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플러스 “어설프게 있는척 하더니” 택배차 못 들어오게 한 강동구 아파트 주민들이 맞이한 최후

“어설프게 있는척 하더니” 택배차 못 들어오게 한 강동구 아파트 주민들이 맞이한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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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요즘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들은 대부분 지상에 주차장이 없으며, 공원형으로 짓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원형 아파트 단지는 소방차와 이삿짐 차량 등 필수 차량을 제외한 모든 일반 차량을 지하주차장을 통해 출입하도록 한다.

그런데 아파트들에서 최근 택배 배송 관련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1톤 택배 트럭은 보통 지하주차장에 진입할 수 없는 높이이기 때문에 지상을 통해 배송을 하는데 이것이 아파트의 미관을 해치며, 입주민들에게 위험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지상 진입 금지를 선언한 아파트들이 생겨난 것이다. 일이 심화되자 결국 일부 택배 회사들은 “해당 아파트에 직접 배송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신도시 아파트에서 주로 벌어지는 택배 대란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사진=연합뉴스)

강동구 신축 아파트에서
벌어진 택배대란 사건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한 신축 아파트에서 난데없는 택배대란이 발생했다. 아파트 측은 지난 1일부터 단지 내 지상 도로 차량 통행을 금지하면서 모든 차량이 지하주차장을 통해 이동하도록 했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은 일반적인 택배 트럭이 진입할 수 없는 높이였다. 지하주차장 최대 진입 높이는 2.3m이지만, 택배 트럭들은 2.5m를 넘는 경우가 보통이다.

(사진=한국일보)

“저상 탑차 또는
손수레를 이용해서 배송하라”는
아파트 입주민 대표 회의 입장
결국 아파트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충족시키며 원활한 배송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택배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다.

높이가 낮은 저상 탑차를 이용하거나, 아파트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 택배기사가 직접 손수레를 이용해 단지별로 개별 배송을 다녀야 한다. 두 가지 모두 택배 기사에게 달가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아파트 입주민들의 공식 입장은 이런 사항들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상 탑차는 결국
택배 노동자의 부담만
가중시키게 된다
이런 택배 대란은 과거 다산신도시에서도 발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택배차 지상 진입을 불허하는 여러 이유들 들었지만 현실적으로 택배차가 지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라든지, 안전에 큰 위협을 준다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택배사에서 저상 탑차를 운행하는 방법이 있지만, 저상 탑차는 화물칸의 높이가 매우 낮아 택배기사가 허리를 굽히고 물건을 꺼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택배 기사들 좀 그만 괴롭혀라”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물건 알아서 찾아가세요”
결국 개별 배송을
중단한 택배 노조
결국 전국 택배 노동조합은 해당 아파트에 대한 개별 배송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지난 14일부터 실제로 배송을 중단했다. 택배 기사들은 이제 해당 아파트엔 물품을 아파트 입구까지만 전달한다. 주민들은 물품 수령을 위해 아파트 입구까지 직접 나가서 물건을 찾아와야 한다.

택배 노조는 당초 대화를 위해 공문을 입주자 대표회의에 발송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가 택배 트럭의 지상 진입을 막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택배 트럭이 아파트 안전사고와 시설물 훼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사진=KBS 뉴스)

“허구한 날 떼쓰는 노조 버릇 고쳐놔야”
“구축 살아서 상식이 없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입주민 대표 측
해당 사건이 터지자 아파트 후문 인근 경비실에 많은 택배 물품들이 쏠리면서 1,000개가량의 상자가 쌓이는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서로 자신의 물건을 찾기 위해 직접 현장에 나서야 했다. 문제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태도였다.

택배 노조와 협상을 거치는 과정에서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이 택배 기사들을 향한 조롱 섞인 발언을 내뱉은 것이었다. “택배가 집 앞까지 안 오는 곳에선 안 시킬 거다”, “쿠팡은 배송 오니 쿠팡으로 사면 된다”라는 말을 하는가 하면 “떼쓰면 다 들어주니 허구한 날 떼쓰는 노조의 행태를 이번에 고쳐야 한다”, “다 구축에 살아서 상식 없는 사람들이 많다”, “아파트가 5,000세대이니 최저 비용으로 뽕 뽑으려고 저러는 거 아니냐”, “재벌 택배사가 대단지 고객에게 최저 비용으로 최대 이익 내려는 생쇼 하는 언론 플레이다”라는 발언을 내뱉었다.

(사진=세계일보)

“일부 때문에 우린 무슨 피해냐”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지”
불만을 토로하는 입주자들도 다수 존재했다
물론, 모든 입주민들이 이와 같은 반응들을 보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강경한 입주민들을 비판하며 “일부 이기적인 입주민들 때문에 멀쩡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집 앞 배송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이게 갑질이 아니면 뭐냐”,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라는 반응을 보인 입주민도 존재했다.

일부는 “난 동의한 적 없는데 아파트 전체가 화제가 되어 부끄럽다”, “이 사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일이 벌어지니 민망하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파이낸셜뉴스)

“생수 직접 들고 가봐야 정신 차린다”
“정의 구현하자”
냉소적인 네티즌들 반응
해당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해당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멍청한 인간들이 사는 아파트 클래스다”, “보기 좋다”, “정의 구현하자”, “쌀이랑 생수 직접 들고 가봐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겠지”, “제발 택배 기사 좀 그만 괴롭히자”, “저러다 소나기라도 퍼부으면 누가 책임지냐”, “멀쩡한 다른 입주민들만 괜히 피해본다”, “택배차가 왔다 갔다 하는 게 싫으면 택배 안 시키면 되지”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일각에선 “저런 일들이 일어나는 게 보통 아파트 입주자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입주자 대표나 부녀회 같은 곳에 있는 이상한 사람 한두 명 때문에 발생한다”, “어느 아파트나 꼭 저런 사람 있는데 저런 사람 때문에 선량한 다수가 피해 입는다”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도 있어 주목받았다.

(사진=한겨레)

아파트의 일방적인 요구를
비판하는 택배 노조 측
당분간 정상적인 배송은 어려울 전망
택배 노조 측은 여전히 “아파트가 일방적으로 진행한 조치와 요구 사항인 손수레 배송과 저상 탑차 전환은 결과적으로 택배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는 갑질”이라며 “아파트의 조치를 강력 규탄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입주민들도 다수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아파트 입주자 대표 측은 협상의 여지를 전혀 남겨두지 않은 채 굳건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라, 당분간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불편하게 택배를 직접 수령해가야 할 전망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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