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개발되고 인간의 몸에서 가장 일을 덜게 된 신체 부위가 어딜까? 모든 독자가 어렵지 않게 답을 맞혔으리라 생각한다. 바로, ‘발’이다. 한 미디어 이론가는 이런 현상을 두고 “자동차가 우리의 발을 확장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전 국민의 발을 대신하고 있는 자동차지만, 특히 자영업자의 발로 불리는 자동차가 있다. 오늘의 주인공인 스타렉스다.
스타렉스가 14년 만에 풀체인지를 거치며 역대급 사양을 탑재하고 출시된다는 소식이 무성하다. 아무래도 발이 아닌, 다른 신체 기관까지 책임진 올인원 자동차가 나올 태세다. 그런데, 이런 첨단 사양에도 일부 소비자는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 무슨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신형 스타렉스 옵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정지현 에디터
그레이스=스타렉스
그동안은 부분변경을 위주로
스타렉스의 역사는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그레이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됐으며, 스타렉스라는 모델은 1997년에 처음 등장했다. 한동안 그레이스와 스타렉스가 같이 판매됐지만, 두 차량은 실질적으로 같은 모델이라고 현대차 관계자는 설명한 바 있다.
그간 뭇 소비자 사이에서 스타렉스 신차를 내달라는 요구가 많았지만, 현대차는 신차를 내놓을 경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를 가능성이 있어, 이를 망설였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3세대를 출시한 후에는 매번 부분 변경을 거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노후 경유 자동차 운행 규제가 점차 강해지면서 이번에 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할 결심을 굳힌 듯하다.
14년 만의 풀체인지
“정말 스타렉스 맞아?”
현대차는 이번에 2007년 3세대 모델이 나온 이후, 14년 만에 스타렉스 완전 변경 모델을 내놓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2019년부터 스타렉스 4세대 모델을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1년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런 와중에 작년 3월부터 꾸준히 테스트카가 포착되기 시작했고, 네티즌들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껑충 뛴 차체와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창문,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현대차가 맞냐”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지만, 결론적으로 이 모델은 스타렉스의 후속 모델임이 확인됐다.
2021 신형 럭셔리 미니밴
그 주인공은 스타리아였다
최근 현대차 측이 이동국 선수에게 은퇴 기념으로 전달한 신차는 2021 신형 럭셔리 미니밴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그런데 2021년도에 현대차가 출시할 미니밴은 스타렉스뿐이다. 그렇다면 스타렉스가 럭셔리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옵션들을 탑재하고 출시될 것을 짐작할 수 있겠다.
실제로 일각에선 “카니발에도 적용되지 않은 다양한 사양들이 스타리아에 적용되어 카니발보다 윗급 느낌이 나도록 고급스럽게 만들어질 예정”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확인해보니 틀린 말도 아닌듯하다.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자.
셀 수 없는
첨단 사양이 탑재
브레이크는 사양에 따라 핸드 파킹과 전자식이 적용되며, 수동과 자동 변속기, 버튼식 변속기도 제공된다. 이중 접합유리도 적용되며 고급형 모델은 천장이 스웨이드 재질로 바뀐다. 계기판은 10.25인치 LCD 클러스터, 차간 거리를 조절해 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차로 유지 보조, 하이빔 어시스트도 모두 탑재된다.
주차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을 위하여 서라운드 뷰 카메라도 제공되며, 여기에 오디오 시스템은 옵션으로 보스를 선택할 수 있다. 최근엔 빌트인 캠이 적용되는 듯한 사진도 포착됐다. 게다가 플로팅 타입의 독립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및 디지털 계기판도 탑재됐는데, 블라인드 뷰 모니터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디자인도 살짝 살펴보니,
시퀀셜 방향지시등까지?
디자인도 살짝 살펴보자. 신형 스타렉스의 전면부는 넓은 그릴과 함께 상하 분리형 헤드램프가 낮게 배치됐고, 방향지시등은 그릴 내부에 자리 잡은 모습이다. 측면부는 프론트 오버행을 줄이고 리어 오버행은 늘려 안정적인 인상을 준다. 여기에 측면 창문의 크기가 대폭 확대된 점도 눈에 띈다.
2열 도어는 기존과 같은 슬라이딩 방식을 적용한다. 후면부도 기존 스타렉스와 같은 박스형 디자인이 채택됐다. 테일램프는 세로 형태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같은 큐브 램프가 적용된다. 여기에 순차 점등되는 시퀀셜 타입 방향지시등이 탑재돼 화제다.
카니발에는 없지만
스타리아에는 있다
시트 사양도 공개됐는데 카니발에는 없던 8인승 모델이 스타리아에는 존재한다. 스타리아 시트 구성은 일반 모델이 8인승, 9인승, 11인승이며, 고급형 모델은 7인승과 9인승 두 종류로 제공된다. 밴타입은 3 밴, 5 밴, 6 밴 세 가지로 구성됐다.
크기 제원은 길이 5,230mm, 너비 1,960mm, 높이 1,925mm, 휠베이스는 3,250mm이다. 긴 길이와 휠베이스덕에 스타리아의 실내 공간 활용성이 매우 뛰어날 전망이다. 구동방식 역시 기본 모델은 전륜 구동, 옵션으로는 사륜 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카니발에선 선택할 수 없는 사양이라서 화제다.
“드디어 카니발에 대항마가”
“또 가격 올리려고 그러지?”
이번에는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보자. 언제나 그렇듯,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이 두루 포착됐다. 일부 소비자는 “드디어 카니발에 대항마가 나타났다”, “기아차가 잘 나가서 역대급 옵션 다 넣었나보다”, “카니발과 비슷한 가격에 출시되거나 싸게 출시되면 어느정도 승산이 있을 듯하다”라며 카니발을 언급했다. 그리고 선택지가 부족하던 미니밴 시장에 다양한 첨단 사양을 탑재한 스타리아가 등장하며,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늘어났다는 사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부정적인 의견은 어떤 게 있을까? 일각에선 “또 가격 올리려는 꼼수다”, “옵션질에 환장하면 이런 차가 나오는 건가?”라며 다양한 첨단 사양 탑재의 기저에는 가격 인상에 대한 변명이 숨어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디자인이 별로라는 의견도 있었다. 최근 위장막이 제거된 후면부 사진이 공개됐는데 호불호를 넘어선 역대급 불호라는 반응이 많았던 것이다. 실제로 몇몇 소비자는 “냉장고 같다”, “요즘 현대차 디자인 너무 심각하다”라는 의견을 더했다.
카니발을 저격하고 나왔다는 소식에 일각에선 “그래도 카니발한테는 안 되지”라는 반응을 더한다. 첨단 사양을 두루 무장하고 나온다는데,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걸까? 그건 바로 뿌리 깊게 자리한 인식 때문이다.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카니발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일반 자가용으로 인식된다. 반면 스타렉스는 상용밴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한마디로 “짐차”라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 사이에선 스타렉스를 두고 “기존 상용 목적의 판매 외에 승용 부문에서 뚜렷한 신규 수요를 창출하진 못했다”라는 평가를 더하기도 한다. 이번에 풀체인지를 거쳐 출시되는 스타리아는 어떨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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