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에 밀려 유독 국내에서만 저평가 받고 있다는 1억짜리 기아차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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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디자인 경영을 앞세우며 현대차와 차별화를 두었다. 이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적중하여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졌고, 심지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존재 같았던 현대차를 이기는 결실까지 맺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기아차에겐 아픈 손가락이 하나 있다. 바로 플래그십 세단 K9이다.

특히 K9은 중요할 때마다 제네시스에게 가로막혔다. 위에선 G90이 바라보고 있고, 아래에선 G80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며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K9은 저평가 받고 있는 모델이다”, “최고의 가성비 모델이다”라며 K9에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 K9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혁 에디터

G70 살 돈으로
플래그십 세단을 살 수 있다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며 K9은 실망스러운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최고의 가성비 모델로 꼽히며 “재평가가 필요하다”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제네시스의 중형 스포츠 세단인 G70의 가격으로 플래그십 세단인 K9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3.3L 가솔린 터보 기준, G70의 가격은 4,585만 원부터 5,105만 원이다. 최고 트림에 모든 선택 옵션을 추가한 가격은 6,912만 원이다. K9은 6,577만 원부터 8,114만 원이다. 플래그십 세단이기 때문에 기본 적용된 사양이 G70보다 앞서고, 선택 옵션은 고급감을 더 해주는 편의 사양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기본 트림만 구매를 해도 충분하다.

심지어 수입차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특히 가성비라 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수입차와의 비교다. 전체적인 크기는 벤츠의 S클래스와 BMW의 7시리즈보다 조금 작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특유의 실내 공간 확보 기술로 인해 실제 탑승자가 느끼는 공간감은 K9이 더 넓다.

특히 K9을 타본 소비자들이 모두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승차감이다. G90 대비 너무 물렁하지 않은 서스펜션 세팅으로 인해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플래그십 세단 중 최고봉이라 불리는 S클래스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가성비 좋은 모델로 K9을 꼽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K9
K9이 가성비 모델로 꼽히는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중고차 시장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신차 가격 대비 더 저렴한 가격을 가지고 있과 대형차 특유의 높은 감가율이 더해져 구매 장벽이 더욱 낮아지게 된다.

특히 점점 크기가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도 K9에 정확히 적중했다. 최근 세단과 SUV 상관없이 중형 이상의 모델들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큰 크기와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중고차 시장에서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애매한 포지션과
상품 정책
“국산차 최고의 가성비 모델”, “긍정적인 평가로 다시 재평가해야 하는 모델”로 꼽히는 K9은 중고차가 주된 거래 수단이다. 그렇다면 K9의 신차가 판매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애매한 포지션이다. 크기는 대형 세단이지만 가격은 수입 준대형 세단과 비교된다. 이 정도 심지어 G80도 비교 대상으로 묶이기도 한다. 플래그십 세단으로 분류하기엔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또한 출시 초기에 실수를 범했던 상품 정책이다. 플래그십 세단이라 함은 브랜드의 얼굴과도 같은 모델이고, 비싼 가격을 가진 모델이기 때문에 소위 깡통이라 불리는 기본 트림에도 일반 모델에서 보기 힘든 여러 고급 소재, 각종 최신 장비들이 적용된다. 그러나 K9은 출시 초기에 플래그십 세단이라 불리기 힘든 기본 장비들로만 적용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K9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을 수만은 없다.

플래그십 세단과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과 엠블럼
다른 이유로는 플래그십 세단과는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플래그십 세단은 앞서 언급했듯이 고급스러움과 중후함을 갖추어야 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K9 출시 초기 당시 기아차 특유의 스포티함이 묻어있었다. 또한 초기 모델은 BMW를 따라 한 듯한 디자인을, 풀체인지를 거친 후엔 벤틀리를 따라 한 듯한 디자인을 적용하여 소비자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엠블럼이 문제라는 의견도 많다. 과거 에쿠스, 제네시스, 체어맨, 베리타스 등의 모델들은 플래그십만의 독자적인 엠블럼을 적용하여 일반 모델과 차이점을 두었다. 그러나 K9은 기아차의 엠블럼을 그대로 적용했다. 특히 기아차 로고는 소비자들에게 “못생겼다”, “로고가 정말 품위가 없어 보인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이어지고 있다.

번번히 앞길을 막았던
제네시스라는 존재
K9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다. 바로 제네시스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K9의 2015년 출시 초기엔 매월 1,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800대, 500대 이하로 꾸준히 하락했다. 그 와중에 에쿠스를 계승한 모델인 EQ900이 등장했다. 이후 K9의 판매량은 고꾸라지고 말았다.

2018년엔 풀체인지를 거친 2세대 K9이 출시되었다. 마찬가지로 출시 당시엔 이전 저조했던 기록 보다 훨씬 좋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무려 300%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G90이 등장하면서 다시 K9을 고민했던 소비자들을 데려가기 시작했고, 결국 현재까지 제네시스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다
저조한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2세대 모델이 출시된 지 2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는 K9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풀체인지급을 예고하고 있다.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더욱 커졌고, 헤드 램프와 하단 범퍼의 공기흡입구의 모양의 변화를 준다.

후면부는 트렁크 부분에 있었던 번호판이 하단 범퍼 쪽으로 내려간다. 머플러 팁도 기존의 모양에서 더욱 각진 디자인으로 변화한다. 디자인 기아로 최근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아차가 K9도 심폐 소생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K7이 K8로 변화될 예정
분명히 발생할 판매 간섭
그러나 최근 아이러니한 소식이 전해져왔다. K7의 풀체인지 소식이다. “K7의 풀체인지가 K9과 무슨 상관이냐”라는 의견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K7이 K8로 변경되고 크기 또한 더 커진 형태로 출시할 것이라는 내용 때문이다.

제네시스에 의해 앞길이 계속 막혔던 K9이 자신들의 모델로 인해 또 판매 간섭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급이 다른 모델이기 때문에 적용 사양과 옵션 등으로 차별을 두겠지만, 가격이 K7에 더욱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K9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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