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해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준 한국인들의 소식이 들려올 때가 있다. 우리는 보통 나라의 위세를 세계에 보여준 그들을 칭찬하기 위해 국위선양이라는 말을 쓴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도 국위선양을 이뤄낸 제조사가 있다. 바로 기아이다.
기아는 디자인 변신으로 큰 성과를 이뤄내며 세계 각국의 언론, 매체 수상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이 뭔가 이상하다. 업적을 세운 기아를 칭찬하기는커녕 오히려 비판하고 있다는데 과연 무슨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기아의 해외 수상과 결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충의 에디터
세계 각국 매체의
자동차 어워드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세계 시장에서 기아의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세계 각국의 언론 매체에서 진행하는 자동차 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먼저 강렬한 외관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쏘렌토는 “폴란드 올해의 차”, “Puros Autos 라틴 올해의 SUV”, “What Car? 올해의 SUV” 등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시상 매체는 쏘렌토에 대해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자동차의 선택지를 넓혔다’라며 시상 이유를 설명했다. 동시에 ‘가족형 SUV의 역할에 적합한 넓은 공간과 세련된 스타일 등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자동차’라며 칭찬을 보냈다.
작년 북미 시장에서 7만 대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도 “The Car Connection Best Car To Buy 2021 올해의 패밀리카”에 선정되며 위용을 뽐냈다. 매체는 텔루라이드에 대해 ‘고급스러운 외관 디자인과 패밀리카로 적합한 기능성과 안전사양을 모두 갖춘 자동차’라는 말을 전했으며, 올해 구입해야 할 최고의 자동차라 극찬했다.
해외 시장 전용 모델 리오도 수상 소식을 전했다. 해외 자동차 리서치 업체 빈센트릭이 선정한 Vincentric Best Value in America 서브콤팩트 해치백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동급 경쟁 모델 대비 낮은 감가상각률과 수리 비용을 높게 평가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해치백으로 꼽힌 것이다.
기아의 희소식에
소비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 중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밖에서만 잘하면 무슨 소용이냐”, “국내 결함은 대처도 안 하면서 해외에서 인정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 등 최근 자주 전하고 있는 결함 소식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반응을 보였다.
“수출용 자동차에 신경 쓰는 만큼 국내 모델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국내 소비자의 눈을 가리는 행위에 불과하다” 등 내수 차별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작년 한 해 동안 전해진 기아차의 결함 소식 때문이었다.
스마트스트림 2.5 엔진에서
엔진 오일이 증발되는
문제가 발견되었다
작년 초,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 신형 그랜저에서 엔진 오일 감소 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차주들 사이에서 동일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게 되었다. 더불어 기아자동차의 K7에서까지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해당 결함이 현대차에서 새롭게 선보인 2.5 스마트스트림 엔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해당 문제가 큰 논란이 되었음에도 현대차 측에선 아직까지 이렇다 할 명쾌한 원인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 신형 그랜저에 한해 무상 수리 조치를 진행했지만, 엔진오일 게이지를 봉인하고 일정 Km를 주행 후 다시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을 베타테스터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난까지 이어졌다.
부식 문제부터
머플러 결함까지
전해진 쏘렌토
강렬한 디자인으로 사랑받았던 쏘렌토 풀체인지에서도 결함 소식이 전해졌다. 차량 하부와 시트 아래에 녹이 스는 결함이 발생한 것이다. 해당 결함은 오토포스트 측의 보도를 통해 공론화되었으며, 방송 이후 동일한 증상을 호소하는 차주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부식과 관련된 공식적인 입장 규명이나 조치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머플러 설계로 인한 응축수 배출 문제로 머플러가 동파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어 쏘렌토 결함 논란에 불이 붙고 있다. 문제는, 제조사 측에서 진행하는 무상수리 조치가 머플러에 구멍을 뚫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물론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은 맞지만 구멍이 설계된 머플러로 교체해 주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고개를 드는
내수 차별 의혹
현대차는 과거, 해외 수출용 쏘나타와 국내 시장 판매용 쏘나타를 정면 충돌시키며 내수 차별 의혹을 정면으로 부정해왔다. 하지만 최근 꾸준히 결함 소식이 전해지는 것과 달리, 해외에선 수상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다시금 내수 차별 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의혹을 잠재우고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선, 지금까지 발견되었지만 해결되지 않은 결함 문제에 전면으로 맞서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품질 경영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확실히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소비자들의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기아에 대한 긍정적 반응
한편, 기아의 해외 수상 소식에 모두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최근 디자인 변화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기아를 칭찬하는 네티즌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괜찮은 디자인을 뽑아내고 있는 것만큼은 인정할 만하다”, “축하할 일이다”,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건 분명 자랑스러운 일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북미 시장에서 부진한 판매량을 보인 것과 관련하여, 해외 매체의 인정이 판매 실적으로 이어지길 기원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상품성을 인정받은 만큼 판매량도 오르길 바란다”, “앞으로의 성적을 기대해볼 만하다” 그밖에 세계는 인정하는데 자국민이 부정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잘 한 부분은 칭찬해야 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품질 문제만 해결되면
세계적인 제조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차에 인수되어 동생 기업이라는 인상이 강했던 기아는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외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국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품질” 부분에만 신경 쓴다면 완벽한 기업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를 스스로 생산해낼 수 있는 국가는 손에 꼽는다. 이런저런 논란에도 현대차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일 것이다. 앞으로는 품질 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며 국내외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자동차를 생산해낼 수 있도록 발돋움하길 기원해 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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