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증거 있으면 어디 해봐” 문콕 한 주제에 뻔뻔함 자랑하던 차주가 제대로 역관광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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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배드림)

국내에는 당연한 듯 존재하지만 외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스펀지가 있다. 바로 차 문에 달린 파란색 스펀지다. 정식 명칭은 ‘도어 가드’로, 주차난이 심한 한국에서 ‘문콕’을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일명 ‘문콕 가드’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문콕 사건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고의성이 다분한 문콕 사건이 일어나 뭇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심지어 해당 사건은 한 유튜브 채널에 소개되면서 일명 ‘박제’를 당했다. 게다가 가해 차량의 처사에 경찰 측은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라는 판단까지 더했다. 흔히들 말하는 ‘역관광’을 당한 셈이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비매너 문콕 사건의 전말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주차장 규격은 90년대에
머물러 있지만
차는 점점 커진다
한국인들이 큰 차를 좋아한다는 것은 자동차 판매량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SUV뿐만 아니라 세단에서도 대형 세단이 인기가 더 좋다. 2020년 현대차의 대형 세단 그랜저가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큰 차들이 많아지면서 계속 거론되는 문제가 있다. 바로 주차장 규격과 관련된 이슈다.

주차장 규격이 90년대와 동일한데 자동차의 크기는 커져서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 문제의 주요 내용이다. 차는 많고 공간은 협소해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타고 내릴 때 문을 열고 나오기가 곤란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량을 오르내릴 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옆 차량을 긁게 된다. 이를 ‘문콕’이라고 한다.

(사진=보배드림)

선을 넘어 주차한 차
그 옆에 간신히 주차했다
작년 12월 말, 한 차주가 퇴근 후에 주차를 위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갔다. 왜인지 그날따라 주차 자리가 없었고, 주차선을 넘어 주차한 쉐보레 임팔라 옆에 자리가 있었다. 검은색 쉐보레 차량의 사진을 잘 보면 조수석 쪽으로 기둥이 있고 자리가 충분한 상태다.

그런데 이 차가 선을 넘어 주차한 바람에 흰색 아반떼가 운전석 쪽에 가깝게 주차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벌어졌다. 주차를 마치고도 아반떼 차주는 뭔가 찜찜한 기분에 사진까지 찍어 두었다. 일각에선 “인간의 육감은 무섭도록 정확하다”라며 후에 벌어질 일을 예상이라도 한 듯한 차주의 행동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진=보배드림)

문콕이 아니라
문‘콱’이었다
국내 한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와 관련된 게시글이 올라왔다. 일명 ‘보배 레전드’라고 불리는 게시글이기도 하다. 주차 사진과 더불어 문콕을 당했음을 증빙하는 사진들이 함께 올라왔다. 해당 차주는 문콕을 당한 것을 보고 블랙박스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블랙박스를 살펴보니 쉐보레 차가 자신의 차 앞을 서성거리다가 차에 탑승 후 시동을 걸고 조금 전진한 뒤, 운전석 문을 강하게 열어 차주의 차 조수석 문에 충격을 가하고 빠져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이를 보고 네티즌은 “운전석 쪽으로 탑승을 하지 못해 조수석으로 탑승한 후 화풀이 보복 같다”라는 의견을 더했다.

(사진=보배드림)

“증거 있으면
신고해 보세요”
피해를 당한 아반떼 차주는 사건을 좋게 해결하기 위해 곧바로 가해 차량 차주에 연락을 시도했다. 그런데 사과를 해도 모자랄 쉐보레 차주가 적반하장의 태도로 응대해 화제다. “그쪽이 주차를 좁게 해놓은 것 아닙니까?”, “굳이 거기에 주차를 왜 했습니까?”라며 오히려 피해 차주에게 잘못을 떠넘기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증거 있으면 신고하세요”, “형사든 민사든 고발하세요”라는 식의 발언도 했다. 이에 피해 차량 차주는 실제로 경찰서에 자문을 구했다. 경찰서 측에서는 ”고의성이 다분하다“라며 ”재물손괴죄가 성립된다“라는 답변을 건네주었다.

가해 차량의 처참한 결말,
재물 손괴죄란?
재물 손괴죄는 손괴죄의 가장 대표 죄명으로써, 형법 366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재물 손괴죄의 대상물은 ‘타인의 재물과 문서 등’으로 폭넓게 인정된다.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는 상세 내용도 살펴볼 수 있다.

‘손괴’란 그 대상물이 갖는 본래의 효용성을 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고의성이 더해져야 이에 해당된다. 손괴죄는 우리 주변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화가 나서 상대방의 물건을 부순다든지, 술을 먹고 걸어가다가 주차되어 있는 타인의 차량을 파손시킨다든지 하는 상황들도 모두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 사건의 경우, 쉐보레 차가 반복적으로 문을 세게 여닫은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따라서 고의성이 다분한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이건 문콕 정도가 아니다”
“고소당해도 싸다”
해당 사건은 보배드림에 인기글로 떠오르면서 댓글 700개, 조회 수 16만 건에 달하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정말 많이 당황했겠다”라며 피해 차주의 마음을 헤아리는 모습이었다. 더불어 “유튜브에도 올라왔다. 가해 차주는 완전 박제 당한 셈이다”라며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의 링크를 첨부하기도 했다.

다른 소비자 역시 “문콕이라고 해서 봤다가 깜짝 놀랐다”, “이건 문콕 정도가 아니다”라며 고의성이 다분한 보복에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요즘 블랙박스 없는 차가 어디 있다고 증거를 논하는 거지?”, “쉐보레 차주 너무 이기적이다”라며 가해 차주에 대한 비판을 더했다.

분노가 많은 한국 사회
성인 절반 이상이 분노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제대로 풀 방법이 적은 환경 탓에 한국 사회는 분노가 많다. 실제로 대한 신경정신의학 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인 52%가 분노조절이 제대로 안 되는 상태라고 한다.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충동조절 장애 고위험군도 11%로 10명 중 1명이 넘는다.

뉴스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삶에서도 부하직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화내는 상사 등 사소한 일에 충동적으로 화내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건물 외벽을 청소하는 청소부가 틀어놓은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는 것을 이유로 옥상의 로프 줄을 끊어 세 아이의 아버지인 청소부를 사망하게 만든 사건도 분노조절과 관련된 사건이다.

뭇 네티즌은 “이번 사건도 단순한 실수의 개념을 벗어난, 분노성 보복 사건인 것 같다”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경찰 측에서도 “충분히 재물손괴죄를 적용시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하며 네티즌의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자신의 편의를 위해 남의 편의를 침해했음에도 반대로 자신의 편의가 침해당했을 때 분노한 쉐보레 차주에 따끔한 비판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주차장 크기는 그대로인데, 차가 점점 커지면서 문콕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문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다소 흔한 실수다. 이에 일각에선 “실수 자체보다는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고 고의가 없는 게 중요한 것이다”라며 의견을 더하고 있다. 더불어 “문콕 자체보다는 피해 차주가 먼저 손을 내밀었는데도 적반하장의 태도로 응대한 것이 괘씸하다”라는 반응도 살펴볼 수 있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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