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들의 친환경 차량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의 근심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HAAH의 투자 답변 지연으로 P플랜이 무산되어 기업 회생 절차 돌입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설사 회생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시장에 선보일 만한 전기차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업계에선 쌍용차의 경영난은 물론 친환경 차량 개발 문제까지 해결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주인에 대한 이야기가 연일 화제이다. 하지만 막상 쌍용차 관계자의 반응은 시큰둥하다는데…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쌍용차 인수 의지를 드러낸 전기차 제조사와 이에 대한 쌍용차 관계자의 반응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충의 에디터
작년 말, 쌍용차는
법정 관리에 돌입했다
작년 말, 업계를 뒤흔들었던 쌍용차의 기업 회생 이슈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소식에 네티즌들은 오랜 기간 명맥을 이어온 쌍용차의 몰락을 우려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해당 이슈가 장기화됨에 따라 쌍용차에 대한 응원 여론은 점차 비판적으로 변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 2008년 쌍용차 총 파업을 언급하며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노조의 의지 표명에 비판 여론은 더욱 거새졌다. 마힌드라 인수 이후 티볼리 이외에 별 다른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으며, 수년 간 적자를 이어온 상황이었기에, 혈세 투입을 중단하고 시장 원리에 쌍용차의 운명을 맡겨야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HAAH 오토모티브의
투자 답변 지연으로
P플랜도 무산되었다
쌍용차는 상황 타개를 위해 사전 회생 계획안 P플랜 추진에 열을 올렸다. P플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투자 철회 의사를 밝힌 마힌드라 그룹 외에 다른 주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그 과정에서 HAAH 오토모티브가 투자 의사를 보여, 최근까지 투자 관련 협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생각보다 심각한 쌍용차 적자 규모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위해 산업은행에 지속적으로 투자 요청을 보냈던 HAAH의 투자 여부 관련 답변이 지연되면서 P플랜이 무산되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는 오는 8일부터 10일 사이로 법원이 쌍용차의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 쌍용차 인수와
관련된 소문이 돌고 있다
그러던 중, 쌍용차의 새로운 주인과 관련된 내용이 업계에 전해지고 있다. 국내 전기버스 제조사인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에디슨 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에 2,000억 원에서 2,500억 원이라는 구체적인 인수 자금도 밝혔다고 한다.
전기 이륜차 제작 업체인 케이팝 모터스도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케이팝 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 2월, SPC 케이팝모터스 홀딩스 그룹 주식회사의 설립 등기까지 마친 상태라고 한다.
에디슨 모터스, 케이팝 모터스는
전기차 제조사이다
에디슨 모터스는 국내 최초로 전기버스를 상용화한 기업이다. 유명한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현재 전기 버스는 물론 물류 및 택배 차량으로 활용한 1톤 전기 트럭도 판매하고 있으며, 오는 2022년에는 자사 전기차 “스마트S”, “스마트X”를 통해 양산형 전기차 시장에도 뛰어들 전망이다.
2019년 12월 기준 매출액은 약 800억 원에 달하며, 현재 158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 강소기업으로 평가된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기차 제조사인 에디슨 모터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쌍용차의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전해지고 있다.
케이팝 모터스는 전기 이륜차 및 삼륜차를 베트남 지역에 수출하고, 전기 스쿠터, 전동 킥보드 등의 제품을 세계 38개국에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 제조사이다. 툭툭, 스쿠터 등의 전기 모빌리티부터 자사의 배터리 기술을 활용한 아동용 전기 장난감, 전기 완구차 등도 수출하고 있다.
자체 배터리 제작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완성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부품도 전 세계 154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에디슨 모터스와 마찬가지로 케이팝 모터스도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제조사이므로, 쌍용차의 기술력을 필두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는 의혹에 대해
“접촉한 적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런데 업계에 퍼지고 있는 파다한 소문에 대해 쌍용차는 “두 업체와 어떠한 형태로든 접촉한 적이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덧붙여 두 회사의 인수 의지에 대해서 “법원이 회생 절차를 개시한 이후, 쌍용차가 인수합병 시장에 나갔을 때의 인수 의향을 말한 것 아니겠나”라는 내용을 전했다.
현재 쌍용차는 HAAH 오토모티브의 투자 의사 답변 지연으로 P플랜 추진이 무산되어 법정의 기업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쌍용차는 제조 공장이 위치한 평택 부지 외의 165개 토지의 재산 재평가를 통해 자산 규모를 확충했다. 현재 쌍용차의 자산 규모는 약 6813억으로 기존보다 약 2788억 증가되었으며, 이를 토대로 한국거래소에 상장 폐지 이의신청을 제기할 계획이다.
인수 이후에도 부정적인
전망을 제기하는 네티즌들
해당 소식에 대해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먼저 쌍용차의 기업 회생과 관련해선 “더 이상 국민 혈세 투입하지 마라”, “시장 원리대로 되게 놔둬라”, “회사가 문 닫기 일보 직전인데 노조는 파업 협박을 하고 있으니 답이 없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에디슨 모터스, 케이팝 모터스의 인수 의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내일이면 옆집 쌀가게 아저씨도 인수한다고 나서겠네”, “단순히 홍보 목적으로 인수를 언급한 것은 아니냐?”,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경영난을 회복하는 것은 어려울 것” 등 비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과연 역사로 남게 될지,
아니면 역사를 쓰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8일, 법원의 기업 회생 절차 개시 여부 공시에 따라 쌍용차의 운명이 판가름 될 전망이다. 만약 회생 절차가 진행된다면 쌍용차는 인수합병 시장에 던져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에디슨 모터스나 케이팝 모터스가 새로운 주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당초 쌍용차가 계획했던 P플랜과는 다른 양상이 될 것이다.
HAAH 오토모티브와의 투자 협상에 열을 올렸던 것과 달리, 에디슨 모터스나 케이팝 모터스의 인수 의사 표명에 쌍용차 관계자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러한 맥락 때문이겠다. 오프로드의 명가 쌍용차가 역사로 남게 될지, 아니면 친환경 시대에 발맞추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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