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은 춘추시대 고사로부터 유래된 한자성어로, “장작에 누워 쓰디쓴 쓸개를 맛보다”라는 뜻이다. 주로 특정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재의 고난을 참고 견딜 때 사용한다. 쌍용차가 현재 와신상담의 마음으로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보도가 지난 7일 전해졌다.
쌍용차가 현 위기를 타개할 발판을 삼고자 내릴 결정은 직원들의 임금 삭감이 유력하다. 게다가 임금 삭감이 기존에 비해 대폭 크게 이루어질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결단력을 인정하는 한편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한다. 과연 어느 정도이길래 이와 같은 반응들이 나타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글 김성수 인턴
10년 전 연봉 수준까지…
마음 단단히 먹은 쌍용차, 임금 대폭 삭감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앞서 제출할 회생 방안의 핵심 요소가 대규모 임금 삭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어느 정도의 임금 삭감은 불가피하고, 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그 삭감 폭이 상당히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자체 회생계획의 가장 중대한 핵심 계획으로 직원들의 임금을 20% 이상 대폭 삭감하는 방식이 유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삭감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쌍용차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0년 전 연봉 수준 이하로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사업보고서에서는 2020년 쌍용차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2019년의 평균 급여 8,600만 원에 비해 약 23%가 감소한 6,600만 원이라고 한다. 약 23% 삭감한 수치는 2019년 말 노조 측과 사 측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결정된 사안이다. 그렇지만 이어서 올해에도 20% 이상이 추가 삭감될 예정인 가운데 과연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따라서 이번 임금 20% 추가 삭감 사안은 그 수치 이상으로 직원들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해당 삭감이 적용되게 된다면 급여 수준은 과거 제 1차 쌍용차의 법정관리 졸업 시기인 2011년의 5,400만 원보다 더 낮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 내 대규모 구조조정은
현실적으로 실시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처럼 급격한 급여 삭감 방안이 떠오르게 된 데에는, 법원 측이 쌍용차가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됐을 시 조기졸업을 검토하겠다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조기졸업을 검토하겠다는 말은 곧 쌍용차가 법정관리 졸업을 준비하는데 통상보다 빠듯한 일정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자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는데 4개월, 회생절차 종결까지 1년 이상이 걸린다.
그렇기에 쌍용차에게 요구되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약 2개월 이내이다. 쌍용차 측에서는 2개월 내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그 부담 역시 적지 않을 것이기에 대규모 급여 삭감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노조 입장에서도 구조조정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방안일지도 모르겠다.
조기졸업 성사의 핵심은
새 투자자를 찾아내는 것
당장 직원들의 급여 삭감을 통해 자체적인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고 있긴 하지만, 쌍용차의 현 상황을 궁극적으로 타개할 만한 대책이 되진 않는다. 쌍용차의 법정관리 조기졸업의 핵심 조건은 바로 새 투자자를 찾아내는 것에 달려있다.
쌍용차가 자체적으로 아무리 탄탄하게 잘 짜인 강구책을 바탕으로 회생계획안을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당장의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없다면 회생절차는 기약 없이 장기화될 뿐이다. 그렇기에 쌍용차가 회생절차 돌입 직전까지 HAAH와의 인수합병 계약에 매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HAAH가 쌍용차에 가졌던 관심은 어느 정도 진심이었던 것 같다. HAAH는 쌍용차의 자동차가 북미 시장에서 10년 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긍정을 보인 바 있다. 그렇지만 결국 인수 계약의 발목을 잡은 것은 자금력이다.
HAAH의 매출은 기껏해야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쌍용차의 인수 계약에 관심을 갖던 사람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쌍용차를 인수하기에 자체적인 자금력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수 후보 에디슨모터스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는 새로운 투자자와 관련하여 “사모펀드나 대기업 등이 나서야 비로소 가능성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협상 결렬에 책임지며 사퇴하였다
같은 날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HAAH오토모티브와의 투자유치 계약 결렬에 책임을 지고서 공식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예 사장은 “그동안 경영을 책임졌던 대표이사로서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라며 “노와 사 그리고 전체 임직원들이 갈등과 반목보다는 지혜를 모아 이 상황을 헤쳐나가길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HAAH와의 협상 결렬과 관련해선, 쌍용차 측은 회생절차 돌입 직전까지 투자 계약서 혹은 투자 의향서조차 제출받지 못한 상태에서 아직까지 HAAH 측의 확답을 얻지 못했으며, “HAAH에 끌려다니기 전에 진작 회생절차 신청을 했더라면 손실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거라
보는 네티즌들은 많지 않았다
쌍용차가 20% 이상의 강수를 두며 현 상황 타개를 위한 모습을 보이곤 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이미 불신에 상당히 자리 잡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구조조정이 당장 실시되지 않는다면 10여 년 전의 사태가 다시금 일어날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노조가 있는 한 회생 불가능…”, “연봉 4천만 원에 직원 절반 줄여야 한다”, “인건비로 회사 자빠진 거네 차는 안 팔리는데”, ”평균 급여 8,600… 쎄긴 쎄다”, “접자 그만. 징하다”, “살려놓으면 바로 다음 해 총파업 안 봐도 비디오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노사 간 화합을 통해
같은 절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예병태 사장이 말했듯 지금이야말로 그 어떤 때보다도 “노와 사 그리고 전체 임직원이 지혜를 모아 현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할 때”인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새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 외에도 회생계획 상의 임금 대규모 삭감을 노조 측에서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 불안불안하다.
한 번 같은 문제로 큰 위기를 겪었던 쌍용이었던 만큼 지금 이 상황이야말로 기업에 있어 앞으로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순간인 것 같다. 과연 쌍용차 측의 대규모 임금 삭감이 자충수가 될지, 과거를 교훈 삼아 노사 간 화합을 보여주며 다시금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줄지가 기대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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