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이 정도일 줄은..” 한국이 현대차 공화국이라 불릴 수밖에 없는 소름 돋는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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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는 현대차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차는 모두 60만 2,565대로 전체의 41.5%다. 기아차는 51만 2,784대, 제네시스는 9만 6,069대를 판매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지만 같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만큼 사실상 현대의 실적으로 집계된다. 이 셋을 합한 점유율은 83.4%로 국산차 판매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반대로 이야기하면 나머지 르노삼성과 쌍용차, 쉐보레는 셋이 합쳐 점유율 20%도 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심지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판매량 꼴등이었지만 지금은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현대차 판매량 집중 현상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국산차 판매 상위 10위에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는 없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현대차그룹 천국이다. 1위는 그랜저로 13만 5,109대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다. 2위는 포터2로 8만 7,932대를 기록했다. 3위는 칼을 갈고 돌아온 K5로 7만 4,497대를 기록했다.

4위는 K5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서자 취급을 받던 쏘렌토로 7만 1,499대를 기록해 설움을 떨쳐냈다. 5위는 아반떼로 6만 9,819대를 기록해 삼각떼의 오명을 벗었다. 6위는 봉고3로 5만 8,909대를 판매했다. 7위는 팰리세이드로 5만 8,822대를 판매했다. 여전히 생산량은 많이 밀려있는 상태다.

8위는 셀토스로 4만 7,165대를 판매해 소형 SUV 1위 자리를 지켰다. 9위는 G80으로 4만 6.523대를 판매했다. 기본 5천만 원이 넘는 차가 10위 안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위는 쏘나타로 4만 5,120대를 판매해 10위권을 겨우 지켰다.

상위 10위 안에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는 단 한종도 없다. 르노삼성은 QM6가 가장 많이 팔렸는데, 3만 8,411대를 기록했다. 쌍용차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렉스턴 스포츠로, 기본 모델과 칸을 합쳐 3만 679대를 기록해 17위를 기록했다. 다만 기본 모델과 칸 각각의 판매량은 티볼리(1만 8,974대)보다 낮다. 쉐보레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스파크로 2만 5,602대로 21위를 기록했다.

상용차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용차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소형 트럭은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 보니 포터2와 봉고3가 독점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1톤 트럭을 내년 초에 출시할 예정이지만 순수 전기차로만 나오다 보니 포터2와 봉고3의 수요를 빼앗긴 어려울 전망이다.

준중형 트럭은 현대 마이티가 독점하고 있다. 경쟁 국산차는 이번 달에 출시된 타타대우 더 쎈 뿐이며, 수입차로 일본 이스즈의 엘프, 독일 MAN의 TGL, 중국 포톤의 아오마크가 있지만 판매량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중형트럭과 대형 트럭은 현대 메가트럭과 파비스, 엑시언트가 압도적이긴 하지만 이쪽은 다행히 타타대우의 노부스, 프리마와 수입 트럭들이 어느 정도 견제해 주고 있다.

대중교통인 버스 역시 지난 몇 년간 현대차 판매량이 압도적이다. 현대차 전주 생산공장에 현재 대략 2천 대가량이 대기 중이라고 한다. 그나마 전기버스 분야에서 국산 브랜드인 우진산전과 에디슨모터스, 그리고 각종 중국 업체가 어느 정도 현대 일렉시티를 견제해 주고 있지만 전기버스 판매량 자체가 아직 많지 않아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승용차와 상용차 모두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이 압도적이다 보니 ‘한국은 현대차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자국 브랜드니까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다른 국산 브랜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에 너무 집중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살만한 차가 현대차밖에 없다”
현대차를 살 수밖에 없는 구조
왜 국내에서 현대차 판매량이 압도적일까? 답은 간단하다. 살 만한 차가 현대차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우선 르노삼성, 쉐보레, 쌍용차에 비해 현대차는 선택지가 매우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세단의 경우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3종이 각각의 포지션에서 판매량을 책임지고 있으며, SUV의 경우 초소형인 베뉴부터 대형인 팰리세이드까지 라인업이 촘촘하다. 그뿐만이 아니라 형제차 모델이 많은 기아차도 있으며, 프리미엄 모델을 원하면 제네시스도 있다. 반면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는 라인업이 빈약해 선택의 폭이 좁은 편이다.

