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했구나”라는 주변의 부러움도 잠시, BMW에서 가장 비싼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를 구매한 차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차를 구매한 걸 뼈져리게 후회했다. 줄곧 BMW를 타왔던 그였기에 7시리즈를 구매한다는 설렘에 가득 차 있었지만 차는 연이어 말썽을 부렸고, 서비스센터에선 제대로 된 수리를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토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차주 A씨는 BMW 740LI를 구매한 뒤 무려 10개월 중 5개월을 서비스센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차주는 답답한 마음에 BMW 동호회에도 해당 사건을 알리려고 글을 썼지만, BMW 측은 차주에게 보상을 제안하며 글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은 7시리즈를 구매 후 속앓이를 하고 있는 차주의 사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5시리즈를 타며 느낀
만족감에 7시리즈를
구매한 차주 A씨
BMW 5시리즈를 오랫동안 타온 차주 A씨는 BMW에 만족감을 느껴 지난해 1월, 7시리즈로 차를 교체했다. 5시리즈에서 7시리즈로 넘어갔으니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한 것이다.
그가 구매한 차량은 2020년식 BMW 740Li로 BMW 세단 라인업 중에선 최상위 등급인 모델이다. 경쟁상대로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같은 차량들이 있다. 1월 20일 차를 인도받아 신차를 즐기던 차주의 입가에 묻어나는 미소는 안타깝게도 얼마 가지 못했다.
기쁨과 설렘도 잠시,
수많은 문제점들이
연이어 발견됐다
인도 초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이 차에 만족하며 카라이프를 즐겼다. 그러나 기쁨과 설렘도 잠시, 수많은 문제점들이 연이어 발견되기 시작하며 차주의 사연이 시작된다. 2,500km를 주행하고 난 뒤 급작스럽게 주행 중 엔진을 제외한 모든 전자 장비가 꺼지는 증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한 번이 아닌 두 번이나 발생되어 차주는 결국 서비스센터에 차를 입고시켰고 계기판을 통째로 교환받았다. 신차를 구매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대시보드를 뜯어 계기판을 통째로 교환하는 걸 반길 차주는 없을 것이다. 이 정도 문제로 끝났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차주의 차에는 수많은 문제점들이 존재했다.
10개월 중 5개월은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하느라
차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
수리 이후에도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한 차주는 결국 차를 구매한 뒤 10개월 중 5개월은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하느라 차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신차를 구매했는데 이용한 개월 수 중 절반을 날려버린 것이다. 해당 사연을 전한 A씨는 법인 리스로 7시리즈를 타고 있었고, 그간 차를 타지 못한 기간에도 꾸준히 리스료를 납부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차를 수리해도 계속해서 재발하는 여러 문제점들 때문에 “이제 차가 언제 어디서 무슨 고장이 날지 모르기 때문에 차를 타는 게 두려워진다”라며 “같은 문제가 재발하는데도 이에 대한 원인조차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는 제조사를 이해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동 및 조향 시 소음,
운행 모드 자동 초기화
조수석 시트 자동 접힘까지
그가 구매한 신차에서 발생한 문제들은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정도로 많았다. 우선 차에 시동을 걸면 정체불명의 시동이 꺼질 거 같은 소음이 발생한다. 또한 앞바퀴를 조향하게 되면 끼이익 거리는 알 수 없는 소리가 나며, 주행 중엔 운행 모드가 자동으로 초기화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또한 주행 중 조수석에 탑승자가 있음에도 조수석 시트가 자동으로 앞뒤로 이동하고 접히는 등의 오작동이 발생해 위험천만한 일도 겪은 적이 있었다. A씨는 “운전석 시트도 멋대로 움직이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라며 “도저히 불안해서 차를 못 타겠다”라는 심정을 밝혔다.
내기 순환 버튼이
자동으로 풀리는 등
공조장치에도 문제가 있었다
공조장치에도 문제가 있었다. 도로를 달리던 중 내기 순환 기능 버튼을 눌렀으나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내기 순환 기능이 꺼졌다. 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으로, 서비스센터에 입고하여 여러 차례 문제를 호소했으나, 센터 측은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고 지금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날씨 기능 역시 업데이트가 되지 않으며, 정보를 제대로 받아올 수 없는 오류도 생겼다. 또한 BMW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키는 통신 불량으로 차의 기능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때가 많았다.
통신 불량, 터치 커맨드 이상 등
차를 정상적으로
운행하기가 어려울 정도
다른 전자 장비들 역시 제대로 작동하는 기능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 휴대폰 블루투스 기능이 차와 제대로 연동되지 않는 건 예삿일이며, 티맵 연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내비게이션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터치 커맨드도 가끔 먹통이 되는 증상이 발생했고 아이드라이브 시스템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실상 차를 정상적으로 운행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 모든 문제들이 한대의 차량에서 연이어 발견된 결함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윤활 처리를 했다는
앞바퀴 소음은 점점 더 심해졌다
차주 A씨는 “서비스센터에 6번이나 방문하여 150일 이상을 허비했으나, 정작 중요한 문제들은 하나도 해결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라는 심정을 밝혔다. 그의 주장대로 서비스센터에 수없이 다녀온 7시리즈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했고, 특히 신차에 윤활 처리를 했다는 앞바퀴 조향 시 소음은 센터에 다녀온 뒤로 더 심해졌다.
