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신차 절대로 사지 마세요” 지금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 충격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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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자동차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품 중 하나다. 라이트나 에어컨, 스피커 등을 비롯해 반자율 주행 기술,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차에 탑재되면서 반도체 사용량이 늘고 있으며, 전기차는 전체적인 부품 수는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적지만 반도체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중요한 부품으로 각광받게 된다.

하지만 작년부터 불거진 반도체 대란으로 인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감산을 진행했거나 진행할 예정이며, 특히 GM의 경우 일부 반도체 부품을 제외하고 차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국내는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4월부터는 국내도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심각한 반도체 품귀 현상에 대해 살펴본다.

이진웅 에디터

(사진=세계일보)

작년 생산 계획을 줄였다가
예상보다 빨리 수요가 회복돼 생긴 일
자연재해와 사고 등도 원인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지는 현상은 작년부터 있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대대적으로 유행함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어 자동차 업계에서는 생산 계획을 줄였다. 이에 따라 반도체를 생산하는 협력업체들 역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줄였다. 그리고 그만큼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 등 다른 수요처에 대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생산 회사들이 다른 수요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 계획을 짠 상태여서 다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어렵게 되었다.

반도체를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전기차의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수급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요즘 신차들에 더욱 강화된 ADAS 시스템이 장착되고 있어 반도체 수요는 더 많아지고 있는데, 레벨 3을 지원하는 차들이 앞으로 많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레벨 3 자율 주행은 기존에 비해 들어가는 반도체의 수가 3배 이상 많다고 한다.

여기에 최근 자연재해와 사고 등으로 자동차 반도체 업체들이 타격을 입어 당분간 반도체 수급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불어닥친 기록적인 한파로 업계 1·2위 네덜란드 NXP와 독일 인피니언의 미국 현지 공장이 지난 2월부터 가동을 중단한 상태고, 지난 19일에는 업계 3위 일본 르네사스의 이바라키현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업계는 이 공장들의 반도체 생산이 정상화되려면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수급에 대응하기 위해
감산 및 설계 변경 실시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자 몇몇 제조사들은 생산량을 줄였다. 폭스바겐의 경우 올해 1분기 중국 5만 대 감산을 포함해 총 10만 대를 감산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생산 차질로 인해 1만 명 이상 휴직을 추진하고 있다.

토요타는 중국과 미국, 일본 공장에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으며, GM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공장의 생산량을 줄였다.

특히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들어가며,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MCU의 공급 차질이 매우 심하다. 발주부터 납품까지 대략 26주에서 38주가 걸린다고 한다.

GM의 경우에는 공장 가동 중단을 통한 감산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자사의 픽업트럭과 연료 관리 모듈을 빼고 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픽업트럭은 수익성이 매우 좋다 보니 일부 시스템을 제외하더라도 생산을 멈출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상 차량은 쉐보레 실버라도와 GMC 시에라이며 5.3리터 V8 모델에서 능동형 연료 관리 시스템과 다이내믹 연료 관리 시스템을 제외하기로 했다. 연료 관리 모듈이 빠지면서 연비도 갤런당 1마일이 줄어들게 되었다. 설계가 바뀐 만큼 추후 연료 관리 모듈만 따로 추가할 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2022년형 혹은 2023년형 모델에서야 다시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반도체 부족으로 앞 유리 와이퍼 모터와 인포테이먼트 시스템 등을 탑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반도체를 제외한 채 F150과 엣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GM과 달리 설계를 바꾼 것은 아니다.

(사진=조선일보)

비교적 생산이 원활했던 현대차
4월부터 영향권에 들 것
GM은 한국 공장 역시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GM은 1월 특근 취소를 시작으로 2월 부평 2공장 생산량 감축 등의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반면 현대차는 다른 회사들에 비해 비교적 공장 가동을 원활히 이어왔다. 협력사 등이 재고를 일부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월부터는 현대차역시 반도체 대란의 영향에 들 것으로 보이고 있다. 작년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 재고가 1개월 밑으로 떨어졌으며, 현재는 1주일 단위로 재고를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 생산 계획은 통상 5개월 단위로 세우고 특수한 상황에서는 2개월 단위로 조절하는데, 매주 점검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으니 매우 급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조선일보)

현대차는 일본 덴소를 협력사로 두고 있는데, 덴소가 앞서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르네사스의 가장 큰 고객사 중 하나기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자동차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와이어링 하네스 사태로 서플라이 체인(부품 공급망) 관리를 철저히 해오던 현대차는 이번 반도체 품귀에 최대한 재고를 확보해가며 버텨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라며 “2분기부터는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비상
정부는 대만에 방문해 SOS
현대차까지 영향을 받을 위기에 처하자 정부 관계자가 이번 달 초 대만을 방문해 반도체 수급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은 글로벌 반도체 위탁 생산 1위 TSMC와 4위 UMC를 보유하고 있으며, TSMC의 경우 MCU 전 세계 생산 70%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 25일, 반도체 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달 초 대만을 방문해 현지 정부와 재계 인사들과 함께 자동차 반도체 수급과 관련된 협의 등을 진행했다. 대만은 한국 정부의 요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각국 자동차 공장 역시 반도체를 요청한 탓에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대만과 자동차 반도체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으며,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최악의 상황일 경우
국산차역시 일부 부품 생략?
앞서 쉐보레 실버라도와 GMC의 시에라는 능동형 연료 관리 시스템과 다이내믹 연료 관리 시스템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현대차역시 반도체 재고가 없으면 처음에는 감산으로 버티다가 최악의 상황에서는 일부 반도체를 생략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부품이 생략되는 만큼 일부 기능이 빠지게 될 수 있다. 통신과 관련된 기능 일부가 작동하지 않는다든지, 반자율 주행 기능 중 한 가지 혹은 그 이상이 빠진다든지, 스피커 사운드 품질이 떨어진다든지 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대중 브랜드 중에서 엔트리 모델이 가장 먼저 일부 반도체가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프리미엄 고급차의 경우 수익성이 높고 원래 들어가던 기능/부품이 빠지게 되면 소비자들의 반발의 살 가능성이 높지만 엔트리 모델에서는 그러한 경향이 적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기아차는 EV6, 제네시스는 JW(가칭)를 선보였거나 선보일 예정인데, 본격적인 활약을 하기 전부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아이오닉 5는 공개를 가장 먼저 했고, 현재 양산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그나마 낫지만 EV6과 JW는 양산 또는 출시가 늦어질 수 있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장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생산 시설로는 단기간에 자동차 반도체 수급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 반도체만을 위한 시설 증설도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설비 확충부터 양산까지 2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MCU의 55나노 공정보다 훨씬 미세한 공정에 집중하고 있으며, DB하이텍은 증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제 국내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생산 역량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지금 발생한 사태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언제 또다시 반도체 대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반도체 대란이 다시 발생하게 된다면 국내 업체들의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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