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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렇게 까다가도 결국 한국 아빠들은 현대차 대리점에서 계약서 쓰고 나오게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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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옷장을 보고서 하는 말이 있다. “입을 옷이 없다”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사실 옷장에 옷은 많은데 당장 내 마음에 드는 옷이 없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말이 있다. “살 차가 없다”라는 말이다. 정말 살 차가 없다기보다는, 값어치를 하는 혹은 자신에 마음에 쏙 드는 차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국산차만 해도 올해 엄청난 신차 출시를 이어갔다. 그중에서 현대기아차의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무려 80%가 넘는다. 많이 파는 만큼 비판도 그만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걸까? 혹시 다른 브랜드에서 살 차가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하게 되는 건 아닐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소비자들이 르쌍쉐가 선택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현대차보다
기본기가 좋다?
그동안 뭇 소비자들 사이에선 “현대차보다는 르노삼성이나 쉐보레가 항상 기본기가 좋은 편이다”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를 예로 들어보자. 트레일블레이저는 홀로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는 셀토스를 꺾기 위해 한국지엠이 출시한 신차다. 출시 당시, 꽤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펼치면서 셀토스의 새로운 적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이어졌다.

실제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를 선택하면 페이퍼스펙이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쉐보레 특유의 기본기와 함께 셀토스와 비슷한 수준의 편의 사양을 누릴 수 있어 초기 반응이 괜찮았다. 판매량을 살펴봐도 올 1월 국내 판매에 들어간 후, 11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1만 8,000대 이상이 팔렸다. 해외에서도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지금까지 총 13만 대 이상 수출됐다. 그런데 왜 매년 망해간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올까?

르노삼성
노조 문제
르노삼성에게는 마무리 짓지 못한 올 임단협이 걸림돌이 됐다는 의견이 많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0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 쟁의권을 이미 확보해둔 상태다. 내년 1월 초 교섭 재개 시점에 맞춰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시 말해, 노사 협상을 진행하면서 언제든 파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르노삼성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간신히 마련한 XM3 수출 기회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 파업이 르노삼성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쉐보레
계속되는 철수설
그나마 노조와의 협상을 빨리 매듭지은 한국GM도 네티즌 사이에선 “갈 길이 멀다”라고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GM의 11월 판매가 2만여 대에 그치며 작년 같은 기간의 반 토막 수준으로 주저앉았다는 게 그 증거가 되겠다. 더불어 국산차 판매량 순위에서 눈에 띄지 않는 성과를 낸 것도 문제였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7월 22일 임단협 교섭을 시작한 뒤 회사 측과 협상안에 대한 견해차를 보이면서 총 15일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지금은 마무리된 상태지만, 이 과정에서 2만 5천 대 이상의 누적 생산 손실이 발생했으며 한국 시장 철수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철수설을 잠식시키는 게 쉐보레에게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쉐보레 측은 철수설을 잠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요즘 인기인 SUV 위주로 신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쌍용차
기업 회생을 신청
쌍용차 역시 사정이 좋지 못하다. 몇몇 소비자들 사이에서 “쌍용차는 사실상 거의 쓰러져가는 중”이라는 의견이 많다. 쌍용차는 최근 유동성 위기에 처해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는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2017년 1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그동안 쌓인 적자는 7,200억 원이다. 이로 인해 결국 약 1,650억 원을 제때 갚지 못하며 위기에 놓인 것이다.

게다가 올해 판매량은 지난달까지 9만 6,825대로 전년 대비 20.8% 줄었다.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 주요 모델을 생산하는 평택공장은 연간 25만 대를 생산할 수 있음에도 올해 가동률이 11월까지 40%에 미치지 못했다.

“차 팔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르쌍쉐의 계속되는 실책에 네티즌들은 “현대차의 독보적인 점유율은 현대차가 잘해서가 아니라 르쌍쉐가 못하기 때문이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뭇 소비자들은 “르쌍쉐는 차 팔 생각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왜 그런 걸까?

실제로 현대차 점유율을 뺀 20%에 채 미치지는 못하는 점유율을 갖고 있는데도 판매량을 늘리고 싶어 보이는 절실함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여러 이유 중 많이 거론되는 첫 번째 이유는 신차 출시 타이밍이 나쁘다는 것이다. 특히 르노삼성과 쉐보레의 경우 본사가 있는 나라에서 출시한 다음에 국내에는 너무 늦게 출시한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네티즌 사이에서 “다른 브랜드에 비해 신차가 너무 늦게 출시되면서 기대감이 줄어든다”라는 반응이 다수였다.

가격 마케팅도
적극적이지 않다
사실 르쌍쉐 가격은 현대차와 별다른 바가 없다. 직접 가격을 비교해 봐도 현대 쏘나타와 같은 차급인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 SM6은 고작 8만 원에서 100만 원 차이가 난다. 쉐보레와 르노삼성이 조금 더 비싼 건 사실이지만, 쏘나타는 자연 흡기 엔진을, 말리부와 SM6는 터보 엔진을 사용하는 모델을 두고 비교한 것이기 때문에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인식은 달랐다. 일부 네티즌은 “르노삼성과 쉐보레는 너무 비싸게 나온다”라며 국내 출시 가격이 본사가 있는 나라에 비해 비싸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불어 “가격만 보면 철수 준비하는 것이 맞다”라는 등의 반응도 해당 기업의 기사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만연한 “가성비가 떨어진다”라는 편견은 결국 판매량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미 현대차 공화국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다
이러한 문제점이 지속되면 결국 르쌍쉐는 없고 “한국은 진정한 현대차 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의견이 많다. 이 주장은 이미 현대차는 한국에서 독과점 기업인데 그 양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르쌍쉐가 하루아침에 현대기아차를 뛰어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물론 이른 시일 내에는 어려울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영원한 1등은 없다는 말도 있다. 현대기아차가 아닌 다른 브랜드가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한다면 언제든 현대기아차도 르쌍쉐에게 무너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현대기아차 스스로 이를 증명 중이다. 기아차 K5가 국민차 타이틀을 쥐고 있던 현대차 쏘나타를 앞지른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물론 같은 기업 안에서 집안싸움이지만, “기아차는 현대차를 이길 수 없다”라는 10년 넘게 깨지지 않던 벽을 허문 것이니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라이벌이 없는 독점체제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독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르쌍쉐가 긍정적인 미래를 그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점유율이 하락하게 된다면,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르쌍쉐가 무너지면, 결론적으로 정말 살 차가 현대기아차밖에 없어지면서 소비자는 선택권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이 어떤 제품을 내놓아도 소비자는 군말 없이 그 제품을 살 수밖에 없는 노릇이 된다.

“독점 기업”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 역시 지양해야 하는 현상이다. 라이벌이 없는 독점체제는 사실 현대차에게도 독이 될 수 있다. 라이벌이 있어야 기업 역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티즌 역시 “모든 상황을 고려해 보았을 때 이런 “독점기업 현상”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라는 반응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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