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비사회에 살고 있다. 소비사회에선 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뒷전으로 미뤄둔다. 사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명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명품을 걸친다고, 그 안의 사람까지 명품으로 변할까? 그건 아닐 것이다.
최근 계속되는 민폐 주차 사건 고발로 각종 커뮤니티가 뜨겁다. 개중에는 고급 수입차가 즐비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차만 명품이면 뭐 하냐”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 살펴볼 벤틀리 민폐 주차 사건도 그중 하나다. 해당 차주는 자신의 행동에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여 뭇 소비자의 질타를 받고 있으며, 각종 언론에서도 이미 이를 보도하는 상황이다. 이에 동대표까지 나서 상황의 진척을 알려줬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벤틀리 민폐 주차 사건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정지현 에디터
“우리 아파트 주차장에도
이런 사람 있어요”
최근 “우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라는 식의 민폐 주차 고발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그중 한 사건이 벤츠 A클래스 사건이다. 벤츠 A클래스 차주는 두 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 가운데에 떡하니 자신의 차량을 주차해 놓는 만행을 저질렀다.
해당 차주는 그것도 모자라 “건드리면 죽을 줄 알라”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A클래스 사건 이후에도 전국 각지의 아파트에서 “우리 동네에도 이런 차가 있다”라는 폭로가 릴레이로 이어졌고, 그중에서도 일명 레전드로 꼽히는 주차 민폐 사건이 오늘 다룰 ‘벤틀리 주차 갑질’이다.
차 한 대에 모든 입주민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민폐 주차를 한 벤틀리 차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한 글쓴이는, 인천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다. 그는 최근 지하 주차장에 들어선 벤틀리 한 대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글의 서문을 열었다. 또한 자신뿐만이 아니라 많은 입주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폐 주차를 일삼은 벤틀리는 입주세대의 방문 차량으로 등록도 안 된 차량이다”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게다가 글쓴이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늦은 새벽에 주차 자리가 부족하다며 다른 차들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서 주차를 해놓는 등의 행위를 일삼았다.
경비원에 욕설과 반말
적반하장의 태도
참지 못한 경비원이 벤틀리에 주차 경고 스티커를 붙이자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벤틀리 차주는 욕설과 반말 섞어가며 고함을 질렀고 “책임자 나오라”라는 둥, “스티커를 왜 저기다 붙였냐”라는 등 소동을 피웠다.
이에 결국 연로한 경비원 두 명이 젊은 사람에게 욕설을 들으며 직접 스티커를 제거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벤틀리 차주는 “전용 자리를 만들어줄 것도 아니지 않냐” “주차할 데가 없어서 거기다 주차한 게 잘못이냐”라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이후에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었고, 따라서 지하 주차장 전쟁에는 별다른 차도가 없는 상태다.
벤틀리 차주의 정체?
예상도 못 했다
글쓴이는 해당 벤틀리 차주의 정체를 알 것 같다며 “이웃 주민들한테 들은 정보로는 30대 중고차 판매자인데, 근처에 중고 매매 단지가 있어서 공동주차장을 개인 주차장처럼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차만 명품을 타고 다닌다고 사람이 명품이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라며 참담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몰상식한 한 사람 때문에 고통받는 입주민과 경비원 그리고 정직하게 일하는 중고차 판매 딜러를 위해 통쾌한 해결과 조치가 시급하다”라며 글을 마쳤다.
언론매체의 주목
동대표까지 등장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온 이후 각종 언론매체에서도 해당 벤틀리에 대한 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이를 접한 몇몇 소비자는 “통쾌하다”, “이런 사건은 정말 공론화시켜야 한다”, “벤틀리 차주 적반하장이 기가 막힌다”라며 글쓴이와 함께 분노했다.
한편 사건이 점차 공론화되던 와중, 동대표까지 커뮤니티에 등장해 더욱 화제다. 해당 아파트의 동대표는 “불법주차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했었는데 공론화가 진행된 덕분인지 최근부터는 벤틀리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라며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그동안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이에 3진 아웃 제도를 발의
동대표는 “방문 차량을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라며 현실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어느 아파트나 주차 전쟁에 손쓸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기에 애꿎은 경비팀, 관리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법주차를 근절할 방법도 없다”라며 그간 불법주차로 난항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 동대표는 한 제도를 발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벤틀리 사건을 겪으며 동대표회의에서 3진 아웃 제도를 발의했다”라며 운을 뗐다. 더하여 “방문차, 입주민 차를 막론하고 주차 시비, 민원 등이 3회 이상 접수되면, 해당 차량을 2개월 동안 출입 금지하려 한다”라며 3진 아웃 제도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다만 주민 2/3 이상이 동의하여야 실현된다”라며 실행 제한 조건을 밝혔다.
“벤틀리도 이제 과학?”
“입주민도 아니라니”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일각에선 “어쩌다 벤틀리가 점점 과학이 되어가는 거지”, “벤틀리는 자기 무덤을 판 격이다”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하여 “경비원은 무슨 잘못이냐”라며 애꿎은 경비원이 당한 모욕에 분노했다.
더불어 몇몇 소비자는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지는 게 씁쓸하다”라며 민폐 주차 사건이 이어지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또한, “저 정도면 음주 주차 수준 아니냐”, “입주민도 아니라고?”라며 벤틀리 차주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네티즌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간은 혼자서는 인간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은 어떻게 해서든 타인과 관계를 맺게 되어있고, 이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나갈까 고민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혹여나 갈등이 생겼다면, 서로 간의 소통과 배려로, 무언가 잘못했다면 진심 어린 사과로 상대의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 살펴본 벤틀리 민폐 주차 사건의 해당 차주는 갈등의 과정에서도, 용서를 구해야만 하는 과정에서도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했다. 물론 해당 차량이 더 이상 글쓴이의 아파트에 출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된 일이지만, 똑같은 일이 다른 곳에서도 발생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해당 아파트가 내놓은 제도처럼 다양한 제도로 이를 예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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