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플러스 “나오면 현대차 씹어먹는다”던 신차마저 폭망하자 보다못한 국산차 브랜드가 내린 결단

“나오면 현대차 씹어먹는다”던 신차마저 폭망하자 보다못한 국산차 브랜드가 내린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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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네이버 남차카페 ‘남현’님 제보)

매번 출시 전 “이번에 잘 나오면 무조건 현대차 다 씹어먹는다”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막상 판을 벌여놓으면 꼴찌를 면치 못하는 제조사. 쉐보레 이야기다. 한국지엠은 2018년 북미에서 토요타 RAV 4, 혼다 CR-V 등 쟁쟁한 라이벌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 이쿼녹스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미국에선 매년 20만 대가량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대표 모델이었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역시 쉐보레 판매량에 불을 지필 핵심 볼륨 모델로 촉망되던 차량이었다. 하지만 막상 출시가 되자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가격 때문에 실제 판매량은 “팔고 있는 게 맞는 건가”싶을 정도로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렇게 소비자들 사이에서 잊혀져 가던 이쿼녹스는 2년이 지난 지금,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복수전을 계획하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쉐보레 이쿼녹스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쉐보레의 기대주였던
SUV 이쿼녹스
쉐보레 이쿼녹스는 미국에서 매년 20만 대가량 판매되는 인기 있는 준중형 SUV다. 미국 시장에선 토요타 RAV 4, 혼다 CR-V 등 쟁쟁한 라이벌 모델들과 경쟁하는 이쿼녹스는 2018년 한국 출시가 예고되면서 많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차종이다.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면 체급은 투싼과 경쟁해야 하지만, 투싼보다 훨씬 큰 크기를 가지고 있어 가격대가 괜찮을 경우엔 싼타페나 쏘렌토, QM6까지 모두 압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기본기가 탄탄한 것으로 호평받았던 이쿼녹스이기에 출시 전 “이 차 제대로 나오면 쉐보레 판매량 역대급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와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에선 준중형 급이지만
한국에선 중형으로 분류되었다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했던 게 이쿼녹스는 미국에서 경쟁자로 분류되는 현대 투싼보다 월등한 크기를 가졌었기 때문이다. 이쿼녹스 크기 제원은 길이 4,650mm, 너비 1,845mm, 높이 1,690mm, 휠베이스 2,725mm, 공차중량 1,645~1,730kg이다.

이에 맞선 2018년형 투싼의 크기 제원은 길이 4,480mm, 너비 1,850mm, 높이 1,645mm, 휠베이스 2,670mm, 공차중량 1,515~1,705kg이다. 이 정도면 한체급 위라고 봐도 될 정도로 크기 차이가 꽤 많이 났다. 그래서 이쿼녹스는 투싼이 아닌 싼타페, 쏘렌토, QM6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또 다른 경쟁상대로 언급된 2018년형 현대 싼타페, 르노삼성 QM6의 제원도 살펴보자. 싼타페 TM 크기 제원은 길이 4,770mm, 너비 1,890mm, 높이 1,680mm, 휠베이스 2,765mm, 공차중량 1,680~1,810kg이다. QM6는 길이 4,675mm, 너비 1,845mm, 높이 1,670mm, 휠베이스 2,705mm, 공차중량 1,700~1,790kg이다.

싼타페 TM보단 확실히 크기가 작고, 투싼과 싼타페 사이에 위치한 르노삼성 QM6와는 직접 대결이 가능할 정도다. 따라서 5인승 패밀리카 역할을 하기엔 충분한 사이즈라는 결론이 나와 많은 소비자들은 이쿼녹스를 기대했다.

시작 가격 2,987만 원
“너무 비싸다”라는 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고 했던가. 한국지엠은 2018년 6월 7일, 부산 모터쇼를 통해 이쿼녹스를 공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출시 당시 전장 대비 긴 휠베이스 덕분에 실내공간이 넓다는 점을 장점으로 어필했다. 패밀리성을 가진 SUV라는 걸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가격이 너무 높아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선 “가격에 실망했다”라는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국내 출시 당시 이쿼녹스 가격은 기본 트림인 LS가 2,987만 원, LT 3,451만 원, 프리미어 3,892만 원이었다. 여기에 4륜 구동을 추가할 시 200만 원이 더해진다.

