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 틀렸네” 정부가 현대차 위해서 보조금 따로 빼돌렸다는 논란에 환경부 직원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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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오닉 5 동호회)

우리 속담에는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속담이 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독자들 역시, 말하려고 했던 것과 전혀 다른 의도로 뜻이 전달되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으리라 사료된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환경부는 최근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해 몇 번의 입장문을 발표하며, 소비자의 우려를 잠식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이 입장문에 “아이오닉 등”, “아이오닉 5 출고 대수만큼”이라는 용어를 선택하며, 의도와 달리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일각에선 “현대차를 편애하는 것”이라며 비판했지만, 직접 통화를 통해 사실 확인을 해보니 말을 전달하는 데에 오해가 있었던 것이었다. 오늘 오토포스트는 환경부 입장문의 진실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사진=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아이오닉 5 출고 대수만큼
보조금을 준비할 것”?
며칠 전,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아이오닉 5 등 사전예약 물량에 지급될 보조금이 확보됐다”라는 식의 내용이 담겨 있었고, 이에 전기차 동호회에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아이오닉 등’이라는 표현이 문제였는데,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보조금이라는 것이 선착순으로 지급될 텐데, 그럼 아이오닉 5를 위한 보조금을 따로 확보하는 건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가장 최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관계자가 “아이오닉 5 출고가 늦어지는 가운데 다른 경쟁 차종의 보조금 신청이 급증했고, 이르면 이달에 서울시가 준비한 보조금이 바닥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국비로 지급하는 800만 원의 보조금은 올해 아이오닉 5 출고 대수만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고, 소비자 사이에선 “그렇다면 아이오닉 5에 대한 특별대우가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문이 가중됐다.

“현대차 편애하는 거냐”
“자국 우선일 수도 있지”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는데, 환경부가 현대차를 편애한다는 의미를 담은 “역시 현경부다”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더하여 “국가가 공정하지 못하다”, “아이오닉 5 팔아주려고 세금 쓰는 것 같다”라는 비판적인 의견도 존재했다.

한편 일부 소비자는 “해외에서도 자국을 위해 따로 정책을 펼치는데 우리나라라고 안될 이유가 있냐”라며 환경부와 현대차 측을 옹호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반응은 물론 소수였다. 그런데 최근 오토포스트 측에서 환경부에 직접 문의를 해보니 위와 같은 의견들이 모두 오해로 밝혀졌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아이오닉 5 특별대우 아냐?”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국비로 지급하는 800만 원 보조금을 올해 아이오닉 5 출고 대수만큼 준비한다”라는 문장에 “현대차를 편애하는 것이냐”라는 논란이 많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속 시원한 답변을 기다리는 독자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경부는 “아이오닉 차주들만 별도로 보조금 지원한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확히는, “아이오닉 5가 사전계약이 많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애초에 계획한 만큼 출시가 안 되다 보니 올해 출고될 전 물량에 대한 보조금은 문제가 없다”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환경부가 언급한 보조금은 아이오닉 5를 위해 별도로 편성된 보조금이 아닌 원래 확보되어 있던 보조금으로 볼 수 있다.

추경에 대한 이야기는
왜 나오는 것일까?
그렇다면, 추경에 대한 소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환경부는 “보조금은 국비만으로 마련되는 것이 아니라 국비와 지방비가 합쳐져야 보조금이 지급될 수 있다”라고 운을 뗐다. 더하여 “아직 지방비가 확보 안 된 지자체들이 있어 추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5~6월경에 지방비가 끝날 지자체들이 있고, 그래서 추경을 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올해 보조금은 이미 확보했지만, 지방비 같은 경우 ‘순차적’으로 확보된다. 따라서 5~6월 지자체 자체 추경을 통해 지방비를 확보하고 계속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이오닉 5 외의 다른 모델도
모두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이오닉 5 등”이라고 기술한 것에 대해 질문하자, 환경부는 EV6 그리고 테슬라 등의 다른 모델들도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사전계약이 이뤄진 모델들이 올해 당장 출고되는 것은 아니기에, 올해 출고될 물량까지는 충분히 망라할 수 있다”라는 것을 거듭 언급했다.

더하여 환경부는 “르노삼성, 쉐보레, 테슬라 모두 혜택을 받을 것이며, 아이오닉 5가 사전계약이 워낙 많다 보니 이에 맞춰서 입장을 낸 것이지, 아이오닉 5를 위한 별도의 지원금이 마련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해를 불식했다.

보조금 지급 순서?
테슬라로 몰릴 가능성 희박
보조금 지급 순서에 대해서도 질문하자, 환경부는 “출고순, 접수순, 추첨순도 있다. 물론 대부분 출고순이긴 하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일부 지방 지역의 경우에는 간혹 보조금 지급 순서를 정하기 위해 추첨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서울시 관계자가 언급한 대로 “테슬라로 보조금이 몰리면 어떡하나?”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라고 답했다. 환경부는 “만약 테슬라가 현대기아차를 앞설 정도의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극단적인 상황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는 본질적으로 전기차를 많이 보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테슬라도 물량이 갑작스럽게 몰리진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입장문을 낸 이유
“오해를 풀기 위해서였다”
입장문을 따로 냈던 이유 역시 언급했다. 환경부는 “많은 소비자가 사전계약을 했는데 “나는 늦게 살 것 같은데 보조금이 그때까지 안 남아있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한다”라며 입장문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운을 뗐다. 그리고 지금의 사정을 밝혀 소비자의 걱정을 덜기 위한 데에 입장문의 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의 주장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그들의 입장문은 소비자들의 오해를 덜고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데에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환경부의 의도와 달리 정확하지 못한 단어 선택으로 오히려 소비자 사이에서는 오해가 가중됐다. 이러한 오해가 가중되면서 더욱 큰 논란이 일었던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던 것이다.

오늘의 내용을 총정리하자면 이렇다. 첫째, 보조금 지급에 있어서 아이오닉 5에 대한 특별대우는 없다. 둘째, 출고 가능한 대수 자체가 적으니 원래 확보된 보조금으로도 올해 지급에는 문제없다. 셋째, 5~6월에 이뤄질 지자체 추경을 통해 지방비를 확보하고 계속 지원한다. 넷째, 환경부는 보조금을 못 받을까 봐 걱정하는 소비자를 위해 입장문을 냈다.

그런데 애써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논란만 가중됐으니, 환경부도 속앓이를 많이 했을 성싶다. 하지만, 논란의 책임은 환경부에게도 일정 부분 물을 수 있다. 본래의 목적인 “소비자의 우려를 덜기 위해서” 입장문을 발표했다면, 애초에 단어 선택을 좀 더 신중히 처리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환경부는 이미 전기차 보조금에 예민한 소비자에게, 그것도 한창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이오닉 5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런 상황에서만큼은 환경부가 기존의 문장 혹은 단어보다 좀 더 친절한, 예컨대 ‘올해 출고할 수 있는 물량에 대한 보조금 확보’, ‘아이오닉 5를 비롯한 각 제조사의 전기차’ 등의 명확한 단어 선택을 했다면 오해를 덜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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