주행거리가 1만 km도 되지 않은 신차의 조향장치에 윤활 처리를 한다는 것 자체도 이해가 되질 않지만 센터의 조치 이후에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는 점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센터에 다녀온 뒤
또 다른 문제들이 더 생겨났다
센터에 다녀온 뒤로는 또 다른 문제들도 생겼다. 센터에서 수리를 하며 내장재를 여러 번 뜯고 수리를 진행한 결과 다양한 부분에서 파손이 생겼다. 먼저 외관에선 수리 후 도어가 찍힌 부분들이 생겨났으며, 휠 역시 없던 상처가 생겨 결국 센터 측에서 새 휠로 교환해 주기도 했다.
도어 스텝 쪽은 수리 후 볼트가 유실되는 사건도 발생했으며, 운전석 도어 쪽의 앰비언트 라이트에 공기가 들어찬 것처럼 부풀어 오르는 문제도 발생했다. 기존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은 것에 더해 멀쩡한 부분들까지도 더 문제가 생겨서 돌아온 것이다. 이후 더 많은 전자 장비들에 문제가 생긴 것은 물론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센터 측은
정확히 짚어내질 못하고 있는 상황
차주는 계속해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는 BMW 공식 서비스센터의 행태를 지적했다. 어느 자동차 건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이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센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1년 동안 6번 센터를 방문했지만 차주는 아직까지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지 정확한 원인조차 알 수 없었다.
센터 측은 매번 “고쳐놓았다”, “이제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한 번은 수리 후 센터를 나오다가도 고장이 발생해 곧바로 재입고를 시키는 일까지 발생했다. 소비자는 결국 제대로 차를 이용하지도 못했고, 이 때문에 발생하는 금전적 손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소비자보호원과
자동차 환불 중재원에
고발을 진행했다
차에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자 결국 소비자는 “더 이상 차를 못 타겠다”라며 제대로 된 조치를 해달라고 BMW 측에 요청했다. 이에 센터 측과 미팅을 진행했고, “지금은 차를 고치러 들어왔지만 또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은 고치겠다, 마지막 기회인데 못 고치면 어떻게 하겠냐”라고 물었고 이에 센터 측은 “검토해보겠다”라는 짧은 답변과 함께 “그렇지만 차량 교환이나 환불은 불가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차주는 결국 소비자보호원과 대한법률구조공단, 자동차 교환/환불 중재원에 고발을 진행하여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보완서류를 꾸준히 제출하며 사건을 진행하고 있으며, BMW 코리아와 딜러사에 교환 환불 관련 내용증명도 보내놓은 상태다.
동호회에 게시글을
올리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공론화에 힘쓰고 있는 차주
여기에 차주는 문제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BMW 동호회에 결함 내용을 담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플래그십 세단인 7시리즈에서 발생한 이해할 수 없는 결함들과 이를 방치하고 있는 서비스센터 측,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차주의 사연이 널리 퍼져나간 것이다.
이에 많은 동호회 회원들은 “차주분 힘내시길 바란다”, “이건 너무했다”, “이 정도면 당연히 환불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힘을 실어드리고 싶다”, “언제까지 소비자가 이렇게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라며 차주를 응원했다. 또한 오토포스트를 포함한 방송 매체와 인터뷰도 진행하여 앞으로도 사건 공론화에 힘쓸 것임을 알렸다.
차주에게 400만 원
보상을 제안하며
“글을 내려달라”고 연락한 BMW의 제안
동호회에 올라간 게시글이 화제가 되자 BMW 측은 곧바로 차주에게 연락하여 제안을 했다. “400만 원을 현금으로 보상해 줄 테니 글을 내려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차주는 “글을 허위로 써놓은 것도 아니고 나중에 개선이 되면 모든 글을 내리겠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 “400만 원이라는 합의금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 불쾌했다”라며 “담당자 역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말을 하는 게 느껴지더라”, “400만 원이 아닌 4,000만 원을 준다고 해도 이 차는 불안해서 못 타겠는데 말이 되냐”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유명무실한 법과
제조사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차주
7시리즈 결함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차주 A씨는 유명무실한 법과 제조사의 일관적인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어떠한 제대로 된 대책도 없이 그저 고쳐주겠다는 의미 없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라며 “정작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AS 기간이 끝나면 사비로 이 모든 걸 수리해야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냐”라며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으며 이런 피해자가 또 발생하면 안 되니 앞으로도 계속 공론화를 진행할 생각이다”, “개선 조치를 안 해주면 모든 인터뷰에 응할 것이다”, “레몬법도 법인에 있어서는 큰 힘을 못쓰는 법 같다”, “이런 법들도 좀 보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차주가 결함 내용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씁쓸한 현실
해당 차주는 “운전자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해도 그들은 매뉴얼만을 외치고 있다”, “소비자가 이상 증상을 다 촬영해서 설명해야지만 인정을 하는 이 구조는 잘못된 게 아닐까”라는 말을 남겼다. 실제로 그는 요즘 휴대폰 두 개를 들고 차에 탑승하여 문제가 생길 때마다 즉시 영상을 촬영해 놓는다고 한다.
150여 일간의 수리 기간 동안 그의 7시리즈는 수많은 분해와 조립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보상조차 받기 어려운 현실은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사건이 아닐까.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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