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인기가 많아 지금 계약해도 올해 출고가 불가능할 정도인 기아 신형 카니발에서 다양한 결함 및 품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단차, 조립 불량, 도색 불량 같은 단순한 문제들뿐만 아니라 인터쿨러 호스 빠짐, 엔진오일 누유 등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결함 사례들까지 등장했다.
연이어 문제가 발생하자 신형 카니발을 구매한 차주들은 입을 모아 “이름만 4세대지 품질이나 완성도는 이전과 전혀 달라진 게 없다”라며 제조사를 향한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차는 소극적인 대응만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 노조 측은 “파업을 단행하겠다”고 선언해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기아 신형 카니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혼다 오딧세이를 잡기 위해
개발에 만전을 가한 신형 카니발
국내 시장에선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기아 카니발은 지난 8월 4세대 신형 모델로 탈바꿈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혼다 오딧세이를 잡아라”는 지명을 내릴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는 신형 카니발은 미니밴 특유의 투박한 디자인이 아닌 SUV 느낌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첨단 사양들을 대거 탑재하여 국산 미니밴의 품격을 한 단계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나 헤드업 디스플레이 부재 같은 아쉬운 점들도 존재했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카니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다른 미니밴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예상했던 대로 신형 카니발은 출시와 동시에 역대급 사전계약 기록을 경신하며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걱정하는 소비자들을 의식한 걸까
품질 확보에 총력 기울인 기아차
신형 카니발이 공개되고 난 뒤 많은 소비자들은 “카니발 좋아졌겠지만 1년 정도 기다려 보고 사야 한다”, “이번에도 신차 결함이 생길게 뻔하니 지금 사면 베타테스터를 자처하는 셈이다”라며 최근 현대 기아차가 선보인 신차에선 연이어 결함들이 발생하고 있으니 출시 이후 신차 품질을 확인해 보고 난 뒤 구매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을 보인 소비자들이 많았다.
기아차 측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인지 신차 출시 전 한 달 동안 추가적인 로드테스트를 실시했다. 또한 정의선 회장은 “신형 카니발 품질에 특히 신경을 쓰라”는 불호령을 내려 기아차 송호성 사장이 출시 직전 직접 소하리공장을 방문해 최종 점검에 나서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은 “이번 카니발은 정말 신경을 쓴듯하다”라며 달라진 기아차를 기대했다.
그렇게 신경 썼는데…
결함 및 품질 문제는 여전했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의 품질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어필했고, 이에 소비자들도 “이 정도로 신경 썼으면 괜찮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신차를 계약했다. 현재 신형 카니발은 당장 계약을 하더라도 내년 1분기가 넘어가야 차를 수령할 수 있을 정도로 대기 고객들이 많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신차 흥행에는 확실히 성공했다는 것이 판매량으로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출시 후 3개월이 지나가고 있는 현재, 신형 카니발들에선 각종 품질 및 결함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다른 현대기아차 신차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차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차 출고 시 확인해보아야 하는 문제들만 해도 리스트가 존재할 정도로 문제가 많아 차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카니발 동호회엔
신차 검수 시 체크해야 할
결함 리스트까지 등장했다
카니발 동호회에 올라온 신차 검수 시 꼭 점검해야 할 부분 리스트를 살펴보면 트렁크 단차, 고무 몰딩 휨, 조수석 워크인 조립 불량, 내비게이션 디지털키 설정 누락, 슬라이딩 도어 안쪽 도장 불량, ISG 작동 시 내비 화면 꺼짐, 루프랙 조립 불량, 안전벨트 파손 및 흠집, 테일램프 내 습기 발생, 오토홀드 작동 후 엑셀 작동 시 방귀소리, 통풍 및 열선 시트 미작동, 2열 공조기 작동 불량, 엔진오일 누유, 터보차저 결합 불량, 순정 내비 시계 먹통 및 GPS 수신불량 등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
이에 많은 카니발 차주들은 “신차에서 이렇게나 점검해야 할 게 많다니 너무 짜증 난다”, “내 차는 전면 유리 굴곡 때문에 나오자마자 센터에 들어갔다”, “이 정도면 대충 만들어놓고 밖에 나가서 고치라는 거 아니냐”라며 제조사를 향한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카메라 불량, 시트 뜯어짐,
램프 습기, 미션 불량 등
문제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신차 출고 후 문제가 발생한 차주들의 사연들도 동호회를 통해 빠르게 업로드되고 있다. 도장 불량 같은 건 사례들이 너무 많았고, 그중 눈여겨볼 만한 문제들 몇 가지를 살펴보면 한 신형 카니발 차주는 출고 후 에어컨 AC 기능을 켜면 심한 진동 발생, 측면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 변경 시 후측방 모니터 오작동 문제, 후방카메라 화질 불량 문제 등이 발생했다.
다른 한 차주는 스탑앤고 시스템 작동 시 내비게이션 화면이 꺼지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했으며 시트가 찢어져서 출고된 차량도 존재했다. 그 외에도 2열 슬라이딩 도어 일부에 녹이 슬거나 세차 후 후미등에 물기가 스며드는 차량도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쉴 새 없이 발생되고 있었다.
최근엔 일부 차량들의 연료호스가 정위치에서 탈거되어 누유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고속 주행 중 인터쿨러 호스가 탈거되어 위험천만한 상황에 직면했던 차주들도 존재했다. 한 차주는 10월 16일 가솔린 7인승 모델을 인수한 뒤 3일만인 19일 미션결함으로 인해 차를 운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사업소로 입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다양한 문제들이 연이어 발생하자 기아차 측은 최근 라조네이터 호스 교환 무상수리를 실시하는 등 대처를 실시하고 있지만 차주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워낙 많은 차량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보니 어디서부터 해결을 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어려울 정도다.
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문제는 공장 근로자들을
탓할 수밖에 없다
신형 카니발에서 발견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살펴보면 설계 과정에서부터 잘못된 명백한 결함 문제들과 조립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인해 발생한 품질 문제들이 뒤섞여 있었다. 설계 과정부터 잘못되어 발생하는 문제라면 이는 제조사 차원에서 발 빠르게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감 있는 후속 대처를 이어가야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다.
설계결함이 아닌 품질 문제 같은 경우엔 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기에 기아차 소하리 공장에서 카니발을 조립하는 현장 노동자들을 탓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기아차 노조 측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있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제발 기아차 노조는 일 제대로 해라”, “매번 회사 탓하는 노조들 본인들 잘못부터 반성해야 한다”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임금 올려달라” 이 와중에
파업 예고한 기아차 노조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아차 노조 측은 최근 대대적인 파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고하여 더 큰 비판의 목소리를 피해 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3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위행위 찬반투표에서 총원 2만 9,261명 가운데 81%가 찬성 표를 던져 파업을 실시할 것임을 예고했다.
기아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점점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조 측의 파업이 지속된다면 신형 카니발뿐만 아니라 K5, 쏘렌토 같은 다른 기아차 주력 차종들의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기아차 노조 측은 기본급 12만 304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금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전기, 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을 별도로 신설하지 말고 기존 공장 내에 설치할 것도 같이 요구했고, 잔업 30분 보장과 노동 이사제 도입,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도 제안했다.
기아차 공장에서 생산된 신차들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품질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노조 측은 반성 및 자중하는 태도를 보이기보단 오히려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카니발은 주문 폭주로 인해 무상수리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센터에 가도 제대로 수리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만약 파업으로 인해 생산 스케줄에 차질까지 생긴다면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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