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지만, 모든 사건의 원인과 결과가 일대일 대응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사건이 벌어지게 된 원인이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사람들의 우려가 이어지던 가운데, 아이오닉5가 결국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도 여러 사건이 복합적으로 얽혀 만들어진 결과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오닉5 생산 지연 사태가 또 다른 사태의 원인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아이오닉5 생산에 연계된 하청업체들이 줄줄이 난항을 겪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횡포”라는 강도 높은 비판까지 이어지고 있다는데,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에서는 결국 생산량 감축에 들어간 아이오닉5와 이를 둘러싼 갈등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충의 에디터
맨 아워를 두고 벌어진
노사 갈등으로 인해
생산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얼마 전, 선풍적인 시장 반응을 일으키며 연일 인기몰이 중이던 아이오닉5에 대한 우려의 소식이 전해졌다. 하루빨리 고객에게 인도되어야 할 사전 계약 물량만 4만 대 이상이고, 당장 다음 달 유럽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음에도 차량 양산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이는 전기차 생산을 둘러싼 노사 간 맨 아워 협정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연 기관 대비 비교적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 수가 적은 전기차가 내연 기관의 자리를 대체할 때를 대비하여 노조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라인에서 생산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차 측에서 이를 거절하며 노조가 생산 라인을 막아섰고,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맨 아워 극적 타결 성공으로
논란을 잠재우는 듯했다
이에 소비자든 사이에서는, 지난 팰리세이드처럼 출고 대기 기간 만 6개월을 넘어가는 심각한 지연 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속출했다. 하지만 얼마 뒤, 현대차 측에서 노조와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 사건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
일반적으로 신차들이 맨 아워 협의를 타결하는 기간보다는 미뤄졌지만, 계획대로 생산을 진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결국 현대차가 아이오닉5 생산 물량을 축소하고, 울산1공장 임시 휴업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과연 무슨 일일까?
아이오닉5 구동모터
생산 설비에 문제가 발생했다
첫 번째 원인은 생산 설비에 발생한 문제이다. 앞서 현대차는 맨 아워 타결 발표와 함께, 추후 물량에 대한 증산 협의는 생산 라인이 안정화된 이후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아이오닉5처럼 대규모 전기차 양산이 처음인 만큼, 라인을 구축하는데 더욱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9일, 업계 소식에 의하면 아이오닉5 초기 생산 설비 안정화를 진행하던 도중, 구동 모터를 생산하는 설비 부분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부품 생산량을 맞추지 못했고, 이는 전체 차량 생산량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노조로 인한 일정 지연에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쳐진 결과였다
더불어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불어닥친 반도체 수급난도 생산량 축소의 원인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관련 업체가 생산 설비를 확충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반도체 수급난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는 삼성전자와 MOU를 채결하기도 했지만,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설비 이상, 반도체 수급난 등의 문제들이 앞선 맨 아워 협상 지연과 겹쳐져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었고, 결국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결국 생산량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현재 아이오닉5 등의 차량이 생산되는 울산1공장의 가동을 임시 중단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설비 안정화를 위해 생산 물량을 축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생산 라인이 멈추게 되는 것이다. 만약 중단이 결정될 경우, 울산1공장의 가동은 다음 주까지 멈추게 될 전망이다.
울산1공장이 일주일 간 휴업에 돌입할 경우, 아이오닉5의 생산량은 6,500대가량이, 코나는 6천 대가량의 물량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결정이 단순히 차량 출고 지연 현상만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 업체가 떠안게 되었다
당초 아이오닉5의 다음 달 계획 생산량은 1만 대 정도였으며, 생산 물량을 맞추기 위해 현대차 측에서는 협력 업체에 부품 수급을 요청한 상태이다. 때문에 협력 업체는 “아이오닉5 양산에 대비해 열흘 치 이상의 재고를 확보하라”라는 지시에 특근과 연장 근무 등으로 물량을 생산해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현대차 측에서 급작스럽게 계획 생산량을 2,600대로 축소하고 양산 일정을 미루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협력 업체가 안게 되었다. 이에 대해 한 협력사 관계자는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일한 직원들의 인건비나 공장 설비 비용, 재고 보관 및 처리 비용까지 모두 자신들이 감당해야 한다”라며 당혹스러운 심경을 토해냈다.
강도 높은 비판을 보내는
네티즌들의 반응
한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이오닉5 생산 차질 소식에 다양한 반응을 드러냈다. 먼저 아이오닉5 생산 차질 이슈를 가장 먼저 일으켰던 노조에 대한 비판 의견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여러 이유 때문이겠지만 결국 따지고 보면 다 노사 갈등으로 일정이 미뤄진 게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냐?”, “귀족 노조, 강성 노조 때문이라고 왜 말을 못하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생산 차질로 인한 피해를 오롯이 하청 업체에게 부담하게 하는 현대차의 처사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들 일정에 따라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갑자기 필요 없어졌다고 버리는 게 갑질이 아니면 뭐냐?”, “일말의 사과 없이 단순히 생산량 줄이겠다 선언하면 끝이냐?”, “이게 진짜 대기업의 횡포지”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전기차 시대의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은 현재 내연 기관에서 친환경 자동차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앞장서 있는 자동차인 만큼, 시대의 전환으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문제들에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기차 생산 관련 전문 인력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이나, 생산 설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처럼 말이다. 전기차 시장의 선두를 차지하겠다 선언한 만큼, 아이오닉5가 성공적인 자동차로 기억되기 위해선 아이오닉5가 마주한 시대의 당면 과제를 순탄하게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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