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은 반전을 줄 때 더 효과가 좋다”라는 말이 있다. 이제 자동차 시장에도 통용될 수 있는 말이 되겠다. 그간 북미산 풀사이즈 SUV는 한국 자동차문화에 적합지 않다는 평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서 차박 등 아웃도어 활동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그 판도가 뒤바뀌었다.
실제로 SUV가 전 세계적으로 대세가 되며, 소비자들 역시 더 큰 차체를 가진 SUV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포드는 대형 SUV 모델을 대거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익스플로러보다 큰 풀사이즈 SUV, 익스페디션의 출시 소식이 전해지자 뭇 소비자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포드 익스페디션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정지현 에디터
미국산 SUV스러운 외관과
투박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실내
먼저 익스페디션의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익스페디션은 헤드램프와 그릴이 경계 없이 가로로 이어진 형태의 전면부를 갖고 있다. 여기에 크롬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외관은 미국산 풀사이즈 SUV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다. 긴 측면은 단순하게 그은 캐릭터 라인으로 간결하게 정리했고, 직선을 강조한 라인 덕분에 길이가 더 길어 보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실내는 투박하지만 기본에 충실하다는 평과 올드하다는 평이 존재한다. 프레임을 공유하는 픽업트럭 F150과 유사하지만, 익스페디션은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와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적용했다는 점이 다르다. 여기에 3열을 갖춘 풀사이즈 SUV답게 컵홀더를 무려 15개나 마련했다.
익스플로러보다 더 크다
모든 시트를 폴딩 하면
2,962L의 적재용량 확보 가능
뭇 소비자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점은 바로 차체 크기다. 익스페디션은 꾸준히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익스플로러’보다 더욱 넉넉한 공간과 업그레이드된 실용성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익스페디션은 해외에서 롱보디와 숏보디 모델로 나뉘어 판매된다. 기본형의 길이는 5,334mm, 휠베이스는 3,111mm이다. 롱보디 버전인 맥스는 이보다 길이를 302mm, 휠베이스를 231mm 늘였다. 3열 시트를 펼친 상태에서의 트렁크 용량은 무려 540L이며, 3열을 폴딩 하면 1,800L, 모든 시트를 폴딩 한 상태에선 2,962L의 적재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최고출력 375마력
코 파일럿 360 시스템 적용
익스페디션은 3.5L V6 에코 부스트 엔진과 셀렉트쉬프트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적절한 기어 변속과 뛰어난 응답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최고출력 375마력에 최대토크 65.0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점도 눈에 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익스페디션은 포드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코 파일럿 360’ 시스템도 적용했다. 따라서 주차 공간과 주변 장애물을 감지하는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360도 카메라,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차선 유지 시스템 등으로 안전한 운전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원활한 운전을 위한
첨단 사양을 대거 탑재
더불어 아웃도어 활동 시, 경사로 등의 까다로운 환경에서도 원활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힐 스타트 어시스트 기능과 프로 트레일러 백업 어시스트 기능도 추가됐다. 여기에 8인치 스크린 기반의 싱크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담았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제공하며 뱅엔올룹슨 12스피커 음향 시스템도 지원한다. 이밖에도 파노라마 선루프, 운전석 메모리 기능, 앞좌석 마사지 기능, 원격 시동, 앰비언트 라이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등도 탑재된다.
국내 출시 일정에
그리고 가격까지 공개됐다
국내 출시하는 익스페디션은 2017년 미국 시장에 선보인 4세대 모델이다. 국내에 7인승 또는 8인승으로 출시 예정이며, 포드는 최근 오는 3월 중에 익스페디션을 공식 출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지난 15일, 포드코리아는 익스페디션의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8,240만 원으로 책정됐다고 알려졌다. 이는 덩치가 비슷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저렴하게 책정된 것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라는 긍정적인 평을 얻고 있다.
“굉장하다는 말밖에는…”
“너무 촌스러운 인테리어다”
이번에는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자. 미국 현지에서 익스페디션은 어떤 반응을 얻고 있을까? 일부 해외 네티즌은 “포드가 신형 익스페디션 만드느라 열일했겠다”, “너무 멋지다. 돈 모아서 3년 안에 꼭 사고 싶다”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더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각에선 “네비게이터도 비슷한 돈을 주고 살 수 있지만, 인테리어는 훨씬 낫다”, “인테리어가 5년 전에 머물러있는 것 같다”라며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혹평을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너무 비싸다”라며 가격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해외 소비자도 있었다.
“거의 달리는 다방이다”
“아파트 주차장 터지겠다”
그렇다면 국내 반응은 어땠을까? 포드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풀사이즈 대형 SUV 모델이다 보니, 소비자의 반응도 다양했다. 뭇 소비자는 “제네시스 GV80보다 싸네. 좋다”라며 가격이 예상보다 저렴하게 출시됐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더불어 “컵홀더 15개? 달리는 다방인가”, “차박 완전히 가능하겠다”라며 역대급 차체에 놀라는 소비자도 다수였다.
한편, 주차난이 심해질 것을 예상해 반감을 드러내는 네티즌도 있었다. 몇몇 소비자는 “자체 주차장 있는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만 유지할 수 있겠다”, “저 사이즈로 국내에 들어오면 주차 문제 더 심해지겠다”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는 다시 말해, 좁은 골목길이 많고, 아파트 생활권이 대부분인 국내 시장에서 덩치 큰 풀사이즈 SUV는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아웃도어 활동과 함께 대형 SUV 수요가 급증하고 픽업트럭 시장이 열리면서 ‘픽업과 SUV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 대형 차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포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올해 전례 없는 신차 출시와 마케팅을 꾸려나갈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의 반응은 생각보다 첨예하게 갈렸다. 더 큰 차를 원했던 소비자는 쾌재를 불렀지만, 일부 소비자는 땅의 면적이 좁은 한국에서 풀사이즈 SUV는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더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 또한 익스페디션의 판매량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사료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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