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
어느 분야에서든 잘 팔리는 물건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팔리는 애플 아이폰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있는데, 수많은 라이벌 모델들이 맹공을 가했음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현대 그랜저가 주인공이다.
현대차의 형제그룹인 기아는 그랜저를 누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으나, 그간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그래서 기아가 이번에 출시하는 신차는 그랜저를 압살함은 물론, 윗급인 제네시스 수요층까지 노리려고 작정을 한 듯한 모습이다. 최근 K8에 적용되는 놀라운 사양들 일부가 공개됨에 따라 “K8이 그랜저가 아닌 제네시스와도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기아 K8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디자인 호불호가 크게 갈렸지만
대체적으론 호평이 이어졌다
지난 17일, 기아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K7 후속 모델인 K8 외장 디자인을 공개했다. 외관 디자인 공개 이후 두터운 위장막을 쓰고 있던 K8 테스트카들은 위장막을 벗어던지고 도로 위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17일부터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와 K8 동호회에는 “K8 실물 포착했습니다”라는 게시들들이 속속 업로드됐고, 실물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이어갔다.
동호회와 커뮤니티 댓글 반응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외관 디자인에 대해선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정도면 그랜저 잡을 수 있겠다”, “역시 디자인은 기아다”, “기대했던 만큼 실망시키지 않는 디자인”이라는 반응이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전면부 디자인에 대해선 호불호가 꽤 갈렸는데, “생선처럼 생겼다”, “그릴 크기는 적응 기간이 필요할 거 같다”라는 반응들을 보인 네티즌들도 다수 존재했다.
“역사상 가장 안 팔리는 자동차가 될 것”
유독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 색상 하나
특히 디자인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 색상은 화이트였다. 보디 컬러와 동일한 그릴 컬러를 가지게 되는 K8의 특성상 화이트 모델은 유독 그릴이 돋보인다는 것이었다.
네티즌들은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의 중간 기로에 서있는 거 같다”, “화이트는 정말 어색하다”, “역대 준대형 세단 중 가장 화이트 판매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트 그릴은 진짜 못 봐주겠다”, “이건 기아 버전 메기 아니냐”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제원 및 실내, 옵션이 공개되자
예비 오너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K8에 적용된다는 사양과 제원정보가 하나 둘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먼저 제원을 살펴보면 파워트레인은 2.5 가솔린, 3.5 가솔린과 3.5 LPI,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4종류를 제공한다. 주력 모델은 2.5 가솔린이 될 것이며, 1.6 하이브리드 역시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눈여겨볼 점은 크기 제원이다. 그간 5m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던 준대형 세단의 벽이 깨졌다. K8은 무려 5,015mm로 길어졌으며 이는 4,990mm인 그랜저는 물론, 4,995mm인 제네시스 G80보다도 더 긴 수치다. 다만, K8은 전륜구동이다 보니 휠베이스는 G80보다 짧거나 비슷한 정도를 자랑할 전망이다. 실내 공간은 G80보다 더 넓을 것이다.
G80과 유사한 디자인을 가진
다이얼식 기어가 적용된다
기아는 아직 실내 디자인이나 자세한 옵션 사양들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스파이샷을 통해 일부 정보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근 인테리어가 유출되기도 했는데 중앙의 기어노브 주변 패널부가 선명히 찍힌 모습이다.
사진으로 알 수 있듯이 K8은 다이얼식 기어를 장착했으며, 기어노브의 위쪽에는 드라이브 모드, 오토홀드, 어라운드 뷰, 주차 센서 버튼이 자리 잡고 있고 기어노브 아래에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운전석 및 조수석 열선/통풍 시트 버튼이 자리 잡고 있다. 핸들 열선 버튼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멀티미디어 컨트롤이 가능한 조그셔틀은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네시스를 넘어설 순 없는 차급의 한계인 듯하다.
스티어링 휠, 계기판 및
디스플레이 역시
제네시스에 견줄 수 있을 정도
기어노브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휠과 센터패시아 주변부 디자인도 모두 유출됐다. 스티어링 휠은 제네시스를 떠오르게 하는 3스포크 타입이며, 사양에 따라 가죽 소재로 마감된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확실한 고급화를 거친 모습이다.
계기판과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는 일자로 이어지는 모습이며 대시보드 곳곳에 우드 트림이 적용된 것이 인상적이다. 들려오는 소식을 종합해보면 계기판은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며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는 제네시스 G80과 동일한 14.5인치가 적용된다는 소식이다. 멀티미디어 컨트롤이 가능한 조그셔틀의 부재를 제외하면 제네시스와 비교해도 크게 꿀리지 않는 수준이다.
G80에도 탑재되지 않는
뒷좌석 편의 사양이 탑재될 예정
뒷좌석에 탑재되는 편의 사양 역시 제네시스급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먼저 뒷좌석에서 보이는 앞 좌석 포켓은 주름이 져있는 저가형 마감이 아닌 깔끔하게 마감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기아에는 최초로 탑재되는 메르디안 오디오 시스템은 탑승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아직 정확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아 관계자에 따르면 “제네시스 G80에도 없는 뒷좌석 편의 사양이 K8에 적용되니 기대해도 좋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뒷좌석 레그룸 역시 매우 넉넉한 모습이다. 또한 도어 트림 및 시트에 적용된 퀼팅 표현 역시 고급차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디자인되었다. 이 정도면 현대기아차가 만드는 전륜구동 끝판왕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손색이 없겠다. K8 스파이샷을 촬영한 포토그래퍼는 “K8은 실물이 정말 끝내준다”, “그랜저와 고민해야 된다면 무조건 K8을 선택할 거 같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현행 그랜저는 확실히 제압
제네시스까지 견제할 수 있을 정도
이름까지 바꾸며 상품성 고급화를 외친 기아 K8은 확실히 현행 그랜저를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사양을 갖춘 느낌이다. 크기 역시 이제는 동급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에 기아의 고급화 전략이 시장에 얼마나 잘 녹아들 수 있을지 향후 판매량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다. 그랜저의 네임밸류를 K8이 넘어설 수 있을까?
크기나 적용되는 사양만 놓고 보자면 K8은 제네시스 G80 수요 일부도 끌어올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제네시스의 브랜드 가치, 전륜구동과 후륜구동 세단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존재하기 때문에 K8이 G80을 뛰어넘는 자동차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G80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굳이 차급을 낮춰 K8을 구매하려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볼보 S90처럼
전륜구동 세단의
한계점은 뚜렷할 수밖에
앞서 언급했듯 기아 K8은 상품성 고급화를 거쳤지만 전륜구동 세단의 한계점은 뚜렷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하극상이 없었던 현대기아의 특성상 K8이 제네시스를 넘어서게 된다면 입장이 곤란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랜저를 압살하기 위해선 이 정도의 상품성을 갖추고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그렇다 보니 일각에선 “K8이 기아 버전 아슬란이 될 수도 있다”라며 걱정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그러나 당시 그랜저와 아슬란은 병행해서 판매를 하고 있었으며, 이번 K8은 K7의 완전한 후속 모델로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기아판 아슬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기존 K7보다 가격은 확실히 올라갈 것이기에 소비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향후 판매량을 결정할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