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플러스 “이게 현실에서 가능합니다” 미친듯 비싸도 한국인들 특성 때문에 무조건 잘 팔린다는 차

“이게 현실에서 가능합니다” 미친듯 비싸도 한국인들 특성 때문에 무조건 잘 팔린다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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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이 자동차를 구매하기 전에 가장 해선 안 될 행동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있다. 바로 자동차 커뮤니티에 어떤 자동차를 사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구하는 것이다. 모닝이나 소울 정도를 생각하고 질문을 던졌다가 풀 할부로 롤스로이스를 구입하게 된다는 우스갯소리는 이미 너무나도 유명하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차를 구입하려던 사회 초년생이 롤스로이스를 구입할 수밖에 없게 만들까? 이는 한국인들의 어떤 특성 때문이라는데, 과연 그 특성은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한국인이 선호하는 자동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사진=다나와자동차)

Top 10위 자동차 중
큰 차들의 비율이 상당하다
올 한해, 상용차를 제외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뛰어난 판매량을 기록한 자동차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올해 11월까지 판매량 기준 상위 10위의 자동차를 조사해보니, SUV 차량 중에선 QM6, 셀토스, 펠리세이드, 쏘렌토 등이 순위에 들었다.

세단 차량으로는 K7, 쏘나타, 아반떼, K5 등이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영광의 1위는 최근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한 그랜저가 차지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G80이나 그랜저처럼 가격이 높은 준대형 세단이나 팰리세이드같은 대형 SUV 차량의 판매량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고급차의 대명사였던 그랜저는 올해 11월까지 총 13만 5,109대가 판매되며 국민차 자리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대형 SUV, 팰리세이드도 3,573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에도 5만 8,822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작년의 인기를 이어갔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G80은 최저 기본가 5,291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총 4만 6,523대가 판매되며 판매량 8위를 기록했다. 순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6,067만 원에부터 시작하는 GV80도 3만 745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 들어 큰 차,
고급차의 판매량이 늘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매량에서 알 수 있듯이, 큰 차량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이전부터 큰 차량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었지만, 올해처럼 수요가 판매량으로 이어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그랜저, G80등 고급 세단을 법인차로 구매하는 비율이 늘어났다는 점을 꼽기도 한다.

특히 그랜저는 4,50대 임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법인차로 꼽히기도 했다. 대형 SUV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대형 SUV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 중 24.2%에 달하며, 이는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려 13% 증가한 수치이다. 큰 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발맞추어 최근에는 수입차 제조사의 초대형 SUV 국내 진출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경차 시장은
그리 좋지 못하다
하지만 반대로 경차 시장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올해 11월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승용차 판매량은 146만 2,931대에 달한다. 이중 경차의 점유율은 6.44%에 불과하다. 판매량을 비교해보면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작년 경차 판매량은 12만 2,269대였지만, 올해 판매량은 9만 4,343대로 3만 대 이상 감소했다.

반면, 올해 준대형 세단의 시장 점유율은 20,49%였다. 판매 건수는 29만 9,898대로 대비 약 3만 대 정도 증가했다. 대형 SUV도 15만 7,44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작년 대비 약 5만 대 이상 증가한 모습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동차 시장의 양극화가 진행되는 중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그렇다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큰 차의 판매량이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혹시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을 지칭하는 별명,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유럽에서 가장 선호되는 모델, 왜건과 해치백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는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해치백은 작은 차체에도 트렁크를 실내 공간과 연결하여 기능성을 높인 차량이다. 기능성과 편의성은 운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이 둘을 전부 갖춘 해치백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없는 것에 대해 의아함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특히 큰 차가 선호되고, 경차나 해치백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기엔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원인이 있다. 바로 사회적 인식이다.

(사진=그랜저TG TV광고)

우리 사회에서 자동차는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이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그랜저의 광고 카피이다.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답했습니다”라는 카피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인식과 지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말로, 한때 교과서에 실리기까지 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자동차는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선 사회적 지위의 표현 수단인 것이다.

오죽하면 차에서 내릴 때 주위에서 쏟아지는 시선을 지칭하는 “하차감”이라는 단어까지 생길 정도이다. 자동차의 기능이 단순 이동 수단에서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용성을 극대화한 해치백보다 세단이 선호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김여사 이야기가 나올 때, 항상 경차가 함께 언급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최근 준대형 세단의
상품성이 높아지며
수요가 판매량으로 이어졌다
앞서 말했듯이 큰 차에 대한 수요는 이전부터 꾸준했다. 그렇다면 최근, 준대형급 차량에 대한 수요가 직접적인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올해 자동차 시장에 출시된 준대형 차량의 상품성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페이스 리프트를 진행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하락세를 보이던 그랜저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젊은 층까지 수요를 확장했다. 프리미엄 세단 G80은 올해 초 GV80과 함께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하여 국민차 반열로 내려간 그랜저의 자리를 채웠다. 대형 SUV 시장에서도 강인한 인상과 강력한 성능을 지닌 팰리세이드가 등장하여 큰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국민차라 불리던
중형 차량 가격 상승도
원인 중 하나이다
이와 더불어, 쏘나타, K5 등 기존 국민차로 선호되던 중형 차량의 가격이 상승한 것도 대형 차량 판매량 증가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중형급 쏘나타의 최고 사양 모델인 가솔린 2.0 인스퍼레이션 트림의 기본 가격은 3,298만 원부터 시작한다. 동급 차량인 K5의 최고 트림, 가솔린 1.6 터보 시그니처 트림의 가격은 3,151만 원부터이다.

그런데, 차급이 한 단계 올라간 준대형 그랜저의 기본 모델인 가솔린 2.5 프리미엄 트림의 가격은 3,294만 원으로, 중형 최고 트림 가격대와 완전히 겹쳐지는 모습을 보였다. 더군다나 그랜저는 하위 트림부터 12.3인치 내비게이션 등 고급형 편의 기능과 안전 사양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결국, 전략적인 가격 구성이 큰 차를 선호하는 기존의 인식과 시너지를 일으켜 판매량을 견인한 것이다.

무리해서 차급을 높이기보단
목적에 맞는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한편, 자동차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자리하게 되면서 새로운 사회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자신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해서 비싼 차를 구입하는, 이른바 카푸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뛰어난 하차감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해서 자동차를 구입하는 일은 자동차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차급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려는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의복의 기능이 결국 신체 보호에 있는 것처럼, 자동차의 근본적인 기능은 편리한 이동에 있다. 때문에 무턱대고 무리해서 큰 차만 선호하기보단, 자동차를 구입하는 목적에 맞는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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