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말리세요” 지금 중고차 산다는 친구 있으면 무조건 막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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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한해 중고차 거래 대수는 300만 대 이상으로 신차 판매량의 약 2배 정도 된다. 시장 규모로는 약 25조 원 정도 된다. 중고차는 신차 대비 저렴하기 때문에 비용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으며, 그 외에 운전면허 딴 지 얼마 안 된 소비자가 운전연습용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많으며, 당일 출고가 되기 때문에 급하게 차가 필요한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하지만 겨울은 침수차를 구매할 위험이 의외로 높은 편이다. 여름에 침수된 차를 겨울에 조심해야 한다니 모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지금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겨울에 조심해야 하는 침수차 구매에 대해 살펴보자.

이진웅 에디터

(사진=아시아투데이)

말 그대로
물에 잠긴 차
침수차란 말 그대로 물에 잠긴 차를 의미한다. 침수차를 구분하는 데에는 별도의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엔진 등 동력 계통에 물이 들어가면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차에 따라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카펫이 젖는 수준부터 침수차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차가 침수가 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엔진에 존재하는 ECU나 점화플러그 등에 이상이 생겨 고장을 유발하고, 변속기에 모래가루가 남아 오일실이 손상돼 기어오일이 누유되는 현상이 생긴다. 또한 습기로 인해 차 내부에서는 악취가 발생한다.

(사진=뉴스원)

빗물에는 염분 등 전해질이 포함되어 있어 철판과 접촉하면 부식이 발생한다. 특히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부식이 생기게 되면 골치 아파진다. 부식으로 인해 주행 중 소음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요즘에는 차에 전자 장치가 많기 때문에 침수에 더 취약하다. 전자 장비들을 연결하는 커넥터들은 대체로 차체 하단에 위치해 있어 침수당하기 쉽다. 장비들이 아예 작동하지 않거나 오작동할 수 있으며, 합선 위험도 있다. 수리한다고 해도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두 번 다시 못쓴다고 생각해야 한다.

(사진=아주경제)

폐차 처리해야 하지만
대부분 수리해서 다시 나온다
지난해 여름에는 50일 넘게 발생한 장마와 잇단 태풍으로 2만 대가 넘는 침수차가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침수차는 폐차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수리 후 중고차 시장에 다시 나온다고 한다.

침수차가 유통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자차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전손 처리를 통해 보험사가 해당 차를 인수한다. 그 이후에 보험사가 폐차 처리를 해야 하지만 공개 경매로 매각하는 쪽이 돈이 더 되기 때문에 대부분은 중고차 업자나 정비업자들에게 경매로 넘긴다.

(사진=MBC)

낙찰받은 침수차를 가져온 업자들은 침수차를 숨기기 위해 작업을 실시한다. 외부와 내부에 있는 흔적들을 없애고 악취 제거와 차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정비를 하고 매물로 올린다. 당연히 소비자들은 침수차를 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침수 사실은 매물에 언급하지 않는다.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보상받지 못한 침수차는 폐차하고 받는 돈보다 조금 더 주고 차주들에게 매입한다. 그 이후에는 위와 동일하다. 가격도 무사고 매물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한 수준인데, 이렇게 해서 판매할 경우 업자는 매입가의 2~3배에 달하는 이윤을 얻을 수 있다.

(사진=중앙일보)

침수차 발생 사실을
망각하는 시기다
차가 침수되고 위 과정을 통해 바로 상품화되는 것은 아니다. 침수 흔적을 없애고 수리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대략 2~3개월 정도가 지난 9월에서 11월 사이에 침수차 매물이 많이 올라온다.

하지만 일부 업자들은 겨울인 지금을 노리기도 한다.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침수차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된다. 더군다나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차 상태를 다른 때보다 자세히 파악하려는 의지가 줄어든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침수차에 대한 의심을 거의 가지지 않고 다른 부분을 살펴보더라도 침수 흔적까지는 잘 살펴보지 않게 된다.

