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신속하고 안전하게 목적지로 갈 수 있는 이동 수단 중 하나다. 이렇게 편리하고 좋은 이동 수단이지만, 단 한순간의 실수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흉기로 변하기도 한다. 더불어 자동차는 기계이기 때문에 수많은 부품들로 이루어졌고, 이 부품들은 크고 단단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흉기로 돌변할 수 있다.
그중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부품은 바로 판 스프링이다. 심지어 ‘도로 위 살인자’, ‘도로 위 흉기’, ‘도로 위 암살자’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판 스프링 때문에 피해를 입자, 정부에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핑계를 댔다가 강한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판 스프링에 대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혁 에디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판 스프링
판 스프링은 과거 자동차의 원조 격인 마차 시절부터 등장한 오랜 서스펜션 방식이다. 충격을 받으면 활처럼 휘어져 있는 스프링이 펴지고, 탄성의 한계점 이전에 다시 되돌아오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하나의 판으로만 이루어진 단판 형식이었지만, 자동차가 점점 발전되고, 여러 장치들이 적용되어 하중이 늘어남에 따라 긴 판을 여러 장 붙인 겹판 구조가 등장했다. 이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구조다.
일반 승용차에는 사용되지 않고
화물차에 주로 사용된다
판 스프링 구조의 서스펜션은 일반 세단이나 SUV와 같은 승용차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이는 판 스프링 구조의 단점인 승차감이 좋지 못하고, 겹판 구조에서 발생하는 삐걱거리는 소음, 판 사이에 녹이 발생하고, 심각할 경우 금속의 피로까지 겹치면서 절단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간단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저렴하고, 높은 하중에 잘 견디는 장점으로 인해 버스와 트럭과 같은 덩치가 크고 사람이나 짐을 많이 싣는 용도의 차량에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고,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큰 화제다.
서스펜션이 아닌
화물 고정 보조 장치로 사용
최근엔 이 판 스프링을 서스펜션의 용도가 아닌, 낱개로 떼어 내서 화물차의 적재함 가장자리에 세워서 화물을 고정하는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위치도 옆과 뒤를 가리지 않고 부착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부착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판 스프링을 부착하려면 고정형으로 부착해야 하고, 교통안전공단의 튜닝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화물차 차주들은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고정형이 화물을 내리거나 실을 때 번거롭기 때문에 탈부착식으로 만들어서 부착하고 있다. 관행처럼 이어진 것이다.
부착식 판 스프링이
생명을 위협한다
최근 화물 고정용 탈부착식 판 스프링으로 인해 큰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계속 지적되어왔던 내용이다. 도로를 주행 중인 상태에서 탈부착식 판 스프링이 빠지면서 바닥에 떨어졌을 때, 다른 차량이 밟고 지나가게 되면 이 판 스프링이 튀어 오르면서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한 주행 중 앞 화물차에서 떨어져 날아오는 판 스프링에 그대로 차가 파손되거나, 운전자나 동승자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혹은 사망 사고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수거된 판 스프링 등의 차량 낙하물은 126만 6,480건이 발생되었고, 이로 인해 발생된 사고는 217건, 판 스프링이 원인으로 밝혀진 사고는 5건이다. 5건이라고 해서 적은 수치로 보이지만, 가해 차량을 찾을 수도 없는 사고가 허다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고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단속 강화를
요청했다
2020년 10월엔 경기도 평택시 주변 국도를 지나던 차량의 앞 유리를 뚫고 들어오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2018년 1월엔 중부고속도로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 갑자기 날아온 판 스프링에 맞아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판 스프링으로 인해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자, 일반 운전자들은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경찰과 지자체에 단속 강화를 요청했다. 자동차 검사소 등 유관 기관에도 불법 개조 근절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청은 각 지방청 교통범죄수사팀 주관으로 불법 개조 행위를 집중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에서 단속 강화를 요청하자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화물차 운전자들
정부가 판 스프링 불법 개조의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화물차 운전자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단속만 강화하면서, 화물차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라고 주장 중이다. 현실적인 방안이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단속만 강화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더불어 화물차 종사자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도 전했다. 단속 취지와 의도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장과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6개월 정도의 유예기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발언
역풍을 거세게 맞고 있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발언을 본 네티즌들은 크게 분노했다. 특히 생존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크게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들이 판 스프링에 사고를 당해봐야 안다”,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문제를 왜 생존권이랑 엮냐?”, “단속을 더 강화해서 진짜 생존권 위협이 무엇인지 보여주어야 한다”, “판 스프링 단속이 왜 생존권 위협이냐? 생명 위협이랑은 차원이 다른 내용인데” 등 판 스프링 불법 개조에 대한 단속은 이어져야 한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한 네티즌은 이런 방안도 제시했다. “아예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판 스프링을 부착해야 한다면, 판 스프링에 자신의 차량 번호를 각인하고 사고 시, 운전자 100%의 책임을 물게 해야 한다”라는 의견이다. 이 의견에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하고 동의했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생존권도 중요하다. 그들의 생계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안은 그들이 요구하는 생존권과 맞지 않다. 그리고 자신들의 생존권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명이다. 불법인 행동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무고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단순히 일시적으로 단속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관리와 책임까지 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