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미국에서 다양한 차량을 판매 중이다. 니로, K5, 리오, 셀토스, 스포티지, 쏘렌토, 스팅어, 텔루라이드, 카덴자, K900등 12개 차종을 판매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58만 6,005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4.6% 줄어들었다.
그중 판매량이 저조한 2개 차종을 미국에서 단종한다고 한다. 단종 대상 차량은 카덴자(K7)와 K900(K9)이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쭉 판매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결국 단종이라는 결말을 맞게 되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미국에서 단종된 카덴자와 K900에 대해 다뤄본다
글 이진웅 에디터
2021년형 모델 미출시
재고차만 판매 중
기아는 올해부터 미국 시장에서 카덴자와 K900의 판매를 중단했다. 기아차 미국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나머지 모델들은 2021년형 모델을 소개하고 있지만 카덴자와 K900 두 모델만 2020년형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더 이상 카덴자와 K900을 신규 생산하지 않으며, 현재 재고차만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두 모델의 단종으로 미국에서 판매하는 기아 세단은 리오와 포르테(K3), K5, 스팅어 4종으로 축소되었다.
단종 원인은
판매 부진
카덴자와 K900을 단종하는 이유는 판매량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카덴자는 2013년, K900은 2014년부터 미국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판매량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카덴자는 2013년 8,626대, 2014년 9,267대, 2015년 7,343대, 2016년 4,738대, 2017년 7,249대, 2018년 4,507대, 2019년 1,577대, 2020년 1,265대를 판매했다. 만대 이상 판매한 해가 단 한 번도 없었다.
K900은 카덴자보다 더욱 저조하다. 2014년 1,330대, 2015년 2,524대, 2016년 834대, 2017년 455대, 2018년 354대, 2019년 392대, 2020년 305대를 판매했다. 2016년부터는 연간 천대도 판매하지 못했다.
출시 이후부터 작년까지 카덴자는 4만 4,572대, K900은 6,194대를 판매했다. 국내 1년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참고로 작년에 K7은 국내에서 4만 1,046대, K9는 7,831대를 판매했다. 반면 카덴자의 경쟁 모델인 토요타 아발론과 닛산 맥시마는 예전보다 판매량이 줄긴 했지만 매년 수만 대씩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덴자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세단의 인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사실 기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세단 판매량은 점차 줄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 강국 중 하나지만 의외로 도로 환경은 열악한 편이다. 뉴욕 등 도심지는 도로포장이 잘 되어 있지만 도심지에서 벗어나면 비포장도로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미국 땅이 워낙 넓다 보니 경제력이 높은 미국이라도 모든 도로망을 포장하기란 어렵다.
거기다가 시내에 살지 않는 사람은 쇼핑 시 생활필수품이나 식료품을 한꺼번에 대량 구입하는 경우가 많으며, 배달비 역시 비싸기 때문에 자차로 집까지 싣고 와야 한다. 그렇다 보니 험지 주행에 유리하고 적재량이 넓은 픽업트럭이나 SUV가 인기 많을 수밖에 없다.
포드와 링컨은 미국에서 세단을 정리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포드는 퓨전만 남기고 모두 단종했으며, 링컨은 MKZ와 컨티넨탈을 단종해 세단은 단 한종도 남지 않았다. 쉐보레는 말리부와 소닉 세단만 남았으며, 캐딜락은 CT6를 단종하고 CT4와 CT5만 남겼다.
기아 역시 미국에서
SUV 전문 브랜드로 거듭난다
기아는 카덴자와 K900을 단종시켜 세단 라인업을 줄이고, SUV 판매 비중을 늘려 SUV 전문 브랜드로 거듭나게 된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기아 SUV는 쏘울과 셀토스, 스포티지, 니로, 쏘렌토, 텔루라이드 6종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니로는 1만 7,434대, 셀토스는 4만 6,280대, 쏘렌토는 7만 4,677대, 쏘울은 78만 1,772대, 텔루라이드는 7만 5,119대를 판매했다. 동급 미국차나 일본차에 비하면 판매량이 적은 편이지만 지속적인 상품성 개선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량을 늘려 나간다. 친환경차 라인업은 SUV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앞으로 출시될 친환경차 역시 SUV로 출시하게 된다.
사실상 내수용이 된
K7과 K9
국산 대형차는 유독 해외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그랜저는 2017년에 일찌감치 철수했고, 카덴자와 K900이 미국에서 버티고 있었으나, 역시 판매량 부진으로 철수했다. 미국을 제외한 타지역에서는 판매량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사실상 내수용으로 전락한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제네시스뿐이다. 하지만 세단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미국에서 G70이나 G80, G90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에는 K7이 3세대로 풀체인지 되고 K9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친다. 상품성이 대폭 향상되지만 팔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이 역시 사실상 내수용으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야심 차게 해외에 진출했다가 쓴맛만 맛보고 단종된 사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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