었다는 공통점이 발견된 것이다.
미국 도로교통 안전국은
곧바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2019년 3월 미국에서 발생한 볼트 EV 화재사고 내용을 살펴보면 당시 차주는 개인 차고에 차를 주차해놓고 레벨 2 충전기에 차를 연결했다. 이후 약 1시간 뒤 차량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고, 해당 차량 소유주는 화재로 연기를 다량 흡입해 응급처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차주의 증언에 따르면 볼트 EV는 배터리 부근에서 화재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올해 7월 발생한 또 다른 볼트 EV 화재 역시 출고한 지 약 1년밖에 지나지 않은 새 차를 주차한 뒤 약 20분 후 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발생한 또 다른 화재는 고객차가 아닌 쉐보레 전시장에서 발생했으며, 이 세대의 차량은 모두 뒷좌석 배터리 주변에서 첫 화염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한 패턴의 화재가 지속되자 NHTSA는 볼트 EV의 화재 원인에 대해 보다 면밀한 조사를 펼칠 계획이다. 그들이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차량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판매된 볼트 EV 약 7만 8000여 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LG 화학 또는 현대차
둘 중 하나는 무너질 수도 있다”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소비자들
미국에서도 LG 화학제 배터리를 사용한 볼트 EV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국내 소비자들은 환호했다. 특히 국토부 발표와 LG화학 측의 발표가 엇갈리는 부분에 대한 진실을 궁금해하는 소비자들은 더욱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소식을 접한 많은 네티즌은 “미국에서 조사했으니 진짜 원인이 밝혀지겠다”, “코나 전기차와 같은 LG화학 배터리인데 만약 배터리 결함이면 LG 화학은 위기 맞이할 것”, “국토부 조사 결과는 의심 가는 점이 많은 만큼 미국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자”, “만약 배터리 문제가 아니라면 국토부는 역풍 맞는다”라며 다양한 의견들을 이어갔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인사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화재사건인 만큼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내기 위한 의지를 피력한 상태다. 만약 조사 결과 미국에서 발생한 볼트 EV 화재의 원인 역시 배터리 셀 분리막 문제로 밝혀진다면 LG 화학은 최대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배터리 셀 분리막 결함이 아닌 다른 화재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국내에서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사건도 연루될 수 있다. 같은 LG화학이 만든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만약 제조사의 책임으로 몰릴 수 있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 BMS나 다른 부분에서 결정적인 원인임이 밝혀진다면 현대차와 국토부는 역풍을 크게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 셀 문제가 아닌
설계결함으로 밝혀지면
큰 역풍을 맞이할 수도
현재 대한민국 국토부와 현대차는 코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원인으로 배터리 셀 분리막 결함을 지목했으나, 많은 차주들을 포함한 소비자들은 이를 믿지 못하는 눈치다. 그간 늑장 대응으로 일관해오다 사건이 커져버리니 급한 불을 끄는 셈 치고 원인을 LG화학 측에 돌렸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LG 배터리를 쓰는 테슬라나 다른 곳은 문제가 없는데 왜 얘들만 이런지 의문이다”, “배터리 문제는 아닐 거 같은데 조사 결과가 기대된다”, “같은 자리에서만 반복된다면 셀 문제가 아니라 차량 설계 문제일 수도 있다”라며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따라서 미국에서 발생한 쉐보레 볼트 EV 전기차 화재사건의 원인 규명은 그 어느 때보다 국내 소비자들이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