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할 때쯤이면 꼭 발생해서 지켜보는 이들을 혼란에 빠지게 만든다는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 사고를 겪은 차주들은 입을 모아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하지만 제조사는 매번 이를 부정해왔으며, 차량 내에 부착된 사고기록 장치 EDR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자의 과실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제네시스 G80 급발진 의심 사고 역시 제조사는 매번 하던 방식대로 EDR 자료를 들이밀며 차주의 과실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 해당 사고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었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급발진 여부로 논란이 되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급발진 의심 사고를 겪은 제네시스 G80 차주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았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는 차주의 증언
이번 사고는 지난 1월 8일 오후 1시 50분경, 인천광역시 서구 한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서 발생했다. 사고차는 제네시스 2.5 가솔린 터보 4륜 구동 모델로, 차에 탑승하고 있는 승객은 운전자 1명과 조수석 동승자 1명이었다.
출장을 끝내고 직원과 함께 아파트로 가고 있던 차주 A 씨는 아파트 입구 경비실에 차단막이 있어 서행하며 이동하는 도중 갑자기 엔진에서 굉음이 나며 급격히 앞으로 돌진했다. 이때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가고 있었기에 있는 힘껏 브레이크를 그대로 밟았지만, 브레이크는 쇠몽둥이를 밟은 것처럼 딱딱하고 전혀 제동이 되질 않았다고 한다.
파손된 자동차만 3대
사고 규모가 매우 컸다
차가 급발진하자 깜짝 놀란 차주는 앞서가는 그랜저를 피하기 위해 핸들을 돌렸지만 결국 스치며 1차 충돌을 하고, 주차되어 있던 스타렉스를 매우 강하게 들이받았다.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스타렉스는 앞부분의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파손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G80은 큰 충격에도 멈추지 않았고, 다시 우측으로 밀려 나가면서 돌진을 시작해 운전자는 핸들을 돌려 기둥에 충돌하며 사고가 마무리됐다. 이 모든 건 30초도 채 되지 않는 상황에 발생한 일이다. 결국 큰 충격을 받은 스타렉스는 전손처리를 진행할 정도로 파손이 컸다.
“브레이크 안 밟으셨네요”
EDR 자료를 제시하며
차주의 과실임을 알린 현대차
차주는 이에 급발진임을 주장했으나, 제조사는 EDR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차주의 과실임을 주장했다. 사고 과정에서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고,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다는 것이다. EDR 자료를 확인해보니 1차 충돌 후 잠깐 멈추는 시간에도 차량 RPM은 풀로 가속되고 있었고, 브레이크 제동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또한 차주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이 장착되어 있으며, EDR을 확인해보니 시스템은 정상이고,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장치는 감지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라며 지적했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전방 충돌 방지 기능은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는 상황에선 작동을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차주는 운전 경력 30년임을 강조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브레이크를 밟은 증거가 없다”
차주의 과실을 주장한
커뮤니티 회원들
해당 사건은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도 이슈가 되었는데, 회원들은 “급발진 사고가 아닌 거 같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지 않느냐”, “박고 나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무슨 급발진이냐”, “이건 브레이크랑 엑셀을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 “그냥 사고 나면 일단 급발진이라고 주장한다”라며 급발진 사고가 아니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이어갔다.
한 커뮤니티 회원은 2차 충돌 직전까지 G80의 브레이크 등은 점등되지 않았고, 충돌 이후에야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었으니 이는 명백히 엑셀과 브레이크를 헷갈린 차주의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2차 충돌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보면 충돌 이후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고 있었다. 네티즌들 역시 “LED 테일램프를 장착했으면 머플러에서 수증기가 올라올 때 브레이크 등이 켜지면 빨간색이 비치는데 이번 사고는 전혀 그런 게 없다”, “박고 나서 브레이크 밟는 게 보인다”, “예리하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유튜브에 같은 내용이 업로드되었는데
커뮤니티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19일, 유튜브 한문철 TV에 같은 내용이 업로드되었고, 해당 영상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또 다른 반응을 보였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차주의 과실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었으나, 유튜브 네티즌들의 의견들은 조금 달랐다.
“누가 봐도 급발진이다”, “1차 사고 난 상태에서도 엑셀 페달을 놓치지 않고 밟아줘야 하는 고급 기술이다”, “EDR 자료 조작하는 거 쉽다”, “재생속도 0.25배로 보면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는 게 보인다”, “애초에 급발진이 생기는 게 전자적 결함인데 EDR 자료만 보고 급발진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건 모순 아닌가”라는 반응들을 보인 것이다.
오토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차주
“브레이크를 밟은 게 확실하다”
라는 주장 이어가
해당 차주는 오토포스트 에도 같은 내용을 제보했고,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주행 중 브레이크를 계속해서 밟고 가던 중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즉시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았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라며 급발진 사고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또한 사고로 인해 발생한 인명피해는 총 3명이며, 1명은 통원치료, 2명은 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라고 한다. 3명 모두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두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정신적으로 많이 괴로운 상황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보내온 사고 정황이 담긴 CCTV 자료를 제대로 확인해보니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1차 충돌 직전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어 있는
장면이 CCTV에 녹화되어 있었다
화질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주차장 CCTV에는 해당 차량의 사고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되었고, 1차적으로 스타렉스와 충돌하기 직전, G80의 브레이크 등이 점등 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계속해서 끝까지 밟고 있었으나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그간 여론이 운전자 과실로 몰아진 이유는 EDR 자료에 브레이크를 제대로 밟지 않은 것으로 표시된 것과 함께 운전자가 2차 사고 직후 브레이크를 밟은듯한 정황을 알려주는 브레이크 등 점등 때문이었다. 그러나 1차 사고 직전 브레이크 등이 점등된 장면이 아파트 주차장 CCTV에만 녹화되어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EDR 기록 장치
급발진 분석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EDR에는 차주가 1차 사고 전 브레이크를 밟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와있으나 실제로는 브레이크 등이 점등된 것이 확인되었기에 EDR 조작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이미 “자동차에 적용된 사고기록 장치 EDR은 기록 장치일 뿐, 이것을 급발진 분석용으로 사용하는 거 자체가 잘못됐다”라는 비판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왜냐하면 EDR에는 크나큰 허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 차 EDR은 블랙박스 영상을 조작하듯 EDR 데이터 역시 임의로 조작이 가능하다. 치조 조작과 편집은 물론, 전극 극성을 어떻게 지정하냐에 따라서도 사고분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EDR이 꼭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네티즌이 남긴 말처럼 “애초에 전자적인 오류로 발생하는 게 급발진 사고인데, 전기적인 기록 장치인 EDR이 정확하다고 믿기 어렵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릴 수 있겠다. 혼란스러운 G80 급발진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무엇일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급발진이 아닌 사용자과실 … 제조사에서 규명하게해라…
이건, 사용자와 제조생산자가 싸움 할 일이 아니라 제조사가 구매하여 사용한 어느 부품의 이상작동으로 벌어진 일인가를 규명해야하는 일.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 컴퓨터의 제어와 신호가 어떤 이상반응으로 나타나는지 심각하게 분석하고 판단해내야하는 일이다. 드로틀각 센서가 이상이 없다는 전제하에 악셀과 함께 반응하는 전드로틀을.가능하게 하는 액튜에이터가 왜 전개되었는지. 운전자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질주는 곧 누군가의 사망으로 끝맺어질 수 있고 그 일이 계속되는 한 이 일은 피해자를 꾸준히 양산하게 될 것이다. 살인을 방치하는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