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차박과 오토캠핑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대형 차량 선호 트렌드와 맞물려 픽업트럭의 수요 증가로까지 이어졌다. 큰 차와 오토캠핑을 좋아한다면,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세제 혜택까지 달려있는 픽업트럭은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고가의 수입 픽업트럭에까지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픽업트럭은 생계형 화물차와는 다른, 레저에 초점이 맞춰진 승용차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 뜨거운 갑론을박이 펼쳐졌는데, 이번엔 픽업트럭의 세제 혜택 제한과 관련한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글 김성수 인턴
대형차량 선호하는 트렌드에
덩달아 오르는 픽업트럭 수요
픽업트럭은 트럭의 일종으로, 같은 소형이지만 화물의 목적에 충실한 포터나 봉고와는 달리, SUV에 화물차의 기능을 접목시킨 차량을 일컫는다. 비포장도로가 많고 다목적 수단의 화물차량이 필요한 곳에서 수요가 높은 차량이기에 주로 북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대형 SUV 및 여타 대형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에 맞게, 일반 트럭처럼 투박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고 터프한 인상을 지닌 픽업트럭 역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지난해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선 약 4만 대의 픽업트럭이 판매되었다.
렉스턴 스포츠와 콜로라도의 무대에
새로운 경쟁자가 뛰어들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모델은 역시나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였다. 렉스턴 스포츠는 약 3만 3,000대의 판매량을 보이며 굳건한 위상을 다시금 증명했다. 이 외에도 수입 차인 쉐보레 콜로라도가 약 5,000대가 팔리며 쌍용차와 쉐보레가 국내 픽업트럭의 시장을 점령하였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픽업트럭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픽업트럭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모델의 등장이 예고됐다. 바로 글로벌 픽업트럭 판매 1위 브랜드인 포드의 레인저가 그 주인공이다. 레인저는 4,990만 원의 와일드트랙과 6,390만 원의 랩터 두 가지 트림으로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픽업트럭이 사랑받는 이유에는
세제 혜택의 이유도 있다
포드 레인저마저 국내 시장에 뛰어들며 예비 소비자들의 마음이 설레던 상황이었으나, 돌연 픽업트럭에 관한 회의적 지적이 나타나 찬물을 끼얹은 듯한 상황이 연출됐다. 바로 픽업트럭이 받는 화물차 세제 혜택이 그것이다. 국내 1톤 이하의 픽업트럭은 모두 비영업용 ‘화물차’로 간주되어 여러 세제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국내 픽업트럭은 연간 자동차세가 2만 8,500원에 불과하며 신차 구매 시에 차량 가격의 3.5%를 부과하는 개별 소비세와 교육세가 면제된다. 배기량이 3.6L인 콜로라도 글래디에이터가 승용차로 분류될 경우 자동차세는 72만 원이며 비슷한 수준의 승용차를 구매할 때보다 약 400만 원 수준의 혜택을 받는 수치라고 한다.
이러한 세제 혜택이
합당하지 못하는 의견도
때문에 고가 픽업트럭 차량을 승용차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앞으로 더욱 커질 픽업트럭 시장 규모에 따라 더욱 고가의 픽업트럭이 들어올 전망이기에 시장 변화에 따른 차량 분류 체계의 변화 역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도 고가의 픽업트럭은 화물용으로 사용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 역시 덧붙였다.
국내에서 픽업트럭 중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의 경우, 기본 사양 가격이 2,419만 원에서 3,690만 원으로 분포되어 있다. 렉스턴 스포츠의 경우는 1톤 트럭 수요를 대신해 생계형과 레저형 동시에 활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기본 사양 가격이 최소 4,0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수입 픽업트럭의 경우 레저용의 성격이 더욱 짙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픽업트럭과 고가의 픽업트럭이 동일한 혜택을 받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기에 픽업트럭을 승용차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픽업트럭의 수요가 가장 높은 미국에서도 픽업트럭을 일반 SUV 차량과 마찬가지로 경승용차로 분류하여 세금을 매기고 있다.
그러나 픽업트럭의 가격에 따라 차량 분류를 다르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엇보다 레저용과 생계용의 구분을 명확하게 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픽업트럭을 모두 승용차로 분류하게 되었을 경우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화물차 승용차 따지기 전에
현 자동차세부터 살펴야
픽업트럭의 세금 책정에 관련해서 이야기가 시작되긴 했지만 사실 정작 필요한 것은 자동차의 전면적인 세금 책정의 개편이다. 현 일반적인 자동차세 책정 방식은 배기량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비용은 운행을 하지 않았더라도 매년 동일하게 납부해야 하는 금액이다.
모닝, 스파크 등과 같은 1000cc 이하의 차량은 cc 당 80원에 지방교육세가 더해져 과세된다. 따라서 1,000cc의 차량의 경우는 총 약 10만 원이 최종적으로 책정된다. 이와 마찬가지의 계산을 통해 2,000cc 차량의 경우 약 52만 원, 3000cc 차량의 경우 약 78만 원이 과세되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과세 되다 보니 자동차세를 지불할 때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3,300cc의 그랜저가 3,000cc의 벤츠 S클래스의 자동차세를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두 모델의 기본 사양 가격은 약 4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이렇게 아직까지도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소비자들의 과세에 대한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수입 픽업트럭이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자 픽업트럭 과세에 관한 이야기가 거론되는 것을 소비자들이 과연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자기가 의문이다.
정확한 기준을 바탕으로
형평성 있는 과세 시행해야
픽업트럭의 세제 혜택과 관련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우선 개편되어야 할 것은 픽업트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자동차 세금 전면이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차량들은 더욱 다양해지고 그 쓸모 역시 천차만별로 차이가 나타나게 된 상황이지만 세금 책정에 관해선 변화한 바가 없다.
배기량에 따라 고급 승용차보다 일반 승용차가 더 많은 과세를 하기도 하는 기존 상황에서, 판매 대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고급 픽업트럭에 형평성 문제를 들어 과세를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은 다소 아이러니다. 픽업트럭의 과세에 대해 다루기에 앞서 기존의 세금 책정 방식을 개편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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