그리고 다른 국산차에 비해 옵션 사양이 풍부한 것도 현대차를 선택하게 되는 요인 중 하나다. 국내 소비자는 전 세계적 소비자들 중에서도 깐깐한 편이다. 눈높이가 높은 소비자들을 충족하기 위해 현대차는 첨단 편의 사양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신차에 적용하고 있다. 현재 시판되는 아반떼도 그랜저 부럽지 않은 편의 사양을 가지고 있다.

반면 나머지 세 브랜드는 동급 현대차 모델에 비해 옵션 사양이 부족한 편이다. 그러면서 동급 현대차 모델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있다. 비슷한 비용이 소요된다면 당연히 옵션 하나라도 더 들어간 차를 선택하고 싶은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이다.

AS나 정비 편의성 등에서도 현대차가 더 좋은 편이다. AS 센터는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도 전국에 존재하지만 현대차만큼 촘촘하지 않으며, 소모품 비용이 현대차보다 대체로 비싼 편이다. 게다가 르노삼성은 에어컨 필터 자가 교체 불가능 등 정비성마저 불편한 편이다.

그렇다 보니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 모델의 장점을 인터넷상으로 접하지만 막상 직접 차를 살펴보고 이리저리 견적을 받다 보면 결국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구매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현 위치를 지키는 것도
버거워 보인다
사실 지금이 르노삼성, 쉐보레, 쌍용차가 앞서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올해 유독 현대차그룹의 모델에 자잘한 결함부터 치명적인 결함까지 많이 발생해 신뢰도가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르노삼성과 쌍용차, 쉐보레는 앞서나가기는커녕 현 위치를 지키는 것도 버거워 보인다. 르노삼성이 야심 차게 출시한 XM3는 초반에는 기세가 좋았지만 신차효과가 끝나자 판매량이 급감했고, SM6 페이스리프트는 신차효과도 받지 못하고 외면받고 있다. 최근에는 임단협을 놓고 노사갈등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으며, 파업까지 예고한 상태다.

쉐보레는 올해 초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가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한때는 스파크를 넘어서는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생산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국내 판매량이 1만 8,511대에 불과하다.

그래도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매출 증가의 기회를 잡은 듯했으나 노조원의 파업으로 생산 손실이 또다시 발생했다. 현재 누적된 적자만 3조 가량이라고 하지만 한국GM 노조원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5개월 만에 임단협을 타결하긴 했지만 남은 것은 상처뿐이다. 잦은 파업으로 GM 본사가 경고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임단협은 문제없이 가장 먼저 마무리했고, 최근에 신차를 선보이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에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올해 초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를 포기했고,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유동성 위기를 오랫동안 겪어왔다. 게다가 부품사들이 납품을 거부해 이틀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올해 4분기 감사의견도 거절되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된다.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덕분에 3개월의 시간을 벌었지만 유동성 문제 해결 및 신규 투자 협상을 해내지 못하면 부도가 날 수 있다. 현 위치를 지키는 것도 버거워 보이는 탓에 현대차를 제대로 견제해 주지 못하고 있다.

다른 국산 브랜드가
발전하지 않는 한
현대차 집중 현상은 깨지지 않는다
현재 자동차 시장 상황을 보면 앞으로도 현대차 판매량이 압도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냈지만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는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현대차 판매량 집중 현상을 깨기 위해서는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가 현대차를 압도할 만한 차를 출시해 점유율을 높이는 방법뿐이다. 그리고 전기차 시대가 다가온 만큼 이제는 전기차 개발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지만 세 브랜드의 전기차 개발 및 도입 계획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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