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인 싼타페는 국내 패밀리SUV를 대표하는 모델로 익히 알려져 있다.실제로 싼타페는2000년에 출시한1세대를 시작으로2018년4세대까지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심지어는 글로벌 누적 판매500만 대를 달성하기도 한 뜻깊은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방심했던 탓일까?호언장담하고 판매를 개시한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판매량이 예전만 못하다.최근에는 가솔린 트림까지 추가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데,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지 만은 않다.어찌 된 영문일까?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싼타페의 판매량 저조 현상과 이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정지현 인턴
싼타페는 현대자동차가 독자 개발한 첫SUV모델이며,항상 인기가 좋고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아온 차다.심지어2012년에 출시한2세대 모델도 그 당시 모델치고는 완성도가 좋아서,단종된 후에도 꽤나 오랫동안 길거리에서 볼 수 있었다.
2018년에 출시된4세대 모델은 풀 체인지를 통해 현대차의SUV디자인 정체성,상하 분리형 헤드 램프가 적용됐다.날렵해진 후드 라인과 확장된 캐스캐이딩 그릴,양쪽 헤드 램프를 이어주는 크롬 가니쉬가 더해져 하이테크 이미지를 더한 점도 특징이다.대시보드에는 가죽 감싸기 공법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 기반의 인체 공학적인 설계로 최적의 드라이빙 환경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4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다양한 변화를 거쳤다
지난6월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적용했다.헤드램프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과T자 모양의 수직 주간 주행등이 적용됐으며,쏘나타DN8에 들어간 차세대3세대 플랫폼이 전후면 부품 일부에 적용되면서 엔진과 변속기가 변경됐다.
실내는 팰리세이드를 연상시키는 사용자 중심 구조로 바뀌었다.크래시 패드와 센터페시아,콘솔박스로 이어지는 높은 센터콘솔 구조를 갖추고, 64가지의 색상이 가능한 앰비언트 무드램프가 적용됐다.변속기는 기존 레버식에서 전자식 변속 버튼 방식으로 변하였으며,파워트레인은202마력2.2스마트스트림D디젤 엔진과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조합됐다.
2.5L 가솔린 터보를 장착
향상된 출력과 연료 효율
이에 그치지 않고,최근에는 가솔린 파워트레인을 추가했다.기존에 탑재되던2.0L가솔린 터보 엔진과8단 자동변속기 조합 대신에2.5L가솔린 터보와8단 습식DCT로 교체했다.이에 따라 출력과 토크 모두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실제로 최고출력은235마력에서281마력으로,최대토크는36.0kg.m에서43.0kg.m로 올랐다.
기존의2.0L가솔린 터보의 복합연비는 리터당9.5km로 대형SUV수준이었다.그러나 새롭게 추가된2.5L가솔린 터보를 장착한 싼타페 복합연비는 리터당10.8km로,약14%나 연비가 개선됐다.가격 경쟁력도 놓치지 않았다. 2.2L디젤 모델에 비해 동일 트림 기준147만 원가량 낮게 가격 책정이 이뤄졌다.
계속되는 하락세
이를 막기 위해 추가한 가솔린 트림
현대차는 가솔린 트림을 추가함으로써 기존 모델에서 지적되던 출력의 아쉬움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이렇게 가솔린 트림을 넣고 판매량을 끌어올리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최근 싼타페 판매량이 이례적으로 저조하기 때문이다.
싼타페는 지난2018년10만7,202대를 판매하며 국내SUV 1위에 오른 전력이 있다.당시 전체 차급 안에서도 그랜저에 이어 국산차2위를 차지했었다.그러나,지난해에는 판매량이 주춤해8만6,198대로 떨어졌다.심지어 올해에는 강력한 경쟁자,기아 쏘렌토가 등장하면서1월3,204대에서2월2,978대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페이스리프트도 막지 못한
싼타페의 처참한 판매량
6월에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론적으로 그렇지 못했다. 7월에는6,252대, 8월에는6,224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이후에도9월에는4,520대, 10월은 이보다 더 하락한4,003대를 판매하는 데에 그쳤다.
