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여전히 애매한 도로 문제가 있다. 오죽하면, 이 구간에 딜레마존이라는 타이틀까지 붙게 됐다. 바로 노란불일 때 과속카메라에 찍히는지 아닌지 그 여부에 관한 문제다. 노란불이 등화됐을 때 급하게 통과해 교차로는 지나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차량이 많은 교차로 같은 곳에서는 앞차를 따라가며 더욱 세게 액셀을 밟게 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갑자기 속도를 갑자기 줄이면 뒤차가 들이받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에 제동이 애매한 상황도 발생한다. 노란불이 등화되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도로 위에서의 최대 난제 중 하나, 황색 등화와 신호 위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정지현 에디터
황색 등화의 정의
법적으로 알맞은 행동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황색의 등화는 운전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행동을 요구한다. “차마는 정지선이 있거나 횡단보도가 있을 때는 그 직전이나 교차로의 직전에 정지해야 한다. 이미 교차로에 차마의 일부라도 진입한 경우에는 신속히 교차로 밖으로 진행해야 한다”
다시 말해 원칙적으로는 차량의 일부가 실수로 진입된 경우를 제하면, 황색 등화에 정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보통 급정거를 하는 것보다는 그대로 교차로를 통과하는 것을 선택한다. 그러면서 생기는 걱정이 바로 “단속카메라는 노란불 신호 위반 차를 잡을까?”이다. 간단하게 답을 먼저 말한다면, “아니요”다.
노란불에 통과하는 차는
단속대상이 아니다
그 근거는 무인 교통 단속 장비 경찰규격서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엔 “적색 현시가 시작되고 설정값(10~1,000msec) 이후 정지선을 통과한 차량을 촬영하여 단속”한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다시 말해 황색이 아닌, 적색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서 단속카메라가 단속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란불 등화에 건넌 차는 단속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빨간불에 정지선을 통과한다”라는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부 소비자는 이렇게 반박할 수 있겠다. “나는 노란불 신호에 지나갔는데 과태료가 부과됐다” 위의 근거대로라면, 단속카메라에 잡히지 않아야 정상인데, 이건 또 왜 그런 걸까?
노란불 신호에 건넜는데
왜 과태료가 부과됐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심은 “정말 황색일 때 통과한 게 맞는지”에 대한 여부다. 운전할 때 본 신호등이 교차로 진입 전에 있는 신호등이라면, 실제 교차로의 위치까지 거리 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노란불인 것을 보고 통과를 시도했어도 정지선을 통과한 순간에 빨간불이 등화됐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단속카메라에 찍히게 되면 승용차는 7만 원, 승합차는 8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에 대해 일부 소비자는 “세상에서 제일 아까운 게 은행 수수료랑 신호 및 속도 위반 과태료다”라고 말할 만큼 이 과태료를 내는 걸 아까워한다. 그런데 이 과태료는 노란불 진입 시 사고가 난 경우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한다.
노란불에 지나갔는데
사고가 났다면?
앞서 황색 등화에 교차로를 통과해도 신호 위반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사고가 난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황색 등화일 때 교차로에 진입해 교통사고가 난 사례를 예로 들어보겠다.
대법원은 이 교통사고에 “황색의 등화를 보고서도 교차로 직전에 정지하지 않았다면 신호를 위반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심지어 사고가 난 교차로에는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정지선도 횡단보도도 설치돼 있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따라서 이 사건을 통해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교통사고 발생 시엔 황색 등화에 진입한 차량에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신호 위반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딜레마 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고들
그렇다면 딜레마 존에서 벌어지는 사고는 어떤 게 있을까? 차량 통행량이 많은 시내 도로의 딜레마 존에서 급정거를 할 시, 뒤따르던 차가 내 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뒤따르는 차가 있고 제동하기 모호한 상황이라면 차라리 그냥 교차로를 지나가는 것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 상황 판단은 운전자의 몫이다.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 점은 교차로를 지날 때 항상 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호가 언제 바뀔지 모르니 과속은 하지 않는 것이 맞다. 만약 과속으로 교차로를 지나간다면, 이로 인한 사고 혹은 꼬리물기로 인한 사고까지 벌어질 수 있다.
타이머 신호등
도입하자 vs 하지 말자
요즘 횡단보도 신호기에는 건너갈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있는 타이머가 설치되어있다. 보행 신호가 점등된 후 일정 시간이 흐르면 남은 시간을 초 단위로 표시하기 때문에, 보행자가 지금 건너도 되는지 가늠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해외 일부 지역에는 일반 도로 신호등에도 타이머 신호등이 함께 부착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로에 타이머 신호등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과 각 지자체 건의 사항 게시판에 올라온 글만 살펴봐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과 서울시는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세운다. 이들은 “타이머 신호등을 도입하게 되면, 시간 내에 통과하려는 운전자의 조급 심리가 가중돼, 사고 위험이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라는 의견을 더하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함께 살펴봤다
노란불 신호 위반에 대한 모호한 기준에 골머리를 앓은 소비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관련 뉴스를 찾아봐도 “도대체 신호 위반인 거야, 아닌 거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일부 소비자는 노란불은 단속대상이 아니라는 말에 “단속되지는 않지만, 앞으로 혹시 모르니 더 조심해야겠다”라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한편, 타이머 신호등에 관한 찬반논쟁도 뜨거웠다. 몇몇 소비자는 “타이머 신호등 도입되면, 사고 났을 때 신호 바뀔지 몰랐다는 변명도 못 하게 되니까, 그런 면에서라도 나는 타이머 신호등 있는 게 맞다고 본다”라며 타이머 신호등 도입을 찬성했다. 반면 “서울시 측 의견도 틀린 말은 아니다. 어쩌면 과속이 더 심해질 수도 있겠다”라며 도입을 반대하는 소비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그 어느 쪽도 쉽사리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을 뜻하는 단어가 바로 ‘딜레마’다. 간간이 언급했듯이, 도로 위에서도 이러한 딜레마가 쉽게 나타난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걱정할 행동을 애초에 하지 않는 것이 될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교차로 진입 시 안전 여부를 3회 이상 확인하는 비율이 캐나다는 80%, 일본은 50%인 데에 비해 우리나라는 고작 10%라고 한다. “5분 먼저 가려다가 50년 먼저 간다”라는 말도 있듯이 어떤 상황에서든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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