(사진=충청투데이)

첫차 구매자가 많아
속여 팔기 쉽다
1월과 2월에는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등 첫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 차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업자들이 침수차를 속여 팔기 쉽다. 심지어 가격을 더 부풀려 자신의 이익을 높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것저것 매뉴얼을 숙지하고 간다 하더라도 첫차를 구매한다는 설렘과 업자들의 유혹으로 인해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도 이와 같은 이유로 여름과 가을에 발생한 침수차는 한두 달이 지났을 때보다 겨울과 봄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침수차를 팔려는 악덕 호객꾼은 소비자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지고 매물이 부족할 지금을 노린다고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보험개발원의
카 히스토리 활용
침수차가 발생한 지 시간이 꽤 흐른 지금도 침수차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시기에 상관없이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자. 우선 중고차 매장을 가기 전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보험개발원의 카 히스토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카히스토리 사이트에 접속하면 침수차 조회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차량번호 또는 차대번호를 입력하면 즉시 침수차 여부를 알 수 있다. 대체로 매물에 차량번호가 올라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입력하면 된다. 하지만 자동차 보험으로 침수 피해를 보상받은 차량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보조용으로만 활용하자.

자동차 민원 대국민포털에서
자동차등록원부 확인
간혹 번호판이나 소유자를 여러 번 바꿔 침수차 세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동차 민원 대국민포털 사이트에서 자동차 등록원부를 확인하면 된다.

자동차 등록원부를 확인하면 차량번호와 소유자 변경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데,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번 바뀌었다면 침수차 세탁 여부를 의심해볼 수 있다.

(사진=한국일보)

중고차 매장에 가서
꼼꼼히 확인한다
카히스토리나 자동차등록원부 상에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침수차가 아니라고 확신하면 안 된다. 중고차 매장에 방문해 침수 여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시운전도 해보면서 꼼꼼히 확인한 후 구매해야 한다.

(사진=한국경제)

알려진 방법으로는 차량 실내에 곰팡이 냄새 혹은 악취가 나지 않는지 확인,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안쪽에 진흙 흔적이나 물때가 있는지 확인, 차량 구석구석에 모래나 진흙, 녹슨 흔적이 있는지 확인, 배선이 새것으로 교환되어 있는지 확인, 연료 주입구 홈이 헐었는지, 녹슬었는지 확인, 시트를 지지하는 쇠 부분이 녹슬었는지 확인, 도어 고무 몰딩을 뜯어서 확인, 퓨즈박스 물때 자국 등 확인, 시가잭 안쪽 확인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업자들도 안전벨트를 새로 교체하는 등 조치를 통해 침수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따라서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차를 잘 아는 지인과 동행하거나 전문가 동행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일정 비용을 받고 전문가가 동행해 꼼꼼하게 점검해 준다.

계약서 작성 시
특약을 추가한다
마지막으로 중고차를 계약할 시 특약을 추가해 줄 것을 요구한다. 특약 사항으로 “판매자가 알려주지 않은 사고(침수 포함) 사실이 나중에라도 밝혀지면 배상한다”라는 내용을 넣어두게 되면 문제 발생 시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증거는 많이 남길수록 좋은 법이다.

만약 특약 삽입을 업자가 거부할 경우 계약서에 사인하지 말고 바로 나와야 한다. 침수 사실이 없으면 특약 추가를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뭔가 찝찝한 부분이 있으니깐 거부하는 것이다.

(사진=이데일리)

침수차 유입을 막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
침수차 피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고차 시장에 침수차가 아예 유입되지 않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침수차를 경매로 매각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침수차 판매하다가 적발될 때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이는 등 방법이 있다.

아직도 중고차 시장에 만연한 침수차를 비롯한 다양한 사기 유형 때문에 소비자들이 마음 편하게 중고차를 살수 없는 상황이다. 신차 판매량보다 중고차 거래가 많은 만큼 중고차 시장 개선을 위한 방법 도입이 시급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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