이러한 판매량이 계속된다면,사실상 올해 목표인 연간6만5,000대 판매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실제로 올해1월부터10월까지 고작4만7103대를 판매했으니 말이다.한때 국내 패밀리SUV를 대표하던 싼타페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팰리세이드부터 투싼까지
라이벌들이 줄을 섰다
싼타페의 판매량이 현격히 줄어든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라이벌이 너무 많다는 점을 첫 번째 이유로 제시하고자 한다.예컨대,자사 대형SUV인 팰리세이드가 그렇다.팰리세이드는 지난2019년에5만2,299대가 팔렸으며,올해1월부터10월까지의 판매량은 무려5만3,116대에 달한다.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대형SUV임에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점이 맞물려 빚은 결과로 보인다.
카테고리는 다르지만‘패밀리카’라는 넓은 범주에서 본다면,최근 출시된 신형 카니발 역시 싼타페에겐 경쟁 모델이 될 것이다.실제로 지난8월 출시된 카니발은9월에1만130대, 10월에1만2,093대를 팔면서 높은 인기를 증명하는 중이다.다시 말해 카니발이 싼타페의 고객을 일정 부분 흡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또한,싼타페에 버금갈 만큼 크기를 키운 준중형SUV투싼 그리고 제네시스GV70역시 같은 카테고리에 속하지는 않아도 큰 범주 안에선 싼타페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싼타페 VS 쏘렌토
디자인으로 갈리는 호불호
경쟁 상대가 너무 많은 것도 탈이지만,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었다.뭇 네티즌이 꼽은 싼타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름 아닌‘디자인’이었다.이는 기아차 쏘렌토와 비교했을 때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쏘렌토는 올해1월부터10월까지 총6만4,490대가 판매되며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4월부터10월까지 월평균8,883대를 파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싼타페의 월평균 판매량은5,019대로,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일각에선“디자이너가 안티인 것 같다.양 끝에 이쑤시개 꽂은 것 같다”, “쏘나타는 메기고,싼타페는 아구를 닮았다.디자인 팀에 어류 성애자가 있는 것 같다”라며 싼타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디자인을 꼽았다. “쏘렌토가 훨씬 낫다”라며 경쟁상대인 쏘렌토를 두고 비교하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 없는 게 문제다”
“같은 회사인데 왜 집안싸움하냐”
디자인뿐만이 아니었다.날이 갈수록 친환경차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친환경 파워트레인이 부족하다는 점도 소비자들에겐 적잖은 불만사항이었다.일각에선”요즘 같은 시국에 하이브리드가 없는 게 말이 되냐”, ”LPI추가하면 엄청 잘 팔릴걸?”이라며 싼타페가 부활하기 위해선 친환경 파워트레인 추가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실제로 쏘렌토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이 큰 인기 얻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할 수 있겠다.
이외에도 차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었다.한 네티즌은”투싼이 싼타페만큼 커졌는데,싼타페도 좀 더 크기를 키워야 하지 않겠냐”라며 다른 모델들은 모두 차체가 커지고 있는데,한때 대표 패밀리SUV였던 싼타페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반응이었다.또한, “왜 같은 회사인데 서로 자꾸 싸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브랜드 내의 판매 간섭이 심하다는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다.
판매량 저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디자인을 트렌디하게 개선하는 과정과 실내 거주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수불가결할 것으로 보인다.물론 결함 이슈도 더 이상 소비자들의 귀에 들려와서는 안될 것이다.실제로 현대차의 스마트스트림2.5가솔린 엔진은 엔진오일이 감소하는 이슈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신차 출고 후 가득 채워져 있었던 엔진오일이 약1,000km주행 후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터보가 장착된 스마트스트림2.5엔진에 대해서는 엔진오일이 감소되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하지만, 2.5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된 차주들은 언제 결함 문제가 불거질지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소비자들의 불안함을 어떻게 잠재울 건지,앞으로의 현대차의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