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를 타는 많은 차주들은 하나같이 ‘연비’에 불만을 가졌다. 가장 많이 팔리는 볼륨 모델인 G80은 공인 복합연비가 10km/L 수준이지만 실제 서울시내 연비는 5km/L 내외인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신형 모델은 그나마 몸무게를 감량했으나, 구형 G80은 2톤에 가까운 무게에 3,000cc가 넘는 대배기량 엔진을 얹은 결과 연비는 최악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제네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 또는 전기차 버전에 대한 이야기는 꾸준히 들려왔다. 현대차는 신형 G80 EV 버전을 출시할 계획을 밝힌 바가 있는데 많은 소비자들은 “전기차 말고 하이브리드도 출시해 달라”며 원성을 높였다. 하지만 현대차는 최근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전기차만을 출시하겠다고 밝혀 소비자들은 불만 가득한 목소리를 이어갔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제네시스 G80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2.5 가솔린 10.8km/L
3.5 가솔린 9.2km/L
2.2 디젤 14.5km/L
공인 연비는 훌륭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네시스 신형 G80은 2.5리터 가솔린 터보, 3.5리터 가솔린 터보, 2.2리터 디젤 3종류로 판매되고 있다. 출시 이후 가솔린 모델만 계속해서 출고가 되다가 지난달부터 디젤 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하여, 이번 달부턴 G80 디젤 출고도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파워트레인 제원을 살펴보면 2.5 가솔린 터보는 공인 복합연비가 후륜구동 모델은 10.8km/L, 4륜 구동 모델은 10.1km/L이며, 3.5 가솔린 터보는 후륜구동 모델은 9.2km/L, 4륜 구동 모델은 8.4km/L다. 2.2 디젤은 후륜구동 모델이 14.5km/L, 4륜 구동 모델이 13.0km/L다. 공인 연비만 본다면 “저 정도 고급차가 연비 10 정도 나오면 훌륭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10km/L 넘기기 너무 힘들다”
제네시스 차주들이
하나같이 지적하는 불만 ‘연비’
실제로 G80을 타고 있는 차주들의 연비 관련 후기를 살펴보면 막히는 서울시내 같은 환경에서 차를 운행하는 차주들은 평균적으로 7km/L를 넘기지 못하고 있었다. 한적한 국도 같은 최적의 주행조건에선 공인연비를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실제 사용 영역에서 느끼는 연비는 다소 아쉽다는 후기들이 많았다.
그나마 신형 G80은 자연흡기 엔진이 아닌 터보로 돌아서면서 연비가 조금 좋아진 편에 속한다. 구형 G80은 이보다 더 연비가 나빴으니 차주들 사이에서 연비 관련 불만이 속출했던 게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실제로 오토포스트 법인차로 운용하던 G80 스포츠의 경우에도 평균 연비는 리터당 6km/L 수준에 불과했다.
신형 G80 출시 전 포착되어
화제가 된 의문의 테스트카
G80 이 연비와 관련된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현대차는 신형 G80 이 등장하기 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또는 순수 전기차의 등장을 예고하는 테스트카를 운용해 주목받기도 했었다.
국내 휴게소에서 포착된 해당 테스트카 사진이 돌자 언론에선 이를 차세대 제네시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또는 G80 전기차로 명했으며, 하이브리드가 출시된다면 시장에서 꽤 많은 판매량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나타낸 소비자들도 많았다.
“제네시스에 하이브리드는 없다”
전기차만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테스트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아닌 G80 순수전기차 인것으로 확인되었다. 최근 국내외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G80 테스트카를 보면 전면부 그릴이 막혀있으며, 후면부 머플러 역시 존재하지 않아 내연기관이 아닌 순수전기차임을 확인할 수 있다.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제네시스 G80의 하이브리드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거치지 않고 순수 전기차만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2021년 G80 전기차와 함께 패스트백 스타일 전기 SUV인 JW EV 역시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제네시스 G80 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바로 순수 전기차 버전으로 투입된다는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이 주목했다. 일반적으론 대부분 자동차 회사들이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의 중간단계인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단계를 거쳐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이를 건너뛸 것임을 확고하게 밝힌 상황이다.
최근 온라인 콘퍼런스를 통해 제네시스 북미 총괄 마크 델 로소는 “제네시스 브랜드는 하이브리드와 PHEV를 개발할 계획이 전혀 없으며 순수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힌 것이다. 유럽 시장에도 제네시스가 진출하기 위해선 PHEV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도 존재했으나 제네시스는 이를 과감하게 건너뛸 전망이다.
“하이브리드는 이미 늦었다”
“차라리 전기차 매진해라”
응원의 메시지 보낸 소비자들
제네시스가 하이브리드를 건너뛴다는 소식을 접한 국내 소비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현시점에 하이브리드를 만들기엔 너무 늦었다”라며 “요즘 대세인 전기차 시장에 빨리 입성해 제네시스만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좋을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 역시 “현대차가 전기차를 제대로 만들어 내려는 확고한 의지가 엿보인다”라며 “전기차 분야에선 테슬라와 다른 제조사를 뛰어넘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애초에 기술 없는 거 아니냐”
“답 안 나오니 패스한 거다”
냉담한 소비자들 반응
하지만 일각에선 “껍데기만 큰 차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올릴 기술이 없다고 왜 말 못 하냐”, “대형급 SUV와 세단에 하이브리드를 개발할 계획이 없다니 하다 하다 답 안 나오니 패스한 건 아니냐”, “일본은 10년 전에 끝내둔 기술을 이제 개발하려니 안돼서 전기차로 넘어가려나 보다”라며 현대차의 기술 부족으로 하이브리드 개발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하이브리드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많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건너뛰겠다는 건 사실상 기술 부족을 인정한 것”이라는 반응들도 이어졌다. 현재 고배기량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하는 회사는 사실상 렉서스가 유일하기 때문에 제네시스가 뒤늦게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들기보단 전기차에 집중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있는 차부터 잘 좀 만들어주길”
잇따른 결함 논란에
분노 표출한 소비자들
일각에선 “지금 만드는 차부터 제발 완벽하게 만들어 달라”라며 끊임없이 지적되는 제네시스 신차들의 품질 문제와 결함들을 지적하는 소비자들도 존재했다. “내연기관을 장착한 GV80과 신형 G80에서도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전기차 버전이 출시되면 또 어떤 새로운 결함들이 탄생할지 걱정된다”라는 것이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인 GV80은 현재 무상수리만 5건이 넘는 상황이며 G80 역시 유사한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아직 품질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는 불만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모델조차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버전이 출시된다고 하니 소비자들의 걱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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