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유치원생 짱구의 일상을 그린 만화 “짱구는 못 말려”에선 부모님의 말을 듣지 않아 꿀밤을 얻어맞는 짱구의 모습이 자주 나온다. 특히 장난감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구석이나 이불 밑에 처박아두었다가 들켜 호되게 혼나는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의 행태가 만화 속 다섯 살짜리 짱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국내 중형 SUV 시장의 1,2위를 다투고 있는 싼타페와 쏘렌토가 올해 11월, 새로운 트림을 추가한다.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터보 엔진을 장착하여 주행 성능과 연비를 개선한 것이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오히려 짱구를 혼내는 엄마처럼 현대차를 꾸짖는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결함 엔진을 장착한 싼타페와 쏘렌토의 신형 트림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충의 인턴
싼타페와 쏘렌토는
국내 중형 SUV 시장의
1,2위를 다투고 있다
같은 집안 출신의 싼타페와 쏘렌토는 현재 국내 중형 SUV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높은 가성비와 SUV의 역동성을 담아낸 디자인, 편리한 국내 A/S 서비스 등으로 중형 SUV 시장에선 대안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싼타페 페이스리프트와 쏘렌토 풀체인지까지 출시되어 올해 10월까지 37.6%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렇게 아빠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싼타페와 쏘렌토에 가솔린 2.5 터보 엔진이 새롭게 장착되었다. 한층 주행 성능을 높인 새로운 트림이 추가된 것이다.
가솔린 2.5 터보 트림으로
주행성능을 강화하여
선택지를 넓혔다
지난 7월 싼타페와 쏘렌토에 디젤 트림이 추가된 것에 이어 이번 11월, 더욱 강력한 터보 엔진을 장착한 신형 트림 출시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싼타페, 쏘렌토의 2.5 터보 트림에는 현대 스마트 스트림 2.5 터보 엔진과 습식 8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가 조합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다.
더욱 강력해진 엔진 성능으로 최고 출력 281마력, 최대 토크 43.0kg.m의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할 예정이다. 기존 2.0 가솔린 트림에 비해 최고 출력은 약 40마력 상승하였으며 최대 토크도 7kg.m 정도 높아졌다.
연비 효율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싼타페, 쏘렌토 2.5 터보 트림에는 주행 상황에 따라 연료를 효율적으로 분사하는 듀얼 퓨얼 인젝션 시스템이 적용된다. 이는 기존의 직분사 방식과 다중 분사 방식의 장점을 더하여 연료 효율을 높인 새로운 연료 분사 방식이다. 신형 2.5 터보 트림은 듀얼 퓨얼 인젝션 시스템을 통해 기존 대비 14% 개선된 약 11km/l의 복합 연비를 달성했다.
싼타페와 쏘렌토 2.5 터보 트림은 이륜과 사륜 모델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쏘렌토 가솔린 2.5 터보 트림의 최저 기본가는 2,925만 원부터 시작하며 최고 기본가는 4,182만 원의 사륜 모델이다. 싼타페 가솔린 2.5 터보 트림은 기본가 기준 2,975만 원부터 4,129만 원까지의 가격대를 형성한다.
스마트스트림 2.5 엔진은
엔진 증발, 화재 등의
결함이 해결되지 않았다
현대의 최신형 엔진,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터보 엔진의 탑재로 싼타페와 쏘렌토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졌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기존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엔진이 각종 결함 논란에 휩싸였던 엔진이었기 때문이다.
K7, 신형 그랜저에 탑재된 스마트스트림 2.5 가솔린 엔진은 올해 6월부터 엔진 오일 증발, 원인 불명의 화재 등 각종 결함을 발생시켰다. 이에 문제 차량에 대한 조치를 취하였으나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K7는 무상 수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게다가 문제가 된 엔진의 전면 교체가 아닌 단순 오일양 체크, 봉인 라벨 부착 후 경과를 지켜보는 식의 안일한 대처도 문제가 되었다. 때문에 한때 소비자들 사이에서 “우리가 베타테스터냐?”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였다.
결국 스마트 스트림 가솔린 2.5 엔진에 대한 결함은 원인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문제가 해결되지도 상태이다. 그런데 문제 요소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오히려 성능을 강화한 터보 엔진을 싼타페와 쏘렌토에 적용하여 소비자들이 거센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가격을 올리기 위해
무리해서 성능을 높인다는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결함이 남아있는 엔진으로 새로운 트림을 출시한 현대·기아차의 행태에 대해 “성능 향상 명분으로 가격을 올리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싼타페와 쏘렌토의 가솔린 2.5 터보 트림은 기존 가솔린, 디젤 모델 대비 약 200만 원 정도 상승된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지금까지 국산차는 성능 개선을 명분으로 꾸준히 가격을 향상시켜왔다. 때문에 이번에도 가격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성능 개선을 진행하였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의견이다. 잦은 결함 소식에 대해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지도 않고 안일한 대처만 보여주는 국산차의 행태에 소비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싼타페가 4천만 원…”
가격과 성능 둘 다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네티즌들은 싼타페와 쏘렌토의 가솔린 2.5 터보 출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보여주었다. 그중에서도 주를 차지하는 것은 스마트 스트림 엔진을 장착한 것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었다.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은 심장병으로 유명한 엔진 아니냐?”, “또 국민한테 테스트하려는 거냐”, “가솔린 2.5 엔진도 오일 증발이 일어나는데 터보 엔진이면 증발이 더 심할 것이다” 등 스마트스트림 엔진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더불어 꾸준히 상승하는 가격에 대해서도 비판의 의견을 찾아볼 수 있었다. “가격은 도대체 언제까지 올릴 생각이냐?”, “싼타페 가격이 4천만 원이 되는 시대가 오다니…”, “이 돈이면 차라리 수입차를 사겠다” 등 국산차의 가격 상승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신차 출시보다 중요한 건
품질 개선일 것이다
현재 현대, 기아차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꾸준한 가격 상승으로 수입차와 가격대가 겹치고 있는 상황에서, 잦은 결함과 안일한 대처로 편리한 A/S라는 장점이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신차의 출시보다 기존 자동차의 품질 개선과 결함에 대처하는 새로운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만화 “짱구는 못 말려”의 에피소드는 방을 제대로 치우지 않아 혼이 난 짱구가 결국 제대로 방을 청소하고 칭찬받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현대도 결함을 가리기에 급급하지 않고 제대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잃어버린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고 자랑스러운 자국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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