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려했던 일 터졌다” 5030 시행 일주일도 안 됐는데 벌어진 치명적인 문제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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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강하게 처벌하겠다는 법안을 반기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큰 문제 없이 잘 이행되고 있던 것을 어느 날 갑자기 바꾸어 “기존처럼 하면 과태료를 물리겠다”라고 선언하면 큰 반발이 일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지난 1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5030법에 대한 운전자들의 반응이 그렇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만든 것이라는 취지 자체는 매우 좋았다. 그러나 많은 운전자들은 “현실적인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조금 더 융통성을 발휘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강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선 “잡아야 할 중요한 건 그대로 내버려 두고 애꿎은 운전자들만 불편하게 만들었다”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5030법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사진=국민일보)

서울, 부산 시범 적용 후
전국 단위로 시행하는
안전속도 5030법
도심 속도를 전면 제한하는 ‘안전속도 5030’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지난 17일부터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이제 도시부 일반 도로는 50km/h로, 어린이보호구역과 주택가 이면 도로는 30km/h로 최고 속도가 제한된다.

이제 서울 시내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도로 최고 속도가 50km/h로 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한국에서 빠른 차 필요 없다”, “제로백은 무슨 제로 오십의 나라”, “고성능 차 고급차 다 필요 없다”, “모든 차 시속 50km까지만 달리게 판매해라 그냥”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동아일보)

시범 운행 결과 실제로
사고 비율이 줄어들어
전국 시행으로 확대된 것
이는 2017년 부산 영도와 2018년 서울 사대문 내에서 5030정책을 시범 운영해본 뒤 실제로 사고 비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전국으로 확대한 것이다.

부산에선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4.2% 줄어들었으며, 부상자 수는 37.5%나 줄어들었다. 서울시에선 교통사고 건수가 15.8%, 부상자 수는 22.7% 감소했다. 교통사고 비율이 줄어든 게 5030정책 때문이라고 섣불리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어쨌든 수치는 이랬다.

(사진=MBC)

3회 이상 제한속도 초과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이제부터 5030법에 위배되는 과속으로 적발될 시 속도에 따라 최소 4만 원부터 최대 13만 원에 이르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제한속도보다 100km/h를 초과할 시 벌점 100점과 벌금 100만 원이 부과된다. 만약 3회 이상 100km/h를 초과할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도심 내에서 과속을 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은 물론 형사처분까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예상보다 강한 처벌 수위에 국민들의 반발이 이어졌지만, 당분간 법이 개정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사진=MBC)

시행 첫날 5시간 동안
185대 단속
혼란스러운 운전자들
5030법 전국 시행 첫날인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내리막길 11차로 도로에서 과속 운전자 단속을 시작했다. 오전 9시부터 약 5시간 동안 진행한 과속 단속에 적발된 차는 모두 185대. 한 구간에서만 이 정도로 단속이 된 것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적발된 건수는 최소 1,000건 이상이 될 것이다.

시행 첫날 단속된 운전자들은 대부분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법이 시행되는 줄 전혀 몰랐다”부터 시작해서 “아니 뻥 뚫린 도심 도로를 50km/h로 달리라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냐”, “이건 솔직히 너무한 거 같다”라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사진=MBC)

“보행자 보호 취지는 좋지만…”
이어진 운전자들의 강한 불만
5030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한 운전자들의 답변도 비슷했다. 이들은 모두 보행자를 보호하자는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5030법에 대해선 상당히 부정적인 의견들을 표출했다.

“그냥 서민들 돈 뜯어내려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창조 세금 아니냐”, “멀쩡한 운전자들을 왜 못살게 구는가”, “이러면 출퇴근길 교통지옥이 더 심해지겠다”라는 반응들을 이어갔다. 일부 운전자들은 “대체 이런 법은 누가 만든 거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사진=뉴스1)

“전형적인 탁상행정”
“융통성 없는 보여주기식 법”
커뮤니티에서도 이어진 비판 여론
해당 소식은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도 연일 이슈가 됐고, 이를 두고 다양한 의견들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선진국들도 이미 시행 중이고 보행자를 보호하자는 건데 당연히 시행해야 한다”, “조금만 천천히 다니면 되는데 다들 성격이 너무 급한 거 같다”라며 법을 옹호하는 의견들도 존재했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끝판왕이다”, “도로 사정을 고려해서 융통성 있게 진행해야지 막무가내로 이러는 건 좀 아닌 거 같다”, “그냥 세금 걷으려는 거로 밖에 안 보인다”, “과속 잡는 건 환영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제한하는 건 더 아니지 않냐”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사진=전북도민일보)

국민의 공감대를 전혀
얻지 못한 채 시행된 법이기 때문
5030법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이렇게 좋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공감대를 전혀 얻지 못한 채 시행된 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교통사고 비율이 실제로 줄어들었다는 자료를 제시하고, 대중들이 우려하는 속도가 낮아짐으로써 교통 정체가 심해질 것이라는 점 역시 실제론 크게 영향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대중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표출하고 있다.

불만을 표시하는 네티즌들은 거의 모두 보행자를 보호하자는 입법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강한 불만이 이어지는 건 그만큼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법을 시행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

(사진=연합뉴스)

무분별한 속도 제한보단
음주, 무면허 운전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일부 네티즌들은 “도로 사망사고 중 과속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율은 상당히 낮으며, 이보다 졸음운전이나 다른 이유로 발생하는 것들이 더 많다”라며 “속도를 제한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개선해야 할 각종 불합리한 제도들부터 재정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들이 주장하는 개선해야 할 몇 가지 제도를 살펴보면 대표적으론 음주운전자와 무면허 운전자 처벌 법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대부분 음주운전자들이 반성을 하지 않는다는 점과 이로 인해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는 게 현실인 만큼 이들에게 더욱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언제까지 중범죄자들을 그대로 둔 채 문제 없이 운전하는 일반 운전자들만 규제할 샘인가.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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