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같은 차들은 하차감 때문에 타는 거지” 소리한 아저씨들 제대로 역풍 맞기 시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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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스타그램)

동양과 서양의 문화 중, 가장 큰 차이로 꼽히는 것은 서양권 사회에 비해 동아시아권 문화의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지나칠 정도로 의식한다는 점이다. 예로부터 집단 경작이나 협동 농업을 진행하며 사회적 관계를 중시해왔던 동양의 문화는 오늘날 사회 속 시선에 신경 쓰는 모습으로 잔재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에서 파생된 단어가 바로 “하차감”이다.

하차감은 자동차의 급이 차주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면서 만들어진 단어로, 값비싼 수입차를 사는 주된 이유를 설명할 때 사용되곤 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의 수입차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재,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유를 단순히 하차감으로만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오늘날 차주들이 수입차를 선택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승차감과 달리 하차감은
차에서 내릴 때 쏟아지는
주변의 시선을 의미한다
흔히 자동차의 성능을 비교할 때, 사람들은 엔진 성능이나 가격 제원, 편의 및 안전 기능과 함께 차량의 승차감을 살핀다. 승차감이란 말 그대로 차량 운행 상황에서의 탑승감을 뜻하며, 진동이나 소음부터 시트 소재나 기능 사양까지 차량의 다양한 요소 등을 통해 승차감이 결정된다.

반대로 하차감이란, 차에서 내릴 때의 감각을 통칭한다. 프리미엄 수입차나 럭셔리 스포츠카에서 내릴 때 주변에서 쏟아지는 선망의 시선을 “하차감”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자동차를 차주의 경제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인식하는 국내 인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예로부터 하차감의 대명사였다
과거 국내에서 하차감을 대표하던 프리미엄 수입 차량은 단연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였다. 당시 수입차는 부정할 수 없는 부의 상징이었으며,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그때부터 국내 자동차 시장에 정식으로 수입되던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였다.

그랜저가 시대를 풍미하며 성공의 아이콘으로 자리했던 것처럼, 당시 수입차에 대한 기성세대의 인식은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전 세계 글로벌 제조사들이 유입된 현재까지도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량 1,2위를 굳건히 사수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날 수입차의 점유율 상승은
하차감 때문이 아니다?
1988년, 전체 차량의 0.08%에 불과했던 수입차 점유율은 2020년 16.8%까지 치솟았다. 2020년 동안 팔린 모든 차량 중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17% 정도라는 이야기이다. 오늘날 도로에선 글로벌 제조사의 엠블럼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으며, 과거 부의 상징이었던 벤츠나 BMW도 국산차만큼 눈에 띈다.

수입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점차 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도 “하차감”을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과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살펴볼 때, 수입차의 점유율 상승을 단순히 하차감 충족을 위한 수요로만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수입차 점유율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대가 겹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에는 급이 존재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이용하는 현대차나 기아부터 쉐보레, 폭스바겐, 포드 등 대다수의 사람들이 승용차로 구입할 수 있는 브랜드를 대중 브랜드라고 부른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처럼 대중 브랜드보다 윗급에 있는 고급형 차량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구분된다.

이전까지 국내에선 벤츠, BMW와 견줄 만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었다. 때문에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가격대가 상당하여 선뜻 구매할 수 없는 차량이라는 인식이 만연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최초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대가 겹치기 시작했다.

이에 점차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으며, 국산차 가격으로도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더불어 FTA 협정으로 관세가 낮아지고, 자체 파이낸셜과 함께 다양한 프로모션 조건을 내거는 딜러사들이 많아지면서 수입차의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반대로 국산차의 가격은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하고 있다는 인식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만연하게 퍼지고 있으며, 이에 국산차의 대안으로 수입차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미 대중 브랜드 시장에선 폭스바겐이 수입차의 대중화를 열겠다며 국산차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로 제타를 출시하기도 했다.

국산차가 갖고 있던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
국산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언급되었던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편리한 애프터서비스라는 장점도 점차 퇴색되고 있다. 국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많은 수입 제조사들이 국내 재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비스 센터의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꾸준히 들려오는 국산차의 결함 소식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수입차로 돌리게 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게다가 작년에는 부품 수급 문제로 한 달 이상 수리가 지연되는 문제까지 전해지기도 하여, 수입차가 국산차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다.

상품성을 비교하여
구입한 것뿐이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한편 관련 보도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비쳤다. 먼저 하차감이 수입차 점유율 증가의 원인이라는 설명에 대해선 “요즘 누가 하차감으로 수입차를 타냐?”, “하차감이라고 신경 쓰는 건 일부 차주뿐, 남들은 누가 어떤 차에서 내리는지 관심도 없다” 등 시대착오적인 해석이라는 반응을 전했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국산차가 상대적으로 비싼 거 아니냐?”, “관세도 없는 국산차가 수입차와 가격대가 겹치는 이유를 모르겠다”, “결함 많은 국산차의 대안으로 수입차를 선택하게 되는 현실”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상품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FTA 이후 전 세계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짐에 따라, 자동차 시장 경쟁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매일 같이 글로벌 제조사들이 상품성 높은 신차들로 도전장을 내미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 제조사들이 높은 점유율에 안심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날, 사람들은 더 이상 하차감으로 수입차를 구입하지 않는다.

대신 철저한 비교 분석과 상황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현명하게 선택한다. 자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품을 구입하는 신토불이의 시대는 지났다. 앞으로의 시장 경쟁은 이보다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차가 수입차의 대안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지금처럼 혁신적인 기술과 상품성으로 꾸준히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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