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잘 되길 vs 언제 망하냐?” 결국 차주들 사이에서도 외면 당하는 국산차의 안타까운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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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stagram)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아직까지 선명한 한계로 인해 발명할 수 없다는 물건이 있다. 바로 ‘타임머신’이다. 인간은 누구나 그 자신이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간직하고 산다. 그중 하나가 ‘미래’가 아닐까? 다소 생뚱맞은 이야기로 서문을 열었지만, 오늘의 주제도 알 수 없는 미래에 관한 내용이기에 그 결이 닿아있다고 볼 수 있겠다.

최근 위태위태하던 쌍용차가 이례적인 위기에 봉착한 것은 대부분의 독자가 알 성싶다. 그런데 이런 쌍용차를 두고 누군가는 “혹시 아나? 다시 잘 될 수도 있다”라고 말하고, 혹자는 “이제 쌍용차는 망할 일만 남았다”라고 주장한다. 어떤 이유로 쌍용차의 미래에 관한 의견이 갈리는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는 쌍용차 회생 가능성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인생이 그렇듯이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었다
쌍용차는 체어맨, 무쏘, 코란도 등을 출시하며 국민의 큰 사랑을 받았던 국민 기업이다. 한때는 현대차와 이름을 나란히 하는 기업이기도 했다. 후에는 2015년에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렇게만 보면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쌍용차는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맞는다.

쌍용차의 굴곡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쌍용차 노조 사건’이 되겠다. 지난 2009년, 한때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차가 세계 금융위기를 틈타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경영권을 포기했다. 쌍용차 노조 사건은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발표한 인력감축안에 분개한 노조가 자그마치 77일간 공장 점거 총파업을 했던 사건이다.

(사진=뉴시스)

쌍용차 근황
역대급 위기다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로 작년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현재는 법원이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해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잠시 보류된 상태다.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악몽이 반복된 셈이다. 임직원들은 사표를 냈고, 노조는 “또다시 정리해고를 감행한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미국 자동차 유통 업체 HAAH는 쌍용차 매매 협상을 중단했다. 이들의 협상 중단은 매매 조건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탓으로 알려졌다. 이에 쌍용차는 P 플랜을 돌입할 계획이다. P 플랜은 법원이 기존 빚을 줄여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쌍용차의 또 다른 근황
한 줄기 희망이 보인다
다행히 쌍용차에게 나쁜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쌍용차는 1월 총 8,678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판매량을 보여줬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쌍용차의 1월 국내 판매는 5,648대, 수출은 3,030대로 각각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 44.6% 증가했다. 이는 가히 놀랄 만한 성과다. 1월이 비수기인 것과 더불어 기업 회생 신청 이후 일부 부품 업체의 납품 중단 등 생산 차질이 있었음에도 내수와 수출이 모두 회복세를 보인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회복세를 두고 “올 뉴 렉스턴이 전년 동기 대비 92.1% 증가한 1,026대 팔린 것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듯하다”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쌍용차 관계자에 따르면, 쌍용차는 “앞으로 제품 개선 모델 출시와 함께 차별화된 판매 전략을 더욱 강화해 상승세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회생해야 한다”
라이벌의 순기능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이 동시에 들리는 가운데, 소비자의 반응도 함께 첨예하게 갈렸다. 먼저 쌍용차가 회생해야만 한다는 의견부터 들어보자. 몇몇 소비자는 “경쟁 상대가 있어야 건강한 시장이 될 수 있다”, “쌍용차가 꼭 회생해서 소비자 선택지를 보장해 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라이벌이 있다는 사실은 결론적으로 경쟁하는 서로가 모두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 시장에 빗대어 말하자면, 다양한 제조사에서 동급의 차량이 출시돼야 서로를 견제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품질 향상에 힘쓸 것이라는 뜻이 되겠다. 더하여 다양한 제조사가 있어야만 다양한 신차가 출시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쌍용차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정통 지프형 SUV 브랜드라면
한국에서 충분히 승산 있다
SUV에 대한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요즘이다. 식지 않는 인기 덕분인지, 레저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어서인지, 국내에서도 정통 SUV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국산 SUV 중에서는 정통 SUV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 없는 상태다.

물론 기아의 모하비나 쌍용의 렉스턴이 프레임 보디를 활용하긴 했다. 하지만, 정통 SUV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가 전에 그랬듯이 정통 SUV를 제대로 출시한다면, 타 기업과는 다른 매력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해지고 있다.

“진작에 잘하지”
“세금 낭비는 그만”
한편, 쌍용차의 회생을 달가워하지 않는 소비자도 있다. 이들의 주된 의견은 “세금으로 일종의 심폐소생술만 하고 끝날 바에는 시도를 안 하는 게 낫다”라는 것이다. 이 반응의 기저에는 그동안 역전의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쌍용차에 대한 실망감이 존재한다.

소비자는 그간 쌍용차에게 애정 어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실제로 일각에선 “쌍용차의 색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아직도 구형 모델이 돌아다니는 이유는, 구형 모델들이 그리워서 그렇다. 예전처럼만 해줘라”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쌍용차는 소비자의 바람과 달리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따라서 몇몇 소비자는 “그동안 소비자들이 말했던 대로만 했으면 이 정도까지 추락하진 않았을 것이다”, “왜 쌍용차가 무너지는데, 내 세금을 써야 하나?”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 앞으로의 행보
또다시 신차 출시?
힘겨운 상황에서도 쌍용차는 또다시 신차 출시 계획을 밝혔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에 E100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E100은 현재 시판 중인 코란도를 기반으로 한다. 정식 차명은 코란도 e-모션으로 정해질 것이 유력하다.

배터리는 LG화학의 61.5kWh 파우치형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되며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NEDC 기준으로 420km 정도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어떻게든 살기 위해 신차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쌍용차의 의지는 정말 대단하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역사의 뒤안길로 VS
마지막으로 한 번만
지금까지 쌍용차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을 두루 살펴봤다. 오랜 시간 소비자의 곁에 있던 기업이기 때문일까?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자는 의견도 있었고 “현실적으로 이제 놓아줄 때”라며 쌍용차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게 순리에 맞다는 의견도 있었다.

어떤 결말이 쌍용차와 소비자를 찾아올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짐작할 뿐이다. 판단은 독자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혹시 쌍용차와 관련된 의견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기를 바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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