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한 쌍용 ‘올 뉴 렉스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페이스리프트임에도 디자인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까지 싹 다 갈아엎은 신형 렉스턴은 “이제야 쌍용차가 살만한 차를 만들어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연일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 영업소 역시 모처럼 오랜만에 활기를 띠며 전시장을 내방하는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는 후문이 들려왔다. 유례없는 쌍용차의 흥행에 소비자들은 “잘해서 현대차 한번 제대로 견제해보자”, “이번엔 좀 잘되면 좋겠다”라며 제조사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구형과는 다르게 “정말 사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신형 렉스턴을 살펴보자.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쌍용 올 뉴 렉스턴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모든 걸 쏟아부었다”
무조건 성공해야 하는
쌍용차의 절박한 신차
위기의 쌍용차에게 신형 렉스턴은 그 어떤 차보다도 중요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신형 티볼리 에어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에 큰 영업이익을 안겨주기 위해선 저렴한 자동차보다 플래그십에 준하는 대형차 또는 고급차가 많이 팔려야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쌍용차가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 중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자동차가 렉스턴이기 때문에 쌍용차가 끝없는 영업손실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이차를 무조건 성공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쌍용차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었다.
“안되면 뒤따라가자”
사양을 대폭 개선해
라이벌 SUV 들과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현실적으로 쌍용차가 현대기아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안타깝지만 더 잘할 수 있는 건 손에 꼽을 정도로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함 문제로 논란이 시끄러운 현대기아차이지만 판매량이나 상품성 측면에선 이미 쌍용차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저만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쌍용차는 이를 악물고 신형 렉스턴을 만들었다. 부족하다고 지적받던 2.2 디젤 엔진의 출력은 팰리세이드와 동일한 202마력까지 끌어올렸고, 변속기 역시 팰리세이드와 동일한 8단 자동변속기로 탈바꿈했다. 또한 기존 모델에서 약점으로 지적받아왔던 반자율주행 시스템 같은 첨단 사양들의 부재 역시 말끔하게 해결했다.
거기에 디자인까지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형 렉스턴은 어정쩡하던 기존 G4 렉스턴과는 다르게 조금 더 강인하고 웅장한 이미지로 탈바꿈하여 실제로 구매하고픈 매력을 느낄 정도의 디자인을 갖추게 되었다는 소비자들의 평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봐도 “솔직히 별로 기대 안 했는데 이 정도면 참 잘 나왔다”, “디자인은 팰리세이드보다 훨씬 낫다”, “전시장에 차 한번 보러 가야겠다, 호기심이 생긴다”, “기존 모델보다 훨씬 멋지니 이젠 잘 팔리겠다”라며 호평 일색이었다.
“정말 괜찮다”라는 평가 이어져
현대차에 견제구 날릴 수 있을까
올 뉴 렉스턴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조용했던 전국 200여 개의 쌍용차 전시장도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아직 사전계약 단계이기 때문에 전시장엔 전시차나 시승차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은 신형 렉스턴에 대한 문의나 구매를 위해 전시장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 팰리세이드나 기아 모하비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이 신형 렉스턴에 관심을 가지고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아, 쌍용차가 현대기아차에게 견제구를 날릴 수 있을지 향후 전망이 주목된다.
팰리세이드는 큰 영향 없어
모하비는 견제 받을 수도
신형 렉스턴이 유례없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대 흥행을 이어간다면 현대기아차 측에선 충분히 당혹스러울 수 있다. 현대 팰리세이드는 올해 기아 신형 쏘렌토에 이어 국산 SUV 판매 2위를 달리고 있으며, 모하비 역시 대형 SUV 부문에선 G4 렉스턴과 판매량을 2배 가까이 벌이며 저 멀리 따돌리며 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신형 렉스턴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현대기아차에게 충분한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모노코크 바디를 사용한 팰리세이드는 현재 몇 개월을 대기해서 차를 인도받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하지만 렉스턴과 같은 프레임 바디를 사용한 모하비는 팰리세이드의 절반 수준이며, 정확히 성격이 겹치기 때문에 렉스턴의 흥행에 따라 향후 판매 대책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텔루라이드 출시 등
기아차 SUV 라인업이
대폭 강화될 수도 있다
만약 모하비 판매량이 위협을 받게 될 수준까지 오게 된다면 기아차는 많은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고 있는 텔루라이드를 국내에 선보일 가능성도 열어둘 수 있겠다. 현재 기아차 SUV 라인업은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형 SUV 쏘렌토는 싼타페까지 추월하며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신형 투싼의 출시로 스포티지는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으며, 모하비 역시 팰리세이드 판매량에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풀체인지 또는 라인업 확장 같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없어서 못 팔 정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듯한
현대기아차 내부 분위기
신형 렉스턴 출시에 대한 현대기아차는 어떤 입장일까. 관계자에게 문의해본 결과 “라이벌 모델들이 출시되는 건 당연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라면서도 폭스바겐 제타와 마찬가지로 아직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현재 팰리세이드는 생산량 확대를 논의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으며, 모하비 역시 꾸준한 수요가 존재하는 대형 SUV이기 때문에 이 둘을 위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두 차종 모두 뛰어난 상품성과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상품성을 강화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또한 “내년에 출시될 예정인 신형 스포티지를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SUV 라인업에도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소식을 전했다.
향후 지켜봐야 하지만
현대기아차 견제는 쉽지 않을 것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 역시 “지켜봐야 알겠지만 쌍용차가 현대차에게 위협을 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었다. 하지만 렉스턴의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기아 모하비와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현대기아차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상품성으로 무장했기에 판매량에 불이 붙으면 “모하비 정도는 견제할 수도 있을 거 같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때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1등 프리미엄 SUV이기도 했던 쌍용 렉스턴이 화려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칠 수 있을지 향후 전망이 주목된다. 가격과 상품성, 디자인까지 모두 챙겼다는 신형 렉스턴은 현대기아차를 견제할 수 있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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