싼타페 2,763만 원
QM6 2,480만 원
이쿼녹스는 라이벌 SUV 중
시작가격이 가장 높았다
2018년 당시 중형 SUV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현대 싼타페가 2,763만 원부터 시작했고, 르노삼성 QM6는 2,480만 원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이쿼녹스는 국산 중형 SUV 중 가장 높은 시작가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상 가장 기본 트림을 선택하더라도 실구매가격은 3천만 원 초반대로 형성이 되었기에 이쿼녹스는 그야말로 가격 대비 매력이 전혀 없는 자동차가 되고야 말았다.

이를 확인한 소비자들은 “쉐보레는 역시 차 팔 생각이 없다”, “이건 국내 소비자들을 호구로 보고 있다는 거다”, “이런 상품성을 가지고 무슨 판매량을 올리겠다는 거냐”, “이럴 거면 차라리 철수해라”라며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들을 쏟아냈었다.

“길에서 보이면 로또 사야 될 정도”
처참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출시 이후 판매량 역시 처참했다. 이쿼녹스 출시 이후 2018년 6월부터 12월까지 국산 SUV 판매량을 집계해보니 1위인 현대 싼타페는 6만 4,509대를 판매하여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기아 쏘렌토가 3만 7,680대를 판매해 2위를 차지했다. 르노삼성 QM6도 2만 2,450대를 판매해 3위를 기록했고, 투싼은 2만 2,416대를 판매했다.

반면 쉐보레 이쿼녹스는 고작 1,718대 판매에 그쳐 사실상 시장에서 완전히 도태된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되었다. 일각에선 “이쿼녹스를 도로에서 본 날은 로또를 사야 한다”라며 그만큼 도로에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우스갯소리처럼 나누기도 했었다.

(사진= 네이버 남차카페 ‘남현’님 제보)

올해 2월 미국에 먼저 공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할 예정
그렇게 실패의 쓴맛을 제대로 본 쉐보레는 연식변경을 통해 가격을 인하하고 상품성을 강화했지만 그사이 라이벌 모델들은 더욱 뛰어난 사양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장했기에 여전히 설자리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지엠은 지난 2월 글로벌 시장에 공개된 이쿼녹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에서 이쿼녹스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되는 테스트카가 포착된 것이다. 테스트카는 일부 부위에 위장막을 두르고 있었지만 실루엣을 통해 이쿼녹스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 들려오는 소식을 종합해 보면 새로운 이쿼녹스는 1.6 디젤만 제공되던 기존과는 다르게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블레이저를 닮은 새로운 외모
그러나 여전히 걱정되는 가격
해외에 먼저 공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살펴보면 외관 디자인은 최신형 쉐보레 패밀리룩 스타일로 변화를 맞이해 한층 더 스포티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변신에 성공했다. 외관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호평받았던 블레이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신형 이쿼녹스는 파워트레인의 변화와 함께 상품성 강화를 예고했지만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1.5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했지만 6단 자동변속기는 구시대적 유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기존 모델에서 지적되었던 저렴해 보이는 인테리어는 그대로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신형 역시 미국에서 생산되어 국내로 들여올 것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가격정책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한동안 잠잠했던
“차 팔 생각이 없어 보인다”
라는 말이 다시 등장했다
이런 소식이 들리자 네티즌들 사이에선 한동안 잠잠했던 “쉐보레는 한국 시장에서 차 팔 생각이 없다”라는 말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이어가며 판매량 회복에 어느 정도 힘을 쏟아붓나 싶었지만,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래버스, 콜로라도 모두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정도의 성적은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국산 브랜드들과는 달리 마케팅에 상당히 소극적이라는 의견들도 다수 존재했다. 최근 한국지엠은 상품성을 개선한 더 뉴 말리부를 출시했지만 별도의 적극적인 홍보가 없었기에 출시된지조차 모르는 소비자들이 더 많았던 게 현실이다. 이 정도면 정말 한국에서 차 팔 생각이 없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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